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서울 노원구의 상당수 아파트 통신불능 "너무해"
2014-06-05 PC사랑
통화품질 1위 업체로 평가되고 있는 SK텔레콤이 서울지역 아파트에서 통신이 불가능한 곳이 노원구에서만 400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신문 '뉴스플러스'는 지난 5월 서울 동북부 거점도시로 꼽히는 노원지역이 이 정도 상황이라면, 서울의 25개 구에서 음성통신 불능 지역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SK텔레콤과 고객들에 따르면 안씨(55. 서울 노원구) 가족 4명은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기기는 LG 옵티머스G 1대와 아이폰 2대, 갤럭시S3 1대 등 국내외 주요 단말기를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통신사는 가족 모두 SK텔fp콤. 동종업계에서 통화품질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고, 요금제도가 경쟁업체에 비해 가장 고객 친화적으로 짜여 있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안 모 고객의 부인 송모 씨는 이달 초 KT에서 통화품질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SK텔레콤으로 통신회사를 변경한 케이스다. 최신기종인 LG 옵티머스 G프로도 구입했다.
그러나 문제인 통화품질은 좋기는커녕 외부에서 전화를 걸면 벨소리도 울리지 않는다. 하계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안씨 가족은 밖에서 전화를 걸면 집안에서는 전화가 왔는지조차 모른다. 뉴스플러스가 입회한 가운데 전화를 걸었지만 안씨 가족은 집에서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A씨가 집으로 급한 전화를 걸었지만 안씨의 부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던 끝에 통화가 연결됐다. 안씨는 부인에게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고 물었다. 안씨 부인은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대답했고, 안씨는 몇 번이나 했는데 무슨 얘기냐고 따졌다. 이런 일로 안씨 부부는 휴대폰 때문에 여러 차례 말다툼을 하게 됐고 평온하던 가정도 다툼이 잦아졌다고 한다.
물론 이번에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옵티머스 G프로로 바꾸기 전까지 삼성 갤럭시S3를 사용하던 안씨는 통화가 자주 불통되자 삼성 AS센터에 가서 점검도 받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얘기만 여러 차례 들었을 뿐이다. 집에만 오면 통화가 되질 않아 화가 난 안씨는 스마트폰을 바닥에 내동댕이쳐 부숴버렸다. 통신사도 KT에서 탈퇴해 SK텔레콤으로 옮기게 된 결정적 이유다.
이 일 이후 안씨는 기기는 옵티머스G프로로, 통신사는 SK텔레콤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안 씨는 단말기 불량으로 생각하고 LG전자 서비스센터를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수차례 찾았지만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교환 반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과정 끝에 안씨는 부인과 통화가 되는 것은 집안에서는 안 되고 베란다에서는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때부터 안씨 부인은 집에 있을 때는 휴대폰을 베란다에 놔두고 소리를 크게 해놓고 전화를 받아야하는 불편을 감수했다고 한다.
뉴스플러스가 안씨와 함께 직접 통화를 시도해봤다. 마찬가지로 안씨 부인은 베란다에서 전화를 받았다. 집안으로 이동해보라고 하자 통화가 곧바로 끊겼다.
안씨의 집은 노원구 하계동의 한 아파트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전화가 되는 곳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SK텔레콤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직접 상담직원에게 전화를 걸어보라고 했다. 전화를 걸어본 상담원은 이후 안씨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님 말씀이 맞다"며 "집안에 수신용 안테나를 설치해주겠다. 설치기사를 보내겠다"고 대답했다.
설치기사가 안테나를 설치한 뒤부터 집안에서도 전화가 잘되고 베란다에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설치기사는 "노원구에만 안씨 같은 민원으로 안테나를 설치해준 집이 450여 가구에 이른다. 설치기사는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아파트 내에서도 전화를 걸어도 신호조차 가지 않는 가구가 400여 곳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화가 안 되지만 영문을 몰라서 통신사에 알리지 않고 불편을 감수하며 생활하는 가입자들까지 합하면 실제 통신불능 가정은 노원구 외에도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등 대도시에서도 아파트 단지에서도 전화가 불통인 통신전파 사각지대가 상당수에 이른다. 통신업체는 절대 비밀사항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설치기사는 통신사각 지대를 없애기 위해 아파트나 상가 등에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건물주에게 장소사용료로 600~700만 원 정도 지급해야 하는 반면 가정용 수신안테나는 5만 원 정도밖에 안 돼 민원이 올 때마다 그때그때 설치해준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비용을 아끼면서 생겨난 문제다.
SK텔레콤은 서울 등 대도시에 통화불가로 인한 가정용 안테나 설치를 몇 가구나 했는지 묻자 공개를 회피했다. SK텔레콤 김대웅 매니저는 "그래도 SK텔레콤이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통화품질 평가에서 최고평가를 받았다"며 동문서답했다. 세상 어떤 것도 100% 완벽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식이다.
노원구의 통화불능 가구는 비단 SK텔레콤의 문제는 아닌 KT나 LG 유플러스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안씨는 KT 가입 당시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지만 당시에는 통화불능 지역이었다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말기 문제로 생각했지만 통신사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통화품질 조사가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좀 더 세밀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방통위는 정확하게 할 필요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개를 하는 것은 회사 몫이라며 업계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뉴스플러스는 SK텔레콤 고성국 팀장에게 서울과 대도시에 가정용 수신안테나를 설치한 가구를 확인하기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에 살더라도 휴대폰 통화가 불통인 아파트가 노원구 이외에 다른 구에도 상당수 있다"며 "이런 사실은 통화품질에 대한 소비자신뢰를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통신업체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이라고 말했다.
통신업체들도 비밀로 유지하며 고객들을 현혹해 가입시키는 데만 급급할 게 아니라 통화불능지역에 대한 공개를 추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