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간식, 학원 시간도 척척… 아파트도 'AI홈' 시대
올 CES서 '스마트홈' 기술 시선 사로잡아
국내 리딩기술에 포스코 에이큐텍 등 주목
2025-08-08 김호정
[smartPC사랑=김호정 기자]
#4학년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맞벌이 박모씨 부부는 스마트홈 기능으로 돌봄 공백을 채운다. 아이가 3시에 하교하면 '스마트 도어락 시스템'을 통해 아이가 집에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집에 돌아온 아이 모습을 홈캠으로 확인하고 AI 스피커로 "냉장고에 넣어둔 간식을 꺼내 먹어라", "태권도 학원 갈 시간이다" 등 지시를 내린다. 요즘 같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학원을 마친 아이와 박씨 부부가 귀가할 때쯤이면 이미 에어컨과 조명이 가동된다. 스마트홈 기능이 가족들의 생활 패턴을 학습한 결과다.
스마트홈 기능을 활용한 안전하고 쉽고 편리한 생활은 편의성을 넘어 삶의 질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잡는 추세다. 최근 건설 중인 아파트들은 입주민들의 편의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스마트 아파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초 열린 CES에서도 건설업계가 주목할 기술 10대 트렌드에 '스마트홈' 이 이름을 올리며 관심이 집중됐다. 스마트홈 기술은 기존 제조사들이 각자의 플랫폼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해 활용성이 떨어졌지만, 세계적인 스마트홈 표준인 매터(Matter),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를 채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플, 구글,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제조 기업들은 매터 표준을 선택했다. 매터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이 참여한 커넥티비티 스탠더즈 얼라이언스(CSA)에서 제정한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이다.
삼정KPMG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홈 산업 규모는 올해 기준 1544억 달러(207조원)에서 2028년 2316억 달러(31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21년 22조3000억원에서 2027년 27조 6000억원까지 고성장이 기대된다.
국내 건설사 대표 스마트홈 기술
포스코이앤씨 '아이큐텍' 주목
우리나라 건설사의 대표적인 스마트홈 기술로는 포스코이앤씨의 '아이큐텍(AiQ TECH)', 현대건설의 ‘하이오티(Hi-oT)’, 삼성물산 '홈닉' 등이 있다.
포스코이엔씨의 아이큐텍은 아이큐 클라우드를 통해 국내 최다 스마트홈 연동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oT 가전 뿐 아니라 카카오,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계, 음성 인식으로 조명, 냉난방, 환기 시스템을 총괄 제어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더샵 지키미' 서비스로 아파트 출입구부터 세대 현관까지 보안 영역을 3단계 나눠 관리하도록 하고, 공용부인 승강기 내부의 진동, 비명 등 소음을 감지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차단했다. 스마트홈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정보 보호에 무게를 실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업무협약을 맺고 KISA 보안 인증을 획득한 제품(월패드와 스마트 도어락, 아이큐 앱) 만 공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현대건설은 카투홈(car-to-home)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고, 삼성물산은 가전과 IoT 기기를 브랜드와 상관 없이 제어하는 홈닉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홈 기술은 향후 아파트 사업의 주거 품질을 가르는 주요 경쟁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에따르면 그동안 IT·전자·통신 기업들이 주도권 싸움을 하는 스마트홈 서비스 시장은 건설사의 가세로 각 건설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이 어느 IT·전자·통신 기업과 콜라보레이션 하느냐가 또 하나의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기능은 이제 기본적인 옵션이 됐다"며 "AI가 발전하면서 앞으로 누가 더 빨리 AI를 이용한 스마트하고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일지가 관건이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