신흥 격투 게임 컨트롤러, 프리미엄 게임 패드 & 레버리스 컨트롤러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과거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려면 레버가 있는 아케이드 스틱이 필수였다. 이는 대전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가 세상에 등장하기 전부터 아케이드(오락실)의 컨트롤러가 레버가 있는 아케이드 스틱이었기 때문이다.
아케이드 스틱은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지만, 조작에 최적화되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대전 격투 게임이 출시되었던 르네상스 시대인 90년대 중후반에는 아케이드 스틱으로 즐기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에 모든 대전 격투 게임의 조작법이 아케이드 스틱에 맞춰졌다.
아케이드 스틱에 맞춰진 만큼 대전 격투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아케이드 스틱이 필요했다. 문제는 게임 장르 중 고인물이라고 불리는 대전 격투 게임은 그 자체만으로도 게임이 어려운데 기본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게임 패드나 키보드, 마우스로는 조작이 불편해 더더욱 적응하기 어려웠고 그만큼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져만 갔다.
최근에는 대전 격투 게임 장르에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시스템이나 조작법을 간단하게 하고 게임 패드를 기반으로 개발해서 아케이드 스틱보다 더 편리한 조작이 가능하다. 이렇게 바뀌자, 최근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는 신규 유저나 10~20대 게이머도 상당히 늘어났다.
따라서 이제는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길 때 무조건 아케이드 스틱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대전 격투 게임에 새롭게 입문하고자 하는 게이머나 기존 아케이드 스틱을 사용 중인 게이머라면 신흥 격투 게임 컨트롤러인 프리미엄 게임 패드와 레버리스 컨트롤러에 주목하자.
PS5 기본 컨트롤러
듀얼센스
시중에 수많은 게임 패드가 있지만,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는 데 가장 적합한 게임 패드로는 ‘듀얼센스’가 꼽힌다. 듀얼센스를 대전 격투 게임 플레이 용도로 추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듀얼센스는 PS5의 기본 컨트롤러다. 대부분 대전 격투 게임은 콘솔 게임기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각종 대전 격투 게임 대회는 PS5로 진행된다. 듀얼센스가 PS5의 기본 컨트롤러이기 때문에 듀얼센스 조작에 익숙해진다면 어떠한 대전 격투 게임이든지 문제없이 즐길 수 있으며, 대회에 참가할 때도 별도로 컨트롤러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 듀얼센스는 게임 패드 중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아무리 듀얼센스가 PS5의 기본 컨트롤러라고 해도 자체적인 성능이 떨어진다면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듀얼센스는 게임 패드 중 최상위급 폴링레이트로 입력 속도가 빠릿빠릿하고 조작감도 뛰어나다. 다만, 듀얼센스의 십자 키인 D-Pad의 성능이 예전 ‘듀얼쇼크 4’보다 못하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여전히 듀얼쇼크 4를 선호하는 게이머도 있다.
프리미엄 게임 패드
SIE 듀얼센스 엣지
만약 듀얼센스를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기본 듀얼센스보다 뛰어난 성능을 지닌 ‘듀얼센스 엣지’를 추천한다. 듀얼센스 엣지는 듀얼센스의 프리미엄 버전으로 보다 다양한 기능을 지닌 듀얼센스다. 가격은 정가 기준으로 약 4배 정도 더 비싸지만, 다양한 기능을 갖춘 듀얼센스를 사용하고 싶다면 유일한 선택지다.
대전 격투 게임을 할 때 오리지널 듀얼센스와 듀얼센스 엣지의 차이점으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3가지다. 먼저 트리거 버튼 깊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6버튼 조작 체계인 대전 격투 게임에서는 오른쪽 범퍼 버튼과 트리거 버튼까지 사용하는데 트리거 버튼처럼 입력 길이가 긴 버튼은 재차 입력이 불편하다. 하지만 듀얼센스 엣지에서는 트리거 깊이를 얕게 설정하면 일반 버튼 감각으로 누를 수 있다.
두 번째는 백 버튼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드 파티 게임 패드에는 백 버튼이 거의 필수로 장착되어 있지만, 콘솔 게임기의 기본 게임 패드에는 백 버튼이 없다. 듀얼센스도 백 버튼이 없기 때문에 이를 개조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듀얼센스 엣지는 2개의 백 버튼이 있어서 게임 패드로는 조작하기 힘든 버튼 조합이나 L3, R3 버튼도 손쉽게 누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선 연결에 최적화되었다. 대전 격투 게임은 무선보다 유선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폴링레이트도 더 높을뿐더러 게임 중 배터리가 떨어져 조작되지 않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 격투 게임 전용으로 나오는 아케이드 스틱이나 게임 패드 모두 유선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듀얼센스 엣지에는 케이블을 고정해주는 전용 USB 브레이디드 모듈이 포함되어 케이블이 절대로 빠지지 않는 유선 게임 패드로 만들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입력 가능한
레버리스 컨트롤러
기존 아케이드 스틱의 가장 큰 특징은 레버다. 레버는 직관적인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높이가 높아 보관하거나 휴대하기가 불편하다. 또한, 레버 조작 시 움직임이 과격해지면 들썩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무게를 무겁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히 레버 조작 소리가 크며, 저소음 레버를 사용해도 게임 패드보다 소음이 크다.
아케이드 스틱에서 레버를 없애고 방향키까지 버튼으로 대체한 것이 레버리스 컨트롤러다. 레버리스 컨트롤러는 ‘히트박스(HitBox) 아케이드’라는 업체에서 ‘히트박스 컨트롤러’를 선보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키보드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아케이드 스틱과 비슷한 디자인에 조작 버튼이 크기 때문에 조작이 편리하다.
특히 히트박스 컨트롤러는 매우 빠르고 정확한 입력이 가능하고 아케이드 스틱으로는 불가능한 조작도 지원한다. 이러한 방식이 화제로 떠오르면서 우후죽순으로 다양한 레버리스 컨트롤러가 출시되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선보인 히트박스 컨트롤러의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군을 레버리스 컨트롤러가 아닌 ‘히트박스’라고도 부른다.
레버리스 컨트롤러는 아케이드 스틱의 레버보다 빠르고 정확한 입력이 가능한 컨트롤러다. 레버는 손목을 이용해 돌리면서 커맨드를 입력해야 하지만 레버리스 컨트롤러는 각 버튼에 손가락을 얹어놓고 빠르게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입력이 없으니 레버리스 컨트롤러가 더 빠르고 정확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입력과 뛰어난 휴대성
레이저 키츠네
‘레이저 키츠네(RAZER Kitsune)’는 프리미엄 게이밍 기어 제조사인 레이저에서 선보인 레버리스 컨트롤러다. 게이밍 기어 제조사에서 제대로 각 잡고 만든 만큼 뛰어난 성능에 누가 봐도 고급스럽게 보이는 프리미엄 디자인까지 갖췄다.
최초의 레버리스 컨트롤러인 히트박스 컨트롤러가 등장한 이후 다양한 아케이드 스틱 제조업체에서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출시했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은 아케이드 스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히트박스 컨트롤러는 레버가 없음에도 높이가 상당히 높은데 다른 아케이스 스틱 업체에서 선보인 레버리스 컨트롤러도 높이가 높았다.
하지만 레이저 키츠네는 다르다. 높이는 19.2mm로 2cm가 안 될 정도로 매우 얇아 일반적인 백팩이나 노트북 파우치에도 수납할 수 있다. 일반 아케이드 스틱은 조작할 때 흔들리지 않기 위해 2~3kg 이상 무게를 지니고 있지만, 레이저 키츠네는 조작 시 흔들릴 일이 없어 800g으로 매우 가볍게 디자인되었다. 전체 면적도 296x210mm로 A4 용지 정도 크기이기 때문에 휴대성이 매우 뛰어나다.
일반 아케이드 버튼을 사용하는 레버리스 컨트롤러와 달리 레이저는 레버리스 컨트롤러에 키보드에 사용되는 기계식 스위치를 적용했다. 몇몇 레버리스 컨트롤러에도 기계식 스위치가 탑재되기도 했지만, 해당 기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식 스위치는 아니다. 반면, 레이저 키츠네에는 오직 해당 제품만을 위한 리니어 로우 프로파일 옵티컬 스위치가 탑재되었다. 작동 높이가 짧아 반응성이 더 뛰어나 빠른 속도와 정확도를 제공한다.
대전 격투 게임 전용 컨트롤러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먼저 별도로 연결하는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도록 잠금장치가 있다. 게임 대회 중에 케이블이 분리되어 게임이 일시 정지되면 규칙에 따라 해당 라운드가 몰수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같은 의미로 메뉴/일시 정지 버튼 등이 작동하지 않게 하는 잠금장치도 있다. 똑같은 이유로 게임 대회 중 실수로 눌러지면 라운드가 몰수되기 때문에 실수로 눌리지 않도록 꼭 필요한 기능이다.
이와 함께 SOCD(반대 방향 동시 입력) 규정도 캡콤과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6’ 규칙을 따른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좌우 버튼이나 상하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아무것도 안 누른 것으로 처리하도록 했는데 레이저 키츠네는 이러한 조작 방식이다. 이를 활용한 다양한 테크닉도 있는데 이를 제대로 마스터해야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의미가 있다.
직접 플레이하기
그러면 게임 패드인 듀얼센스 엣지와 레버리스 컨트롤러인 레이저 키츠네로 다양한 대전 격투 게임을 플레이해 보자. 플레이 테스트를 한 게임으로는 ‘스트리트 파이터 6’, ‘철권 8’, ‘KOF 15’, ‘길티기어 스트라이브’, ‘DNF 듀얼’,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 등 6가지다. 대체로 최신 게임이거나 많이 즐기는 게임을 선정했다.
참고로 기자는 대전 격투 게임 장르를 30년 이상 즐긴 고인물이며, 2D 방식 대전 격투 게임을 주로 즐겼다. 또한,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면서 사용한 컨트롤러로는 아케이드 스틱 플레이 경력 35년, 키보드 플레이 경력 25년, 게임 패드 플레이 경력 15년 정도다. 최근 10년 사이에는 게임 패드 위주로 즐기고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6
스트리트 파이터 6는 그야말로 레버리스 컨트롤러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패드로 플레이해도 할만하기 때문에 가장 익숙한 컨트롤러로 즐겨도 무방한 수준이다. 만약 어떤 컨트롤러로 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레버리스 컨트롤러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레버리스 컨트롤러로 다양한 테크닉을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이 스트리트 파이터 6이기 때문이다. 아케이드 스틱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게이머라면 게임 패드로 시작해도 괜찮다.
철권 8
2024년 1월 26일에 출시된 ‘철권 8’을 위해 어떤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인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철권 시리즈는 대대로 아케이드 스틱이 강세였던 게임이다.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게이머도 종종 보이고 있지만, 대회 상위권을 휩쓰는 게이머 대부분이 아케이드 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철권 8’에서는 간단한 조작 방법인 스폐셜 조작이 추가된 만큼 레버리스 컨트롤러나 게임 패드로 즐겨도 괜찮을 것이다.
KOF 15
‘KOF’ 시리즈도 대대로 아케이드 스틱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 게임이다. 대다수 게이머가 아케이드 스틱을 사용하고 있으며, 게임 패드나 레버리스 컨트롤러보다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는 ‘KOF’ 시리즈가 다른 대전 격투 게임보다 점프를 뛸 일이 많고 점프 종류도 4가지나 있는 등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작법이 익숙해진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케이드 스틱 이외에는 플레이하기가 버겁다.
길티기어 스트라이브
‘길티기어’ 시리즈 최신작인 ‘길티기어 스트라이브’는 기존 작품보다 단순한 조작을 지향하고 있다. 상당히 조작 체계가 단순화되었으며, 대시도 버튼 한 개로 지정할 수 있어 게임 패드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레버리스 컨트롤러로도 매우 빠르고 정확한 조작이 가능해 아케이드 스틱보다 장점이 더 많았다. ‘길티기어 스트라이브’에 처음 입문한다면 레버리스 컨트롤러로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DNF 듀얼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해 만든 대전 격투 게임이다. 출시 후 사후 지원이 전혀 되지 않아 잊힌 대전 격투 게임이었으나 2023년 7월부터 새롭게 시즌 패스를 출시하고 현재까지 새로운 캐릭터 3명이 추가되는 등 다시 즐길만한 게임이 되는 중이다. 더구나 2023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에픽게임즈에서 무료로 배포해 이 기회로 입문한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레버리스 컨트롤러와 잘 맞는 느낌이기 때문에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추천한다.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 라이징
2023년 12월에 출시된대전 격투 게임이다. 매우 간단한 조작을 표방하는 게임인데 방향키와 버튼 하나만으로 필살기가 나가고 버튼을 동시에 눌러 초필살기가 나가는 식이다. 물론, 직접 커맨드를 입력해도 되지만, 방향키와 버튼 조합으로 기술이 나가는 건 상당히 편리하다. 조작이 간단한 만큼 심오한 심리전이 묘미인 게임이다. 게임 패드로도 문제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컨트롤러보다 게임 패드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