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3명이 직접 사봤다! 알리익스프레스 해외 직구로 IT 제품 구매해도 괜찮을까?

2025-03-29     smartPC사랑
[smartPC사랑 편집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해외 직구를 통한 IT 제품들이 떠오르고 있다. 잘 선택하면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중간 판매자를 거치지 않아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중국 해외 직구의 특성 상 가품 문제나 A/S, 배송 기간 등에서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에 대한 이슈가 과거부터 많았기에 가품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현재도 가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태다. smartPC사랑 기자 3명이 알리익스프레스 해외 직구로 IT 제품을 구매해봤다.  

샤오미 브랜드를 무단 도용하고 JBL을 카피한 무선 이어폰?
남지율 기자

기사용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알리익스프레스를 검색하던 도중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이 있었다. 기자는 과거 ‘JBL TOUR PRO 2’를 리뷰한 적이 있다. 해당 이어폰은 이어폰 충전 케이스에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것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JBL TOUR PRO 2는 JBL의 프리미엄 무선 이어폰으로 249,000원에 판매 중에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JBL TOUR PRO 2와 닮았고 심지어 터치스크린까지 장착된 무선 이어폰을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31,4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제품명은 ‘샤오미 투어 프로 2’이며, 상세페이지에도 샤오미의 로고가 들어갔다. 판매자의 이름은 ‘미지아 디지털 스토어’다. 샤오미 로고가 당당하게 쓰였고 샤오미의 미지아 브랜드까지 판매자명에 적혀 있기에 샤오미 정품으로 생각하기 쉽다. 과거 샤오미가 타사 제품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인 적도 있었던 만큼 샤오미 제품일 것이라 생각하고 제품을 구매했다. 3월 4일에 구매한 제품은 약 1주일 만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한 제품은 패키지부터가 매우 당황스러웠다. 샤오미 특유의 패키지와 달리 벌크 제품 같은 패키지에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어폰 충전 케이스를 살펴보니 JBL TOUR PRO 2와 매우 흡사했다. 이어버드 역시 JBL 로고가 빠진 것을 제외하면 상당히 유사하다.
매뉴얼을 보고 나니 샤오미 투어 프로 2가 JBL 제품을 모방한 가품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매뉴얼 자체의 인쇄 품질이 매우 떨어졌고 JBL 매뉴얼을 참고한 것 같은 이미지들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제품의 샤오미 로고, 제품명, 그리고 스토어명까지 샤오미를 무단으로 도용한 JBL 가품이 뻔뻔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매뉴얼을
기자가 받은 제품에도 터치스크린이 탑재됐고 작동 역시 가능하다. 그런데 디스플레이 내부에는 불량화소가 있었다. 최근 1년간 리뷰를 진행하면서 디스플레이에 불량화소가 있는 경우를 보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웠다.
JBL TOUR PRO 2와 달리 중국어로 설정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어폰
이어폰 케이스에서 타이머를 실행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화면을 터치하자 타이머 기능이 작동했다. 다만,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타이머가 먹통이 되기 때문에 반쪽짜리 기능이다.
‘샤오미
음질은 어떨까? 스마트폰과 연결해보니 ‘V8’이라는 정체 불명의 제품명으로 페어링됐다. 음질은 3만원이 아까울 정도로 심각했다.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보다 크게 떨어지며,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고 디테일이 부족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점을 감안해도 결코 추천할 수 없는 음질이다. 착용 감지 센서도 빠졌다. 따라서 이어버드를 귀에서 빼도 재생 중인 음악이 자동 정지되지 않는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켜자 과도하게 큰 효과음이 재생됐으며, 소음 감소 효과가 그리 크지 못했다.
미지아 디지털 스토어를 더욱 둘러보니 샤오미 로고를 도용한 가품 제품을 다수 판매 중에 있었다. ‘샤오미 레드미 버즈 4 프로’의 경우 정품에는 ‘Mi’ 로고가 없지만 미지아 디지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가품에는 로고가 있다.
에어팟 프로를 카피한 제품도 판매 중이고 여기에도 샤오미의 Mi 로고가 더해졌다. 다른 기업의 브랜드까지 도용한 가품을 알리익스프레스가 근절시키지 못한다면, 여러 IT 제품 브랜드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책임감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의외로 제품이 훌륭했던, 18000원 트랙볼 마우스
이백현 기자

기자는 알리 익스프레스의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알리에서 제품을 구매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과거의 알리 익스프레스에 대한 괴담을 여러 번 풍문으로 들은 바 있어 실제 구매가 다소 꺼려졌기 때문이었다. 이미 돈을 버리기로 한 이상, 가품이 오더라도 조금은 쓸만한 제품이 갖고 싶었다. 그래서 기자가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던 제품은 트랙볼 마우스였다. 최근 인체공학 제품군 특집으로 다룬 바도 있어 트랙볼 마우스에 대한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다.
기자가 구매한 선택한 마우스는 가격 18,009원의 트랙볼 마우스였다. ProtoArc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었고, 여타 제품도 검색되는 것으로 보아 브랜드 자체가 가품을 생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검지와 중지 부근으로 트랙볼을 움직이는 방식이었고, 트랙볼 부근에 LED가 적용되었으며, 자석으로 수납되는 2.4GHz 무선 연결 동글을 제공했다. 블루투스는 최대 2기기까지 멀티포인트 연결을 제공했다. DPI는 200~1600까지 최대 5단계 설정이 가능했다. 알리 제품임을 감안하면 아주 싼 제품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의 스펙이라면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었다.
주문하기 전에 리뷰도 살펴봤다. 약 180건의 리뷰가 있었고, 평점은 4.7점에 사진도 제대로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일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구매버튼을 누른 것은 3월 4일이었다. 해외 배송인 만큼 일찍 도착할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제품은 생각 이상으로 빨리 도착했다. 3월 9일 토요일에 사무실로 도착했다는 인터넷 페이지를 확인했고, 3월 11일 월요일에는 사무실에서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박스는 구석에 찌그러진 흔적이 있었지만 내용물은 멀쩡했다.
실제 제품을 살펴보니 제품박스, 설명서는 다소 조악했지만, 제품 모양 자체는 훌륭한 편이었다. 무선 동글과 블루투스 기능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트랙볼을 움직일 때에도 포인터가 튄다던지 하는 이상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단 사진보다 트랙볼에 적용된 LED는 다소 촌스러웠다. 또 트랙볼을 사용하기 위해 손목을 각도가 상당히 높아 손목 통증이 생겼는데, 이는 해당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검지-중지를 사용하는 트랙볼 마우스에 보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라 제품 자체의 문제라고는 하기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18,000원 가량을 투자한 것 치고는 나름 성공한 구매 경험이었다. 물론 지나치게 비현실적이지 않은 제품 가격, 해당 브랜드에 대한 검색, 리뷰 확인 등 가품에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잘 살핀 영향도 있었겠지만, 본인이 충분히 자신 있다면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경험한 꽝의 추억, 가품 990 PRO SSD
임병선 기자

알리 익스프레스를 통해 PC 부품이나 키보드, 마우스 등을 구매하는 사람도 꽤 많아졌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솔깃하지만, 성능이 멀쩡한지는 별개의 이야기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가장 대놓고 보이는 가품은 SSD가 아닐까 싶다. 정품 SSD의 이름을 교묘하게 바꿔놓고 마치 정품 SSD와 똑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평소 가품 SSD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속는 셈 치고 한번 구매해봤다.   기자가 SSD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처음 사본 것은 아니다. 약 1년 전, 중국제 SSD를 매우 싸게 판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구매했었다. 2.5인치 SATA3 SSD였는데 1TB 용량이 무려 10,000원 정도였다. 그것도 배송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USB 메모리보다 저렴하니 무조건 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당시 커뮤니티에서도 ‘알리 SSD 대란’이라는 식으로 유명했던 사건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구매했고 재생 낸드에 TLC 방식인지 QLC 방식인지도 복불복이었다. 주문했던 SSD는 무사히 도착했고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를 통해 확인하니 이미 60만 시간을 넘게 사용했다. 아쉽게도 QLC 방식이었지만, 용량 자체는 1TB로 정상 인식했다. 하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SSD이기 때문에 스팀 라이브러리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죽지 않고 잘 사용 중이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가품 SSD도 별생각 없이 구매했던 것 같다. 자주 보이는 가품 SSD는 삼성전자와 WD인데, 삼성전자의 가품은 삼성 로고를 없애고 제품명인 990 PRO만 적어두는 방식이고 WD의 가품은 WO라고 적어두는 방식이다. 과연 이 가품 990 PRO는 제대로 된 성능을 낼 수 있을까?
제품을
제품을
기자가 가품 990 PRO를 주문한 것은 3월 4일이다. 좀 늦게 주문한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대부분 알리에서 구매한 제품이 대강 1주일 정도면 도착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도 ‘상품 준비 중’에서 바뀌질 않았다. 취소하고 다른 제품을 구매하려고 스토어를 클릭하자 없는 스토어라고 나온다. 당황해서 제품 페이지를 눌렀더니 이것도 없다고 나온다. 제품을 주문하면서 이렇게 황당했던 건 처음이다.
어느
증발해서 없어질 줄 알았던 가품 990 PRO는 일주일이 지난 3월 20일 갑자기 도착했다. 주문 후 약 2주 만에 받은 셈이다.
하지만 손에 쥐어진 가품 990 PRO는 조악하기에 그지없었다. 아무런 디자인도 없는 박스에 설명서조차 없이 덜렁 제품만 들어 있었다.
amsung이
기본적인 설명도 없이 박스 뒤쪽에는 12개 언어로 ‘제품 및 품질 보증 내용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www.amsung.com/ssd를 방문하십시오’라고 적혀 있다. 참고로 오타가 아니라 정말 amsung 이라고 적혀 있다. 당연히 없는 사이트 주소이며, 도대체 뭘 믿고 5년 제한 보증을 써놨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제품
  그래도 이왕 구매한 거 연결해서 성능은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스티커를
PC에 연결하려고 보니 이거 NVMe M.2 SSD가 아니다. 양쪽 모두 뚫려 있는 SATA M.2 SSD인 것이다. SATA M.2 SSD를 정말 오랜만에 봤지만 이걸 꽂아서 확인할 기기가 없었다.
도무지 사용할 방법을 찾지 못한 기자는 조용히 환불 버튼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