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화’ 발표

2014-05-03     PC사랑
IBM은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atom)를 주인공으로 제작한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화'를 발표했다. 세계 최소 영화로 기네스북에 오른 IBM의 영화 '소년과 원자(A boy and his atom)'는 IBM이 수년간 선도해온 나노 기술과 분자조작(Molecular Manipulation) 기술의 집합체로, 방대한 데이터 저장을 위한 필수 요소인 원자 수준의 초정밀 컴퓨팅 저장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발표한 '소년과 원자'는 수천개의 원자를 세밀하게 배치하여 만든 250개의 스톱모션 프레임으로 이뤄졌다. 주인공 원자가 또 다른 원자와 친구가 되어 춤추고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트램펄린에서 뛰어 노는 내용으로, 흥겨운 음악이 가미되어 영화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롭다. 게다가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원자를 직접 조종해서 배치하고 모양을 만드는 정교한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됐다는 점에서 영화사와 IT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BM은 영화 속 원자를 움직이기 위해 과학자들이 세상을 원자 단위로 시각화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기계이자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는 IBM의 주사형터널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동원했다. 무게가 무려 2톤에 달하고, -268도의 온도에서도 작동하는 이 장비는 원자의 표면을 1억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 정교한 장비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기술력이 필수다. 온도, 압력, 진동을 정확하게 제어해 이처럼 정밀하게 원자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은 현재 IBM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몇 곳에 지나지 않는다.
 
IBM은 영화 상에서 원자를 느낄 수 있도록, 주사형터널현미경을 이용해 구리의 표면을 따라 초정밀 침(needle)을 조종했다. 침은 표면으로부터 1나노미터(1억분의 1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원자와 분자를 표면으로 끌어당긴 다음, 표면의 정확한 위치로 끌어 올렸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하여 개별 배치된 원자들의 정지화면을 촬영했으며, 총 250개의 프레임을 제작하여 영화를 완성시킨 것이다.
 
이번 영화 발표로, 세계 최고 수준의 IBM 나노 기술력이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IBM은 지난 수십년간 데이터 스토리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노 기술을 연구해 왔다.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하는 무어의 법칙에 근거하여 이제는 컴퓨터 회로가 거의 원자 수준으로 축소됨에 따라, IBM은 전통적인 칩 설계에서 벗어나 비전통적인 방법과 잘 제어된 표면에서의 원자의 속성을 연구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 영화는 이와 같은 IBM의 기술력과 숙련된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성과다.
 
실제 이번 영화를 제작한 IBM 연구팀은 최근 데이터 스토리지 장비로 사용 가능한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마그네틱 비트(magnetic bit)를 만들었다. IBM은 현재 컴퓨터나 전자 제품에서 데이터 1비트를 저장하는데 약 100만개의 원자가 필요하지만, IBM이 연구 중인 새로운 원자 메모리가 상용화된다면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모든 영화들을 손톱 크기의 장비에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하급수적으로 데이터가 생성되고 또 사용되면서 데이터 스토리지는 원자 수준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다. IBM은 이번 영화를 제작하는데 사용된 기술을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와 데이터 대체 저장방법에 활용함으로써 데이터 스토리지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IBM이 제작한 영화 '소년과 원자'는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PC사랑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