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배열과 스플릿 구조 키보드는 왜 인체공학적일까?

MISTEL MD600 ALPHA BT를 통해 알아보는 인체공학 키보드

2025-05-31     이백현
[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매일 하루에 8시간씩, 그것도 수년 간 키보드를 사용해야 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빠르든 늦든 손목, 어깨 통증과 마주하게 되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키보드를 치기 위해서는 어깨와 팔을 안쪽으로 모으고, 손목은 또 바깥쪽으로 꺾은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이런 자세가 신체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앨런 헤지 교수 연구팀이 개설한 코넬대학교 인체공학 웹에서는 이런 자세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손목을 항상 중립(Neutral) 자세로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즉 가급적 손목을 꺾지 말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유지하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기존의 키보드는 일직선 배열으로 인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손목을 꺾지 않는 자세를 취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인체공학 키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바로 키보드를 V자 형태로 배열한 앨리스 배열 키보드나, 스플릿 키보드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앨리스 배열, 또는 스플릿 디자인이 어떻게 신체에 도움이 되는 걸까? 앨리스 배열 스플릿 키보드, MISTEL MD600 ALPHA를 통해 살펴보자.  
 

인체공학 키보드는 왜 편안한가

인체공학 키보드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모든 인체공학 키보드의 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손목의 중립 자세다. 앞서 언급한 코넬대학교 인체공학 웹(Cornell University Eronomics Web)은 뉴욕 코넬대학교 인체공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가이드 형식으로 공유하는 웹사이트인데, 이곳에서도 특히 손목의 중립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모든 인체공학 키보드의 디자인이 이 ‘손목의 중립 자세’를 위해 설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를 V자 형태를 이루게 배열한 ‘앨리스 배열’ 키보드도, 키보드 좌우를 분리할 수 있는 스플릿 키보드도 바로 손목의 중립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디자인인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책상 앞에 똑바로 앉은 뒤, 손을 자연스럽고 편한 자세로 내려놓아 보자. 대부분 손날을 50~60도 정도 세운 상태에서, 손목을 꺾임 없이 1자로 늘어뜨린 자세(사진 참조)가 될 것이다. 바로 이게 인체에 가장 편안한 ‘손목 중립’ 자세다. (버티컬 마우스의 경우에도 이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체공학 키보드들은 어떻게 손목을 편안한 자세로 유지해줄까?    

인체공학 디자인은 어떻게 손목을 중립 상태로 만들어줄까

인체공학 키보드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소개할 제품은 MISTEL MD600 ALPHA BT이다. 일반적인 기성품 인체공학 키보드가 앨리스 배열, 또는 스플릿 디자인 둘 중 하나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이 제품은 두 가지 모두를 채택하고 있는 드문 경우다. 우선 앨리스 배열의 이점을 살펴보자. MISTEL MD600 ALPHA의 좌우를 합치면 바로 일반적인 앨리스 배열 키보드와 동일한 디자인인데, 키 배열이 1자가 아닌 V자를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인체는 손끝을 자연스럽게 책상 위에 내려놓으면 V자, 혹은 Y자(엄지 포함)를 형성하게 된다, 이 때문에 팔을 몸 안쪽으로 모으고, 손목은 바깥쪽으로 꺾어 줘야 이 V자를 1자 형태로 바꾸어 일반적인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엘리스 배열 키보드는 이미 V자를 형성하고 있으므로 손목을 좌우로 꺾을 필요성이 줄어든다. 바로 이 점이 앨리스 배열 키보드의 장점인 것이다.  


한편 앨리스 배열에는 단점도 있는데, 키 위치가 다소 적응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B(ㅠ)키가 왼손에 위치해서 모음을 오른손으로 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인에게 특히 불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MISTEL MD600 ALPHA처럼 B키를 양쪽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스플릿 키보드의 경우에도 손목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은 앨리스 배열 키보드와 동일하다. 앨리스 배열이 인체에 자연스러운 V자 형태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면, 스플릿 키보드는 좌우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원하는 각도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앨리스 배열 키보드와 스플릿 키보드의 ‘인체공학 점수’를 비교해본다면, 스플릿 키보드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또 좌우가 분리된 것으로 한가지 효과가 더 생기는데, 팔 간격을 적절하게 벌릴 수 있게 함으로써 어깨를 펼 수 있게 된다. 하이엔드 인체공학 제품군이 스플릿 형태를 취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스플릿 키보드의 단점은 좌우가 각각 기능해야 하므로 제품 가격이 비싸며, 대부분 좌우 키보드 간 연결 케이블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앨리스 배열과 마찬가지로 B키를 왼쪽에만 배치한 경우 동일한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앨리스 배열과 스플릿 디자인을 동시에 적용한다고 좋을까?

이쯤되면 한 가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앨리스 배열은 기본적으로 팔을 모았을 때를 상정한 디자인이므로, 굳이 스플릿 키보드에 적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단적으로 기자의 소감을 이야기하자면, 앨리스 배열 스플릿 키보드는 1자형 스플릿 키보드보다 오히려 불편했다. 하지만 거기엔 단서조항이 있는데, ‘키보드의 높이를 조절하지 않았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기사 초반 ‘인체에서 가장 편한 자세’를 언급할 때 적절한 손날의 기울기를 언급하면서, 버티컬 마우스가 이런 손날의 각도를 고려해 설계되었다고 언급한 바 있을 것이다. 또 인체공학 키보드로 가장 널리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어고노믹 키보드를 살펴보면 한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바로 손날의 기울기를 확보하기 위해 키보드 가운데가 솟아오른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즉 인체에 가장 편안한 자세는 손목이 중립임과 더불어, 적절한 손날의 기울기를 확보한 자세다. 이 때문에 MISTEL MD600 ALPHA는 자석으로 부착되는 높이조절 받침대를 통해 키보드 뒤쪽 뿐만 아니라 키보드 중앙 부분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키보드를 수평으로 놓았을 때보다 손날의 기울기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보다 ‘인체공학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MISTEL MD600 ALPHA에 적용된 앨리스 디자인은 이 때문에 의미를 지닌다. 키보드 중앙을 높인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키보드 중앙 쪽의 키가 손으로부터 멀어진다는 의미다. 이때 앨리스 배열은 V자 디자인을 통해 키보드의 중앙 부분을 당겨 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1자 배열보다 자연스럽게 손을 배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앨리스 배열과 스플릿 디자인이 왜 인체공학적인지 알아보았다. 손목의 중립 상태와 손날의 기울기 등, 인체공학 제품의 원리를 이해하면 보다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