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평판 TV 시장 출혈경쟁 지속된다'
2008-03-05 PC사랑
LG경제연구원, '평판 TV 시장 출혈경쟁 지속된다' |
|
세계 평판 TV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연간 40% 이상의 가격 하락을 경험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급격한 가격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구조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향후 시장의 다이낙믹스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살펴본다. 작년 11월 21일은 평판 TV 업계에선 잊지 못할 하루였다. 이날 마쯔시타(파나소닉)는 북미시장에서‘수량 한정, 정오까지 스페셜 가격’이란 명목 하에 42인치HD급 PDP TV를 999불에 내 놓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비해서 본격적인 할인 경쟁에 접어드는 시점인 이날의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이벤트는 모든 가전메이커들을 떨게 하는 사건이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가격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갖가지 억측이 난무했었다. 물론 이후 가격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블랙 프라이데이의 여진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고 대화면 평판 TV 가격의 대폭락으로 이어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가격하락세 작년 한 해 동안 세계 평판 TV 시장은 급속한 가격 하락세를 겪었다. 판매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급 우위 현상이 지속되면서 제품가격은 급격히 추락 했다. 특히 대형 메이커들의 주력기종인 40인치 초반 대 TV 제품들의 경우 년 초 대비 거의 50% 수준까지 폭락했었고 올해 역시 업계에선 전체적으로 30~40% 정도의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40인치 LCD의 경우 소매가격이 1,400불 전후로 팔리고 있는데 이런 가격에선 어떤 TV 메이커도 이익을 낼 수없는 수준이란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원가 이하로 판매가격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발생하면서 가격 하락세에 대한 공포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이 같은 현상은 마진 축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PDP 및 LCD TV 제조업체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을 늘려 왔었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의 과잉 공급이 주원인 작년까지 평판 TV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던 30인치급 시장은 선진국 중산층의 Primary TV로 정착되기에는 다소 작은 크기로서 2nd TV 성격이 컸고 TV 성능이나 메이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따라서 이 시장은 신흥 브랜드들의 성장이 용이했고 이들이 공급물량을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40인치 이상 급 TV는 사정이 다르다. 아직은 40인치 이상급 TV 시장은 소수의 메이저 TV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데 문제는 메이저 TV 브랜드가 판매할 수 있는 규모 이상으로 패널이 공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치산업은 가동률이 곧 원가와 직결된다. 40 인치급 평판 TV 시장이 보급 초기에 있어 가격이 하락하는 만큼 시장이 늘어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패널 업체는 밀어내기를 해서라도 가동률을 높이려고 하고 이로 인해 TV 패널 가격이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평판TV 전쟁의 향배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열쇠는 PDP와 LCD에 사용되는 유리기판인 패널(Panel)을 누가 안정적인 가격에 대량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평판TV 메이커는 패널부터 자체 생산하는 수직통합모델을 모색하거나 외부 패널 공급기업으로부터 패널을 공급받든지 해서 TV를 생산해야 한다. 수직통합모델을 취할 경우 부품부터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 생산시스템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반면 매출이 부진할 경우엔 그만큼 부담이 많다. 외부 공급선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을 경우엔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수직통합모델에 비해 부담이 경감될 수 있으나 부품 가격이 높아질 경우 이를 고스란히 완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는 취약하다. 수직통합형 기업들에 의한 전면적인 소모전 현재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평판TV 메이커는 대부분 수직통합모델을 취하고 있다. PDP TV의 세계 1,2위인 일본의 마쓰시타와 한국의 LG전자, LCD TV를 대표하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일본의 샤프 등은 모두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수직통합모델을 갖고 있다. 이러한 수직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업체들이 투자한 자금은 약 30조원이 넘는다. 이 엄청난 투자를 실시한 거대 메이커들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최대한 풀 가동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동시 폭발하는 수요를 공급이 추월해 버리고 만 것이다. 판매 물량을 확보해서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업체들이 상호 밀어내기식 가격 인하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 게임의 양상은 신규 경쟁자의 시장 진입에 따른 가격 파괴도 아니며 디지털화에 의한 가격 하락도 아니다. 수직 통합형 기업들에 의한 전면적인 소모전이다. 브라운관에서 평판 TV로 교체가 진행됨과 동시에 TV 비즈니스가 장치산업으로 일변했다. 거기에 모든 문제의 시작이 있다. 40인치 생산설비 투자에서 LCD와 PDP의 중복 40인치를 경계로 역할을 분담했던 LCD, PDP가 같은 인치 대에서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과잉 공급 상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40인치 시장 성장을 감안하고 PDP 업체가 만들어놓은 생산설비 위에 40인치급 LCD 생산시설이 얹어진 상황이다. 특히 LCD 업계의 7세대 Fab 물량은 삼성이 대략 월 20만장, LG가 월 11만장 규모로7세대Fab이 모두 40인치급 TV만을 생산한다고 가정한다면 연간 2,500만대 규모이다. 디스플레이서치가 예측한 2007년 40인치 시장 수요 규모가 2천만대 내외 수준임을 고려할 때 엄청난 과잉 공급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LCD vs. PDP 경쟁은 50인치 급으로 확대 메이저 기업들이 50인치 이상 대화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장치산업의 게임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샤프는 삼성 대비 1년 앞서 LCD 8세대를 가동했으며, 삼성 역시 8G가 동시기를 당초 올 해 10월에서 8월로 앞당겼다. 이에 대응해 세계 PDP TV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마쓰시타는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일본 서부에 세계 최대 PDP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작년 말 발표했다. 대만 LCD 업계의 시장 진입 초읽기 대만 LCD업계의 투자 순연 발표로 올해 40인치 급 LCD 패널 시장의 물량 경쟁은 한시적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AUO, CMO의 7세대 장비 반입이 완료되었고, 시장 상황에 따라 단번에 가동(Ramp-up)을 개시할 가능성이 높다. 저렴한 패널을 찾는 중국과 미국계 TV 업체의 패널 니즈가 있고, 삼성, 소니 등이 일부 대만 패널을 구입할 의사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만 7세대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이는 상황이다. CRT 교체 수준까지 가격 하락 지속될 것 현재의 공급 물량 수준은 선진 시장만의 판매로는 충족시키기 불가능하다. 1억 7천만에 달하는 신흥 시장의 TV 수요가 지원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평판TV가 CRT 교체 수준의 가격에 도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수요의 변곡점은 인치당 1~1.5불 대에서 형성될 것이며 이 점을 기점으로 급속한 보급기에서 완만한 성장기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CRT와 리어프로젝션(Rear Projection) TV 등이 대부분 이 가격대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변곡점을 지날 시 평판 TV로의 대체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30~40인치 평판 TV는 인치당 2~2.5불 수준이며 현재의 가격하락세를 감안하면 2010년이면 인치당 1~1.5불 수준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에 미국 시장에서 Syntax 30인치 LCD가 한시적이나마 450불에 팔렸다. 비록 이 모델은 저가형이긴 하지만 30인치 급 CRT TV의 평균 판매가격이 350불 수준임을 고려할 때 CRT 교체권의 가격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수준의 가격 인하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고 가정할 때 2010년 30인치급 평판 TV 가격은 소매가격 기준으로 400~500불, 40 인치급 TV 가격은 800~900불 수준으로 변곡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출혈 이어져도 버티면 승자 대형 투자에 의한 양산 효과로 원가를 낮추려는 장치 산업은 그 특성상 양산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치명타를 맞게 되므로 생산시설을 풀 가동하는 시기엔 비합리적인 수준까지 가격을 인하할 개연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선 수직통합의 정도가 강한 기업일수록 자사의 TV수요가 패널 공급을 견인해 주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겠지만, 만약 자사 TV의 브랜드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결국엔 마찬가지의 상황이 될 것이다. 자체 소화가 아니라 패널을 외부에 판매해야 하는 기업들은 더욱 큰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패널을 아웃소싱하는 신흥플레이어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2년 후에 대비해서 원가를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재료나 공법 등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여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 수준의 원가하락 압력을 견딜 수 없는 한계 플레이어들은LCD, PDP를막론하고 사업 통합이나 철수 등 재편 등을 통해 도태될 수밖에 없을것이다. PDP는 구조조정 될까? 평판TV 시장은 2~3년 전만 해도‘대화면은 PDP, 중소형은 LCD’이라는 경쟁구도가 존재했다. 40인치 이상급은 PDP TV, 이하급은 LCD TV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었다. 그런데 최근 LCD업계의 기술발전과 공격적인 투자로 이러한 경쟁구도가 깨지고 있다. 즉 그간 PDP와 LCD의 경계선을 이루던 40인치 이상급에 대해서도 LCD기업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PDP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특히 40인치대 시장에서는 작년 LCD 7세대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시장 기반을 LCD가 장악하게 되었고 새로이 PDP진영에서는 50인치 이상의 대화면 시장에서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LCD 8세대가 가동되면 PDP는 또다시 60인치대로 도망가야 하는가 하는 우려들이 퍼져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논란들에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과연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중요하다. 작년 포레스트 리서치(Forrester Research)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체적인 디바이스 종류별 구매의사를 밝힌 고객들 중 절반 정도가 PDP냐 LCD냐는 상관치 않는다고 대답했으며, 나머지 세부 선호도를 표현한 고객들의 경우에도 LCD와 PDP 선호도는 2:3 정도로 그 차이가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천불 이상을 TV 구매에 지출할 용의가 있는 고객들의 경우에도 선호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평판 TV 자체이지 그 내면에 들어 있는 기술의 유형에는 아직은 구체적인 관심사가 없다는 얘기이다. 아울러 동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TV를 구매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가 화질과 가격이며 결국 이 부분에 대해 PDP와 LCD 진영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양 진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솔루션 간 경쟁은 지금부터 그렇다면 화질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어떤 솔루션이 좀 더 유리한 것일까? 기본적으로 PDP와 LCD TV는 전력소모량, 시야각, 해상도 등에서 각각 고유의 장단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두 기술이 빛을 구현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데, 우선 LCD는 백라이트(BLU)에서 나온 가시광이 컬러 필터(Color Filter)를 통과하면서 영상을 재현하는 타발광 방식으로 근본적인 색재현력, 동영상 재현시 잔상 등이 남는 문제들을 피할 수 없는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LED를 채용한 백라이트를 적용할 경우 발광방식에 근거한 문제를 본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단, 아직은 가격문제 때문에 상용화되기는 어려우나 현재의 혁신속도가 지속될 경우 2010년경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PDP는 전압을 통해 가스층(Plasma)을 발광시켜 색상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발광효율이 떨어져 LCD 대비 명실에서의 밝기가 떨어지고 전력소비도 많다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마쯔시타는 이 문제에 대해 현재 발광효율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제품 가격을 2010년까지 1/5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고 발표했고, LG전자나 삼성전자도 획기적인 발광효율 향상을 통해 LCD 동등 또는 그 이상의 밝기 및 명실 명암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효율이 달성되면 성능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범용 부품으로 전환이 가능함에 따라 획기적으로 PDP의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아직 어느 쪽으로도 판세가 기울었다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태이다. LCD와PDP 모두 서로의 장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 중이며 이들 기술들이 성공적으로 제품에 적용된다면 장기적으로는LCD와PDP의 화질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이 두 혁신 카드에 대해 향후 양 진영의 혁신 속도가 어떠할 것이냐 이며 단계별로 어떤 진전을 일구어 내는지 확인해 나가는 것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