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스트] ‘유리기판' 드라이브... ‘초격차 신화’ 쌓는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반도체패키지 사업부 비중 80% 공격투자  게임체인저 '유리기판·2.1D' 기술개발 집중 3년 더 연임에 압도적 기술격차 리딩 전망

2025-12-05     박봉균 기자
장덕현
  [디지털포스트(PC사랑)=박봉균 기자]  “첨단기술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삼성전기 장덕현 대표이사가 평소 강조해온 지론이다. 장 대표가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2025년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주요 전자 계열사 중 유일하게 유임에 성공하면서 그의 지론처럼 미래 기술패권에 한발 더 다가섰다.   장 대표는 삼성맨으로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삼성전기 기술DNA=장덕현’이 된 지 오래다.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의 기술 DNA를 지닌 경영자란 평가에 업계의 이론은 없는 듯하다.  그가 이끌어온 삼성전기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서버, 메타버스 등 차세대 IT기술과 전기차, 자율주행 등의 전장기술을 중심 축(築)으로 경영성과를 거듭 달성해 왔다.  엔지니어 출신 CEO답게 전문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삼성전기 신화를 주도한 강력한 리더십이 원천이다.  이어 그는 이재용 회장과 함께 삼성 신경영을 주도하면서 AI시대의 리더로 진가를 발휘한다. 디지털포스트가 최근 5년간 회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장 대표 취임 후컴 포넌트사업부에 집중됐던 설비투자금 비중이 패키지사업부로 집중 이동(전체 비중 65%)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컴포넌트사업부 비중(66%)을 반도체 패키지 설계 부문으로의 과감한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회사의 미래 디딤돌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컴포넌트사업부 비중은 15%로 집계된다. 모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선단 공정(회로 설계 미세화) 개발 못지않게 후 공정(패키징 분야)에 대한 광폭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장 대표가 가장 뜨겁게 주목하는 분야는 '유리(Glass)기판' 개발이다. 높은 집적도와 안정성을 요구하는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와 AI 반도체 제작에 용이한 게 장점이다. 반도체 패키징 분야를 선도할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게임 체인저’가 될 유리기판에 장덕현 대표가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는 배경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유리기판 기반' 2.1D 패키지 개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반도체 패키지 기술 중, 현존 최고 기술이다.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활용되고 있으며, 대만의 'TSMC'도 HBM을 만들 때 이 기술을 쓴다. 삼성전기의 유력 경쟁자는 SKC 자회사 앱솔릭스, LG이노텍, 미국의 인텔 등이다.  장 대표는 이미 2026년 유리기판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유리기판을 원하는 파트너사들과 공급 일정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장 규모는 지난해 392억 달러(약 52조원)에서 2029년 695억 달러(약 92조원)로 77.3% 커질 전망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현재 양산 중인 2.5D 기술 축적을 통해 2.1D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리기판을 포함한 반도체 패키지 사업 확장에 공격적인 투자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6153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규모다.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 6%씩 늘었다. 장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사업에서 매출을 2배 이상 올리고, 전장 사업 매출을 2조원대로 키우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3년 더 임기가 확보된 만큼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연간 매출 9조원대 규모의 매머드급 글로벌 삼성전기 시대를 활짝 연 장덕현 대표 행보에 거침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