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라이젠 9는 제 힘을 발휘해줄까?...AMD '라이젠 9900X 프로세서'
새로운 공정으로 선보인 ‘젠 5(Zen 5)’ 주목 IPC 두자릿 수 증가?... 멀티코어 성능은 제자리걸음
[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AMD의 라이젠(Ryzen) 9000 시리즈(코드명: 그라나이트 릿지)는 새로운 아키텍처 ‘젠 5(Zen 5)’가 적용된 CPU로 많은 사용자의 주목을 받았다. AMD에서 ‘IPC 16% 향상’, ‘전성비 22% 향상’을 주장한 만큼 지난 세대 성능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처럼 AMD는 큰 폭으로 성능이 향상되었다는 자료를 배포하면서도 출시 가격을 낮춰 사용자들을 갸웃하게 했다. AMD의 발표대로라면 성능은 높이면서 가격은 낮춘 ‘착한 CPU’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떨까?
AMD가 지난 주 출시한 라이젠 7 9700X, 라이젠 5 9600X에 이어 이번에는 Zen5가 적용된 라이젠 9 프로세서를 선보인다. 라이젠 9000 시리즈에서 고성능을 갖춘 라이젠 9 9900X의 성능은 어떤지 알아보자.
새로운 공정으로 선보인 ‘Zen 5’
라이젠 9000 시리즈는 Zen 5 아키텍처와 TSMC 4나노미터 공정을 채택했다. Zen 4 데스크톱 프로세서들이 TSMC 5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공정 상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Zen 5에서 돋보이는 것은 AVX-512 연산 능력인데, Zen 4에서는 AVX-512 명령어를 2사이클(256-bit, 2클럭)로 나누어 처리했지만, Zen 5에서는 단일 사이클 처리를 지원해 특정 소프트웨어에서 Zen 4 데스크톱 프로세서에 비해 확실한 성능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
IPC 두자릿 수 증가?
멀티코어 성능은 제자리걸음
AMD는 라이젠 9000 시리즈는 데스크톱 시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13개의 워크로드에서 평균 16%의 IPC(Instructions Per Clock) 향상을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이전 세대인 Zen 2와 Zen 3에 이어 세 번째로 두 자릿수 IPC 증가를 달성한 아키텍처이다.
이는 지난 주 출시된 라이젠 7 9700X의 TDP가 지난 세대에 비해 감소(105W->65W)했음에도 싱글코어 성능이 증가한 것에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비전력 감소의 영향인지 국내외 다수의 벤치마크 결과에서 성능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라이젠 9 9900X에서는 라이젠 9 7900X 대비 50W 감소한 120W의 TDP로 멀티코어 성능을 얼마나 더 끌어낼 수 있는지가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하겠다.
쉬워진 메모리 오버클러킹
한편 메모리 오버클럭킹은 확실히 Zen5의 이점으로 자리잡았다. 라이젠 9000 시리즈는 최대 메모리 속도 8000MHz를 지원하며, ‘순정’ 메모리 속도(JEDEC) 또한 Zen4의 5200MHz에서 5600MHz로 상향 지원한다. 한편 DDR5-6000은 AMD가 제시하는 최적의 성능 지점(스윗 스팟)으로, 메모리와 메모리 컨트롤러를 1:1 비율로 설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더욱 세밀하게 조정 가능해진 CPU 오버클러킹
라이젠 9000 시리즈는 Precision Boost Overdrive (PBO)를 통해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다. PBO 어드밴스드, PBO 스칼라, CPU 부스트 클럭 오버라이드, 커브 옵티마이저 및 커브 셰이퍼 기능을 통해 세밀한 성능 조정이 가능하다.
특히 새로 추가된 커브 셰이퍼(Cerve Shaper)는 기존 커브 옵티마이저(Curve Optimizer)에서 코어별 전압 증감 옵션을 제공하던 것에 더해, 개별 코어의 동작 클럭 및 온도에 따라서도 전압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PBO를 통한 오버클럭을 즐기는 매니아 층에게는 유효한 옵션이다.
AMD 라이젠 9000 시리즈의 성능, 9900X 알아보자
이제 AMD 라이젠 9000 시리즈의 퍼포먼스를 직접 확인해보자. 이번에 테스트할 CPU는 AMD 라이젠 9 9900X 프로세서로, 12코어 24스레드 구성에 베이스 클럭은 4.4GHz, 부스트 클럭은 5.6GHz, TDP는 120W이다.
이번 테스트 시스템 사양은 ASRock X670E Taichi 메인보드, AMD 라데온 RX 7800 XT 그래픽카드, 게일 DDR5-6000 CL38 폴라리스 RGB 화이트 16GB x2 메모리, 키오시아 EXCERIA PRO M.2 NVMe 1TB SSD, 커세어 HYDRO SERIES H115i CPU쿨러, 마이크로닉스 ASTRO II PT 850W 80PLUS PLATINUM 풀모듈러 파워로 구성했다.
ASRock X670E Taichi는?
Taichi는 ASRock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에 붙는 명칭이다. 따라서 ASRock X670E Taichi도 하이엔드 메인보드에 걸맞는 디자인과 성능으로 설계됐다. I/O 단자부와 연결된 전원부 방열판에는 Taichi가 새겨져 있고, X670E 칩셋 방열판에는 제품 이름처럼 태극(Taichi)을 상징하는 로고와 톱니바퀴를 확인할 수 있다.
엔트리 라인업의 저렴함과 가성비로 정평이 나 있는 ASRock이지만 Taichi에 와서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X670E Taichi의 24+2+1 페이즈로 구성된 전원부는 하이엔드 메인보드의 모습을 잘 드러내며, 전원부 및 칩셋의 히트싱크는 하나의 히트파이프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전원부 히트싱크 안에는 쿨링팬이 내장되어 있다.
E-ATX의 거대한 칩셋과 PCIe x16 슬롯을 2개를 제공하며, 모두 PCIe 5.0을 지원한다. M.2 슬롯은 4개로 CPU 바로 아래에 있는 M.2 슬롯은 PCIe 5.0(CPU 직결)으로 동작한다.
PC 케이스와 연결되는 USB 헤더는 USB 3.2 Gen2x2 Type-C 헤더 1개를 비롯해 USB 3.0 헤더 2개, USB 2.0 헤더 2개(헤더 당 단자 2개 지원)를 지원해 폭 넓은 연결성을 제공한다.
I/O 단자로는 HDMI, USB Type-A 단자 8개는 물론 썬더볼트 4 단자 2개를 제공한다. 썬더볼트 4는 USB 3.2 Gen2x2의 하위 호환을 지원하므로 2,000MB/s 속도의 외장 SSD의 대역폭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CPU-Z 벤치마크
Cinebench R23
Blender 벤치마크
7-ZIP
3DMark
마치며
새로운 아키텍처와 4nm 공정을 사용한 라이젠 9000 시리즈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싱글 코어 성능을 크게 개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멀티코어 성능에서 극적인 향상은 없었으나, 과도한 전압 다이어트를 진행했던 라이젠 7 9700X의 경우와 달리 정직한 멀티코어 성능 향상을 보였다.
또 사용자에게 평가가 높았던 오버클럭 기능(커브 옵티마이저 등)을 더욱 발전시켰고, 저전력 모드인 ‘AMD 에코’를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비록 획기적인 성능 향상은 없었지만, 의미있는 성능 향상은 이뤘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