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충실한 기계식 키보드, CHERRY G80-3000 피씨디렉트
부가 기능 없이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 기계식 키보드
체리 MX 스위치 적용, 무보강 구조여서 소음·진동 적음
타이핑 시 오타 줄일 수 있도록 일부 키캡 디자인 변경
2025-12-03 방수호 기자
[디지털포스트(PC사랑)=방수호 기자] 어느 분야에서든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 오랫동안 인기를 끌기 마련이다. 농심 신라면, 코카콜라, 동아제약 박카스, BMW M3 등 긴 세월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제품들은 어느 정도 변화는 있더라도 언제나 기본이 탄탄해서 수많은 이들이 신뢰하고 꾸준히 구매한다.
기계식 키보드 분야에서는 ‘체리(CHERRY)’의 기계식 스위치와 기계식 키보드가 그런 지위에 있다. 워낙 유명해서 체리 기계식 스위치 적용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키보드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정도다.
이번 기사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기계식 키보드인 ‘CHERRY G80-3000 피씨디렉트(이하 G80-3000)’의 특징을 살펴본다.
제원
제품명: CHERRY G80-3000
키 스위치: 체리 MX 스위치
키 수명: 최대 5천만 회
키 개수: 총 104키
키캡: 블랙 모델 POM 재질, 화이트 모델 PBT 재질, 레이저 각인
인터페이스: USB(케이블 길이 175cm)
크기·무게 : 465x190x35mm, 960g
키보드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 디자인
G80-3000은 체리의 오리지널 클래식 키보드 제품군에 속한다. 클래식이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최신 키보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RGB LED 조명과 응용 프로그램 단축키, 미디어 콘텐츠 재생 관련 기능도 일체 적용되지 않았다. 순수하게 키보드 기본 기능을 활용하도록 설계되었으므로 복잡한 것이나 반짝거리는 조명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어울린다.
키 개수는 총 104개이며 오른쪽 ALT 키로 한영 전환을 한다. 제품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이며, 키캡은 블랙 모델이 POM(폴리옥시메틸렌) 재질이고 화이트 모델은 PBT(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재질이다. POM은 마찰이 적어서 표면이 매끄럽고, PBT는 표면이 부드럽고 광택이 있다.
체리 MX 스위치 적용
체리가 만든 기계식 키보드답게 G80-3000에는 체리 MX 스위치가 적용된다. MX BLUE(청축, 클릭), MX RED(적축, 리니어), MX BROWN(갈축, 넌클릭), MX BLACK(흑축, 리니어) 등 종류가 다양하고 각각 특성이 다르다.
MX BLUE는 소음은 크지만 키를 누를 때 반발력이 강해서 각각의 키를 누를 때 촉감이 강하게 전달되며, MX RED는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키를 누를 수 있어서 가볍게 타이핑할 수 있다. MX BROWN은 MX BLUE와 비슷하지만 반발력과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고, MX BLACK은 MX RED와 비슷하지만 키를 누를 때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 든다.
한편 기계식 키보드는 대개 내부에 금속판이 있어서 키를 누를 때마다 약간씩 충격이 생기는데, 그로 인해 장시간 타이핑하면 사용자를 피곤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소음도 만들어낸다.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G80-3000은 내부에 금속판을 넣지 않은 무보강 구조로 설계되었다. 체리가 오리지널 클래식 키보드용으로 제작한 금형이 적용되었고 나사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를 생각한 디자인
G80-3000은 클래식 키보드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닥다리 제품인 것은 아니다. 우선 Caps Lock키는 여느 키보드와 달리 키캡 한쪽 높이가 낮게 설계되었다. A키를 누를 때 Caps Lock키를 잘못 누르는 일이 종종 생기는데, 이 제품은 그런 실수를 확실하게 방지한다.
그리고 타이핑 기본 자세에서 왼손 검지를 올려두는 F키와 오른손 검지를 올려두는 J키는 다른 키들보다 키캡이 오목하게 만들어졌다. PC 사용 시 화면에 몰두하다 보면 가끔씩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 위치가 어긋나 전혀 다른 키를 누를 때가 생기는데, G80-3000은 손가락 촉감만으로 F키와 J키 위치를 바로 알 수 있어서 오타를 줄일 수 있다.
타이핑 시 손에 부담을 덜어주는 스텝스컬쳐 2 디자인도 적용되었다. 행에 따라 키캡 각도를 다르게 설계해서 일반 키보드보다 편하게 키를 누를 수 있게 해준다. 키보드를 측면에서 보면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제품 바닥에는 높낮이 조절용 받침대도 있다. 사람에 따라 편안하게 느끼는 높이와 각도가 다르므로 기본 상태와 받침대를 펼친 상태를 비교해보고 더 편한 쪽으로 맞춰서 사용하면 된다.
마치며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면 게이밍 키보드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모든 이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저 키를 누를 때 감촉이 좋아서 기계식 키보드를 선호하거나 오래전부터 사용해서 손에 익어 찾는 사람도 있다. G80-3000은 그렇게 순수하게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탄생한 제품이므로 기계식 스위치의 손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금세 그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