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동남아 공략 '속도'... 印尼 KB뱅크 "1년내 흑자전환"

KB해외법인, 올 상반기 손실 875억원 '부담' 인도네시아 KB뱅크 적자폭 줄여... "내년부터 이익" KB금융, 해외법인 주력 지원 "정상화 수순"

2024-08-27     김호정
사진=KB금융그룹
[smartPC사랑=김호정 기자] KB금융그룹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배상 문제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진출 법인들이 실적부진으로 체면을 구겼다.   사정이 이렇지만, KB금융그룹이 동남아 시장 공략 의지가 강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가 순이익을 일정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현지 자금 지원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KB뱅크는 내년부터 흑자전환을 목표에 집중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현지 불안정성 극복 역시 관건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024년 상반기 해외법인 5곳에서 총 875억26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한은행은 해외법인에서 2962억 4400만원을 기록하며 4대 은행 가운데 상반기 가장 많은 순익을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 701억원, 우리은행 944억원 등 나머지 은행도 손실 대신 순익을 신고했다. KB금융의 해외 법인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글로벌 경쟁에선 신한금융에 리딩 뱅크 자리를 내놨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캄보디아 프라삭은행과 중국법인, KB뱅크 미얀마 등이 소폭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인도네시아 KB뱅크가 대규모 순손실을 내며 전체 해외법인 실적을 끌어내렸다. 앞서 인도네시아 KB뱅크는 2020년 434억200만원, 2021년 2725억2600만원, 2022년 8021억8400만원, 2023년 2613억6300만원의 대규모 손실을 누적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해외사업 실적 개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주요 경영 과제로 꼽아온 만큼 인도네시아 KB뱅크의 적자는 뼈아픈 부분이다. 이에따라 KB금융은 인도네시아 KB뱅크의 흑자 전환을 위해 KB금융 지주 재무총괄책임자(CFO)인 서영호 부사장을 지주 해외사업 총괄로 발탁하며 수년째 이어지는 인도네시아 해외 법인 부실 털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 KB뱅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KB국민은행은 1164억원을 들여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했으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2020년에는 각각 439억원과 2527억원을의 2번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2021년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3935억원을 투자한 바 있으며 올해 5월에는 3자 배정 유상증자로 7091억원을 투자했다. KB금융은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KB뱅크를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차세대은행시스템(NGBS, New Generation Banking System) 도입하는 한편, 사명 변경 등 구조적 쇄신에도 힘을 들이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와 다른 현지의 대출 개념과 부실 채권 관리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실제 연체울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용에 대한 개념이 국내와 다른 데다 담보권 실행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부실 채권 회수까지 시일이 걸리는 문제 등이다. 인도네시아 KB뱅크도 대출채권 회수 과정에서 현지 업체와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KB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KB뱅크의 손실은 부실화한 현지 은행을 인수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코핀 은행을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수년째 매달, 매년 부실 자산을 매각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며 "부실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감가 상각, 매각 등이 비용 처리되다 보니 손실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부분이 재정 건전성 관리 부분일텐데 재정 건전성 부분도 많이 올라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현지 소송과 관련한 사항은 개별 사건이 있을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 KB뱅크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강남채 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도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인도네시아 KB뱅크의 부실자산을 상당부분 많이 털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행장은 "2022년 기준으로 기존에 갖고 있던 부실자산이 35조 IDR(루피아, 약 3조원)이었는데 이번 상반기 11조 IDR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연체율 부분들도 현지 기준에서 5% 이하로 안정되게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