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독자적인 디자인 철학 보여준 마이크로닉스 2024 신제품 발표회

2024-03-25     이백현
[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본격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 PC 업계 또한 대외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를 맞아 마이크로닉스 또한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했다.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마이크로닉스 2024 신제품 발표회는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끌 야심찬 제품들을 발표하는 자리인 만큼 상당히 힘을 준 모양새였다. 널찍한 공간을 빌려 치러진 발표회는 PC 전시회에 온 듯한 인상을 줬으며, 행사장은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제품 사진을 촬영하느라 담느라 본 기자를 포함한 많은 매체의 인원이 돌아다녔고, 여타 PC 컴포넌트 제조사, 유통사 등 업계 관계자들이 마이크로닉스 신제품을 뜯어보며 저마다의 평가를 내리기 바빴다. 전시회장의 주인공은 역시 마이크로닉스의 주력 사업인 파워와 케이스였다. 특히 마이크로닉스는 자체 디자인‧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이고 강조하는 만큼 케이스의 디자인이 돋보였다.
30분 정도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나면 본 발표가 시작되었다. 발표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각각 디자인 부서와 개발 부서에서 1부와 2부를 맡아 발표를 진행했다. 디자인 부서의 발표를 먼저 배치한 만큼 마이크로닉스의 디자인에 힘을 단단히 싵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포스트 몬드리안’과 ‘리메이크’
디자인 철학 드러낸 마이크로닉스

디자인 팀에서 발표의 주제로 내세운 건 ‘포스트 몬드리안’, 그리고 ‘리메이크’였다. 여기서 몬드리안이란 마이크로닉스가 야심차게 내놓은 디자인 케이스 ‘EH-1 몬드리안’을 의미하는데, 이는 네덜란드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케이스다. 세 가지 다른 비율과 색상의 사각형을 배치한 이 케이스는 ‘게이밍’ 그리고 ‘사무용’으로 양분된 케이스 시장에서 이색적인 느낌을 주며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켰었다.
이에 마이크로닉스는 ‘포스트 몬드리안 케이스’로서 EH-1 몬드리안의 디자인을 계승한 3가지 메시 케이스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강조한 케이스는 넓은 크기를 가진 ‘ML-360 와이드’로, 몬드리안의 디자인을 일부 계승하면서도 H빔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요소를 더해 차별점을 뒀다.
한편 ‘ML-360 미니’와 ‘ML-360 미들’은 몬드리안의 형태를 거의 온전히 가져왔으나, 패널 전체를 메시로 구성하고, 블랙&화이트로 색상을 적용해 보다 정갈해졌다. 특히 발표자인 손정우 디자인 연구실장은 “책상 밑에 숨겨놓고 싶은 투박한 케이스에서 벗어난 제품”이라며, ‘포스트 몬드리안’ 케이스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디자인 부서 발표의 또 하나의 주제인 ‘리메이크’에서는 기존 스테디셀러 케이스에 한옥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적용한 마스터 M60 문(MASTER M60 MOON), 그리고 스피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케이스 EM-1 우퍼의 새로운 색상 모델이 발표되었다. ‘마스터 M60 문’은 기존 마이크로닉스의 스테디셀러 케이스 ‘마스터 M60’에 한국 전통 문양을 형상화한 케이스 ‘GM-3 문’의 전면 디자인을 적용한 케이스다. 기존 GM-3 문은 전통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우든 색상의 전면 디자인을 사용했는데, 마스터 M60 문은 기존 GM-3의 디자인을 블랙으로 재해석해 보다 절제된 느낌을 줘서 흥미를 끌었다.
 

파워서플라이 부문, 
ATX 3.1 전 라인업 적용하고 하이커런트 AC 인렛 도입

디자인 부서가 마이크로닉스만의 제품 감각을 선보였다면, 기술 부서는 마이크로닉스의 전통적인 역량인 파워서플라이 제품군의 새로운 변신을 소개했다. 우선 가장 눈에 띈 부분은 1년만에 새로워진 ATX 3.1 규격을 전 제품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하이엔드 제품에만 적용되었던 ATX 3.0 규격이 ATX3.1로 업그레이드되며, 보급형 제품에 모두 적용되었다. ATX 3.0부터 도입되었던 12VHPWR 케이블은 하나의 케이블로 최대 600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등 편의성이 증대되었으나, 케이블 과열 이슈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ATX 3.1에서는 12VHPWR 케이블과 외형은 같지만 신뢰성을 강화한 12V-2x6의 규격이 새롭게 도입되었다.
또 마이크로닉스는 일정 전력 이상의 제품들에 하이커런트 AC 인렛(High Current AC Inlet)을 도입했는데, 이는 콘센트에서 이어지는 파워 케이블 규격으로 굵은 전선과 사각형 커넥터가 특징이다. 하이커런트 AC 인렛은 보다 안정성 높은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새롭게 소개된 파워서플라이 신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WIZMAX 플래티넘 ATX 3.1 2000W와 ASTRO II GOLD ATX 3.1 2050W 제품이었다. 두 제품은 모두 앞서 소개한 하이커런트 AC 인렛, 내구성이 강화된 케이블은 물론 PCIe 5.1 케이블(12V-2x6)을 무려 2개까지 지원하며, 2세대 애프터 쿨링, 2세대 GPU-VR 등 마이크로닉스의 기술력이 십분 발휘됐다. WIZMAX 시리즈는 마이크로닉스의 해외 진출을 상징하는 라인업으로 프리볼트 설계가 특징인 한편, ASTRO II 시리즈는 마이크로닉스의 플래그십 제품으로 가장 많은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닉스는 일부 기능을 빼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CASLON 시리즈, 마이크로닉스 베스트셀러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CLASSIC II 시리즈, 보급형 라인업인 COOLMAX 시리즈까지 모든 제품에 ATX 3.1을 적용했다. 특히 가장 보급형 제품인 ‘CASLON M 스탠다드’까지 ATX 3.1을 지원하며 차세대 규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마이크로닉스는 쿨링 시장에서는 새로운 브랜드, ICEROCK의 출범을 알렸다. 이미 출시된 ICEROCK MLD-420에 더해 더 커진 디스플레이와 FDB 팬이 적용된 MLD-360 FDB, MLD-420 FDB를 발표했으며, 더블타워 공랭 쿨러인 ICEROCK MA-600T와 aRGB 버전인 ICEROCK MA-600T aRGB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치며

이번 신제품 발표회는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모인 가운데 마이크로닉스의 역량을 뽐내는 자리였다. 특히 기술 면에서는 ATX 3.1 규격을 발빠르게 적용하며 미래 PC 환경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디자인 면에선 마이크로닉스만의 디자인 철학을 적용한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신제품 발표회의 의의가 깊어 보였다.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마이크로닉스의 변신이 기대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