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IT 핫이슈 키워드 5

2013-12-11     PC사랑
놀라고, 기쁘게 했던 다양한 테마들
우리를 HOT하게 했던 올해의 이슈
 
 
2012년도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항상 한 해를 마무리할 때는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크기 마련이다. IT 업계 역시 수많은 신제품과 새로운 소식들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때로는 환호하기도 하고 때로는 탄식을 내뱉기도 했던 2012년. 우리를 놀라게, 때로는 분노하게, 때로는 기쁘게 했던 다섯가지 키워드를 알아보며 한 해를 정리해 보자.
 
정환용 기자
 

태블릿 전성시대

바야흐로 개인 컴퓨팅 플랫폼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개인용 컴퓨터의 전체 시장에서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비중은 조금씩 줄고 있고, 그 자리를 스마트폰과 더불어 태블릿이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2012년 첫 출시로 본격적인 태블릿 시장의 포문을 연 애플의 ‘아이패드’는 올해 3세대와 4세대를 연이어 발표하고 크기를 줄인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기도 했다. 구글도 ‘넥서스 7’ 및 ‘넥서스 10’으로 자사의 OS를 탑재하고 태블릿 전쟁에 참가했으며, 삼성전자(갤럭시 탭)와 에이서(아이코니아 탭), 에이수스(트랜스포머), 블랙베리(플레이북) 등 수십여 종의 태블릿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의 제품으로 태블릿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던 애플은 타 기업들이 연이어 태블릿을 출시하며 점차 점유율을 내주고 있지만, 지난 10월 아이패드 미니의 출시로 다시 잃었던 점유율을 되찾고 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독점보다는 경쟁적 향상이 더 좋은 선택을 불러오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들이 출시되는 것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좋은 현상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 뿐만 아니라 한성, 웹머신즈 등 국내 중소기업의 태블릿도 가격 대비 좋은 성능으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직은 태블릿의 성능이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을 따라올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발전 양상을 보면 머지않아 MMORPG 게임을 태블릿으로 구동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클라우드, 보이지 않는 데이터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도 2012년을 정리하는 10대 IT 이슈 중 하나로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 데이터’를 선정했다. 이는 인간의 편의를 주축으로 발전하는 기술에 따라 저장장치 또한 그 형태가 유형에서 무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뜻한다. 개인 자료는 점점 그 용량이 늘어나고 물리적 저장장치는 크기의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를 보관해 주는 웹 서비스가 늘어나며 따로 휴대할 필요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
로 수십 GB에 달하는 데이터를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빅 데이터’ 시대에 개인 자료를 저장할 수 있는 웹 데이터센터가 본격화되고 있다. MS의 스카이드라이브,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드랍박스 등 웹하드 형식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자료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안정성과 인터넷 보안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개인 사용자들은 웹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 네트워크 스토리지 NAS를 구축해 지역에 어디서나 자신의 PC처럼 사용하고 있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이 좀 더 확대되면, 개개인의 지식 정보로 자신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공급자와 이용자가 함께 발전하는 ‘윈-윈’ 전략이 성사될 것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 확대

국내 전체 휴대폰 중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성능이 끊임없이 향상되는 기기 덕에 게임 시장의 비중 또한 PC에 의존하다시피 했던 제작사들이 모바일 시장으로 바쁘게 눈
을 돌리고 있다. 올해 가장 큰 이슈가 됐던 모바일 게임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부터 수많은 스마트폰 및 태블릿 게임들이 사용자들의 모바일 기기 속에서 활약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출시와 함께 모바일 게임의 ‘스타크래프트’ 격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로비오의 ‘앵그리버드’ 역시 스페이스, 스타워즈 등 계속된 신작 발표로 끊임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의 인기는 지난 11월 8일 열렸던 게임 축제 ‘지스타 2012’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유통사 SK플래닛을 비롯해 게임빌, 컴투스 등 모바일 게임 전문 부스가 눈에 띄게 커졌고, 위메이드 모바일 등 대형 게임 제작사들의 모바일 부스도 따로 설치되어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줬다. PC 버전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도 모바일 버전으로 컨버전되어 출시되고 있으니 추억을 되살리기에도 좋다.
 
 
 

스타크래프트의 추억

1999년 공식 방송 경기를 시작으로 약 14년 동안 게임을 하나의 산업으로 이끌었던 PC게임의 전설 ‘스타크래프트’가 온게임넷 티빙 스타리그를 마지막으로 공식 방송이 종료됐다. 같은 시기에 7개 프로게임 팀의 선수들은 스타크래프트 2로 전향하거나 종목을 변경하는 등 보금자리를 떠났고, 이제 스타크래프트 1은 방송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한 때 2만 개가 넘었던 전국의 PC방, 프로게이머, 게임 전문채널, 공식 경기 등 새로운 게임 문화를 만들어낸 스타크래프트 1의 작별은, 아쉽게도 박수칠 때 떠나지는 못했다. 올해 초 불거진 몇몇 프로게이머들의 경기 조작, 한국e-sports협회의 파행 운영, 방송 저작권에 대한 협상 난항 등의 문제로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스타크래프트’라는 빅 아이템은 ‘욕심’ 때문에 역사의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해설을 맡아온 온게임넷의 김태형 해설은 마지막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결국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작을 이끌었던 모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모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의 경기를 시청자들에게 보이며 웃고 있다. ‘뻔뻔하다’는 단어가 가장 적절한 듯하다.
그 과정은 깨끗하지 못했지만, ‘스타크래프트’로 게임에 대한 인식이 한층 나아지고 새로운 산업이 형성된 것은 위안 삼을 만하다. 현재 이 게임을 대체할 새로운 온라인 게임의 강자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2’ 등 더 많은 게임들로 저변이 확대되고 있으니, 전작에 대해서는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판의 형성에 박수를 보내야겠다.
 
 

셧다운제, 유신정권도 아니고

‘밤 10시가 지나면 미성년자는 미성년자는 사용을 종료해 주세요.’ PC방에서 오후 10시 무렵 울리는 소리이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PC방 뿐 아니라 집에서도 10시가 넘으면 게임을 즐길 수 없다. 여성가족부가 주무부처인 ‘셧다운제’는 미성년자들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일정 시간으로 지정해 버린 ‘사건’이다. 현재 미성년자가 자신의 계정으로 게임을 접속하려 하면 로그인을 할 수 없다. 심지어 현재 16세인 스타2 프로게이머 이승현 선수는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거의 승기를 잡았던 경기를 ‘셧다운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병력을 모두 내던지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가고 말았다. 저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는 극찬을 받으며 장래가 유망했던 선수가 근본 없는 정부부처의 어이없는 법안 때문에 경기를 망쳤던 것이다.
이는 분명 ‘잘못된 법’이다. ‘직업의 선택의 자유’에 대한 헌법까지 가지 않아도 ‘셧다운제’는 엄연히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PC방과 달리 청소년이 게임을 즐기는 것은 그 시간이 오후 2시이던 새벽 4시이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다. 여성가족부는 개정된 청소년보호법을 들먹이며 밤 10시 이후 청소년의 게임을 금지했는데, 그들의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 ‘왜 차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수긍할 만한 근거 제시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하라면 해’ 식으로 시작된 이 제도는, 나이에 상관없이 가질 수 있는 엄연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가족부는 이 제도를 모바일 게임까지 적용시키려 하고 있다. 셧다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제작사는 수십억의 비용을 감수해야 하지만, 쥐를 잡자고 기와집을 태우며 ‘곡식을 축낸다’고 변명하고 있는 ‘그들’은 비용에 대한 문제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갑자기 록밴드 ‘노 브레인’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