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과 스포츠의 만남 육상, 순간의 승부를 가린다

2014-05-21     PC사랑
100분의 1초를 다투는 단거리 100m 달리기는 육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한 기록을 재기 위해서 첨단 기술은 필수. 지난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TV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각종 첨단 IT 기술들은 물론 전 세계에 첫 선을 보이는 장비로 더욱 수준 높은 대회로 마칠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와, 세계에서 가장 멀리 뛰는 사나이. 이들을 가려내는 첨단기술을 소개한다.
조성호 기자
 
 
 
100분의 1초까지 가려낸다

100m 달리기는 육상 종목의 꽃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은 경기장에서 또는 TV 중계화면을 보면서 지구상 가장 빠른 사나이를 보기 위해 출발총성과 동시에 숨을 죽인다.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선수를 가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판정은 필수. 특히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100m 달리기는 인간의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매우 미세한 차이로 우승자가 결정된다. 물론 우사인 볼트의 경우는 예외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도 순위를 가려내야 하기 때문에 첨단기술의 힘을 빌려 판정하는 것은 이제 필수로 자리 잡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m 결승전 당시 판독 사진. 누가 보더라도 1위인 우사인 볼트는 제외한, 2위부터는 사진 판독에 의해 결정되었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100m 달리기의 정확한 순위를 측정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 바로 ‘미세 분할 비디오 시스템(Slit Video System)’, 즉 사진 판독용 카메라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규정에 의하면, 1초에 50프레임 이상의 이미지를 찍으면 공식 장비로 인정한다. 하지만 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 사용된 카메라는 1초에 무려 2,000장의 사진을 찍는다. 이 카메라는 보통 결승점 양쪽에 설치하지만, 지난 대회에서는 경기장에 1대, 관중석 최상단에 자리 잡은 사진 판독실에 2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순간의 승부’를 정확하게 판정했다.사진판독장치는 1초당 2,000장의 영상 사진을 각 단위별로 나눠 PC모니터 상에 자동적으로 착순을 영상 표출해 최종 결승라인의 시간과 착순을 선수의 영상과 같이 분석해 판독하는 원리다.
 
 
1초에 무려 2천장을 찍는 카메라. 순간의 승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중요한 계측 장비다.
 
 
 
2만초(333분)까지 지속 캡처가 가능하며, 순위판독 중 연속 캡처 기능으로 촬영이 가능해 빠른 경기 진행을 돕는다. 결승선 촬영 카메라는 선수가 통과할 때 자동으로 선수를 인식해 촬영하기 때문에 운영상의 실수를 줄여준다. 날씨나 역광 또는 경기장 조명상태에 따라 판정이 어렵더라도 사진 밝기를 수정할 수 있어서 사진 판독이 용이한 것도 특징이다.
 
 
 
부정 출발, 꼼짝마!

육상 트랙 경기에서 출발 총성이 울리기 직전, 관중들은 물론 선수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4년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승이 당연시되던 우사인 볼트도 부정출발로 실격당하지 않았던가. 육상 트랙 경기에서 총성 소리와 함께 반응하는 속도는 승패를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부정 출발을 가려내는 것도 육상 트랙 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판정 요소이다.
 
 
 
이 순간만큼은 출발선에 있는 선수도, 관중들도, 심지어 심판들도 긴장한다. 이 순간 긴장하지 않은것은 스타트 블록에 달려 있는 압력센서 뿐일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심판의 눈과 귀로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또 애매모호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판단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려 판정이 나오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부정적인 영향을끼쳤다. 선수들의 부정 출발을 정확히 가려내고 빠른 경기 시간을 위해 출발선에도 어김없이 첨단기술이 배치됐다. 스타트 건(Start Gun)과 스타트 블록(Start Block)이다. 출발을 알리는 스타트 건은 선수들이 출발 시도약하는 스타트 블록과 연결되어 있어서 부정 출발 여부를 즉각적으로 심판에게 전달된다. 스타트 건은 화약을 사용하지 않고 스피커에서 전자합성음으로 신호음을 알려 전자식 스타트음과 동시에 스타트 신호를 발생시킨다.
 

 
 
아날로그 총성이 그립기도 하지만 전자합성음도 들을 만하다. 무엇보다 화약 냄새가 나지 않아 몸에도 좋다.
 
 

부정 출발을 판단하는 것은 바로 스타트 블록에 달려있는 압력 센서다. 인간이 청각으로 감지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시간이 0.1초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해 총성이 울린 순간부터 선수가 출발한 시간까지를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계산해 부정 출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심판은 출발과 동시에 부정 출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서 빠른 경기 진행이 가능해졌다.
 
 
스타트 블록에 달린 압력센서는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계산해 부정 출발 여부를 판단한다. 부정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
 
 
 
줄자는 이제 안녕~
 
필드 경기에도 첨단기술은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몇 mm에 의해 순위가 뒤바뀌는 멀리뛰기는 정확한 거리 측정이 필수다. 이를 측정하는 장비가 바로 영상거리계측기, VDM(Video Distance Measurement System)이다.
 

 
불과 몇 mm 차이에 순위가 뒤바뀌는 멀리뛰기 종목은 정확한 거리측정이 중요하다. VDM은 4대의 카메라로 정확한 거리를 측정해 심판들의 판정을 돕는 기술이다.
 
그동안 멀리뛰기 기록 측정은 선수가 구름판을 밟고 모래에 착지했을 때 뛴 거리를 심판이 직접 줄자로 쟀지만 이젠 첨단 기술이 이를 대체한다. VDM의 원리는 관중석 가장 꼭대기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가 모래판 착지 순간을 포착한다. 이어 이를 곧바로 거리로 환산하고 이미지화해 심판들이 기록을 정확히 판정하도록 돕는다. 이로 인해 기록 측정 시간은 줄이고 정확성을 높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