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이재근 3연임 가나... 긍정기류 속 'ELS 손실·KBI 적자' 걸림돌

KB금융지주 이사회, 27일 이재근 행장 거취 결정 홍콩 H지수 ELS 손실로 은행권 3위로 하락 1조5천억 적자, 인니 KB뱅크(부코핀) 묵은 과제 취임 2년차 맞는 양종희號, 인사 기조에 촉각

2025-11-25     김호정 기자
이재근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시중은행 수장들의 거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3연임 고지를 눈앞에 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운명도 이르면 이번 주 결정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27일 회의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 절차에 들어간다. 대추위는 지난 9월 27일 첫 회의를 개최한 이후 이 행장과 내외부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2022년 첫 임기를 시작한 이재근 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을 연임하며 올해로 3년 차 임기를 지냈다. 대추위가 이 행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 3연임(2+1+1)에 성공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 첫해인 2022년 전년보다 15.6% 늘어난 2조 99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엔 3조 2615억원이란 역대 최고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문제가 터지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ELS 배상에 따른 여파로 1분기 순이익이 줄었지만 2분기 순이익으로 1조 1164억원을 거두며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홍콩 H지수 ELS 손실이 발생하기 전 국민은행은 손실충당금 1조 6081억원을 적립해, 이 행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홍콩 H지수 ELS 손실의 그림자가 이 행장을 발목을 붙잡았다.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에 2조 5385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2조 8058억원에 비해 9.5% 줄어든 수치였다. 리딩뱅크 타이틀을 신한은행(3분기 누적 3조1028억원)에 내준 데 이어 하나은행(3분기 누적 2조7808억원)에 밀리며 3위까지 하락했다. 홍콩 H지수 ELS 손실과 관련한 대규모 충당 부채 전입을 반영한 영향이다.   
2018년부터 이어진 KBI 적자 걸림돌
임기 내내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인도네시아 KB뱅크(舊 부코핀 은행)의 부실 문제는 이 행장의 재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B뱅크는 2786억 5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기록한 손실액 957억원보다 65%(1829억원) 늘어난 수치다. 2018년 인수 이래 이어진 KB뱅크의 적자 행진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받을 만큰 큰 이슈였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자기자본 8%에 맞먹는 3조1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는데도 올해 6월까지 1조5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대규모 국부 유출에 우려를 표명했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KB뱅크의 적자액은 ▲2020년 434억원 ▲2021년 2725억원 ▲2022년 8020억원 ▲2023년 2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3분기에는 KB뱅크외에도 미얀마 해외법인인 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가 작년 3분기 4억 3000만원에서 올해 20억 1000만원 적자로 돌아섰고, 국민은행 중국법인은 순익이 작년250억 9000만원에서 32.7% 줄어든 168억 9500만원으로 하락해 해외법인의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는 전년 대비 이자이익이 약297억원(59.5%) 늘었고, 부실채권 매각 이익을 제외한 비이자이익은 약 167억원 증가했다"며 "지속적인 건전성 개선 노력으로 정상 여신 비율은 전분기 대비 18.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이익이 높았던 건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향후 미중 갈등을 비롯한 중국 경제 상황을 고려한 건전성 관리 및 안정적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자기 색깔 낼까?... 양종희 KB금융 회장 인사 기조 변수
이 행장의 재연임이 취임 2년 차를 맞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기조와 맞물려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양 회장이 취임 후 1년을 조직의 안정적 운영에 공을 들였다면 2년 차를 맞는 내년부턴 뚜렷한 자기 색깔을 내기 위해 세대교체 등 변화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 회장과 이 행장은 주택은행 출신으로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호흡을 맞추며 신뢰를 보여주고 있으나, 이 행장은 전임인 윤종규 전 회장 시절 대표에 오른 만큼 이번 인사가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KB금융은 주요 계열사 인사에 앞서 11월 이 행장의 연임 인사를 먼저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