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텍 코리아, 상식 밖의 채용공고 논란
2014-05-13 PC사랑
PC 하드웨어 업체 조텍 코리아가 지난 11일 게재한 사원 모집 공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조텍 코리아는 홍보 마케팅, 디자인 사원을 모집하는 글을 모 사이트에 올렸는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해야 한다는 점, 불규칙적인 야근과 주말 근무를 불만 없이 소화해야 하는 점 등을 지원 자격으로 내세웠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됐고 인사담당자의 사과문이 올라온 상태이나, 많은 네티즌들이 해당 글을 캡처한 사진을 포털사이트, 블로그 등에 올리며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해당 글을 올린 조텍 코리아의 인사 담당자는 해당 글 댓글에 지원 자격에 대한 우려를 표한 네티즌에게 ‘전 직원이 동일한 정치 성향을 가졌다. 성향이 다르다면 행복할까, 그 부분은 필수 조건’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정치인을 지지하는 문제는 철저히 개인의 자유와 권리지만, 조텍 코리아에 입사하기 위해선 최소한 회사가, 혹은 직원들이 원하는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고 있다고 자신을 포장해야 할 듯하다.
조텍 코리아의 모집 공고는 정치인 지지 이외의 문제도 있다. 지원 자격을 신입에서 3년차 경력자로 폭넓게 설정한 담당자는, ‘일을 못 해 다른 직원이나 마케팅 팀장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으로 업무 능력에 대한 선입견을 심고, ‘주 1~2회 12시 퇴근이나 월 1~2회 주말 근무에 노이로제가 없는 사람’으로 초과 근무를 직원의 선택에서 의무로 강제하는 등 비상식적인 요건을 나열했다. 심지어 ‘개길 때와 안 개길 때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 등의 기업 공식 채용 공고에서 있어서는 안 될 모독적인 발언까지 남겨 많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공고에 대한 논란이 많아지자 담당자는 두어 시간 만에 공고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모집 공고에서 필수라고 강조까지 한 특정 정치인 지지가 사과문에선 담당자 개인의 지지로 그 파이가 급격히 작아졌다. 개인이 아닌 단체가 특정 정당, 혹은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을 선전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나, 현재 삭제된 공고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업무 능력이나 초과 근무 등에 대한 내용은 사과문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조텍... 무슨 공산당 기업인가”, “말 잘 듣는 유능한 노예를 뽑는 거군요”, “앞으로 조텍은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등의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모집 공고가 재미있다", "저런 회사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보이지만 현재까지의 의견은 대부분 조텍 코리아의 모집 공고 글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논란은 천천히 가라앉겠지만, 결국 남는 건 '조텍 코리아'라는 이름일 것"이라며 '노이즈 마케팅'을 추측하기도 했다. 진지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기업의 채용 공고는 그 의미가 어떻듯 반갑지 않은 것은 청년 실업이 100만을 넘는 시점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PC사랑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