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휴대용 PC를 살펴보다 노트북 역사

2014-11-12     PC사랑
노트북 분야는 그동안 많은 변화과정을 거치며 발전해왔다. 단순히 이동만 가능하던 수준에서 서류 가방에 들어갈 정도로 더 얇아졌고, 느린 속도로 휴대용 서브PC로 활용하던 수준에서 메인PC로 사용해도 무관할 정도로 성능 면에서도 많은 발전을 보였다. 또 키보드와 마우스로 제한돼 있던 입력 장치가 터치에 음성과 동작 인식까지 확대됐다. 이런 노트북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첫 시작부터 미래의 노트북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게 될 것인지 시대별로 알아보자.
임지민 기자
 
 
PC 분야는 커다란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가 분리된 데스크탑PC와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화된 올인원PC, 모니터를 비롯해 입력장치인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일체화된 노트북PC 등으로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노트북이 점점 얇아지고 가벼워지면서 들고 다니면서 휴대가 가능한 노트북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이동이 많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들고 다니면서 강의나 업무를 볼 수 있는 노트북을 선호하는 사례가 늘은 점도 노트북이 대중화 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신학기 선물로 받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노트북 제품군들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비록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대중화되면서 노트북의 인기가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13인치 기준 두께 18mm이하 울트라 북 제품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부흥기를 맞고 있는 추세다. 성능과 휴대성까지 뛰어나면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과 같이 모바일 디바이스와 달리 PC환경과 동일한 환경에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노트북들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 왔을까? 최초의 노트북부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울트라북까지 단계별로 알아보자.
 
 
이동이 가능한 PC의 첫 등장

최초의 휴대용 PC는 미국 IBM이 선보인 ‘IBM 5100 포터블 컴퓨터 (Portable Computer)’이다. 1975년에 첫 출시한 이 제품은 1.9MHz의 CPU(중앙처리장치), 5인치 크기의 CRT 모니터를 갖췄다. 비록, 25kg무게로 휴대성이 떨어지고 지금의 노트북과 다른 모습이지만 이동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노트북의 시초가 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제록스도 이동이 가능한 CPU(중앙처리장치) 1MHz의‘제록스 노트테이커(Xerox NoteTaker)’를 선보였다. 하지만, IBM은 정부기관과 대기업을 상대로 판매했고 제록스는 정식 출시하지 않아 일반인은 직접 사용하기 힘들었다.
 
휴대가 가능한 컴퓨터의 시작은‘IBM 5100 포터블 컴퓨터’가 포문을 열었다.

 
‘ 제록스 노트테이커’는 정식 출시하지 않아 일반인이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 뒤 1981년 오스본이 시장에‘오스본 1(Osborne 1)’을 선보이면 일반 대중이 직접 구매가 가능한 휴대용 PC가 등장했다. 이 제품은 CPU(중앙처리장치) 4MHz에 12kg 가벼운 무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판매됐다.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게 시중에 첫 판매된 이동식 컴퓨터‘가오스본 1’이다.
 
 
휴대가 가능한 최초의 노트북‘엡손 HX-20’

이전까지의 휴대용PC는 부피가 크고 외부 전원이 필수였기 때문에 휴대하면서 사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1981년 내장 배터리를 탑재한 일본 앱손의‘엡손 HX-20’가 등장하면서 휴대용 PC시장에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 엡손 HX-20’은 614KHz의 CPU(중앙처리장치)로 성능은 동시대 다른 제품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다른 제품들에 비해 가벼운 무게 1.6kg로 실제로 휴대하며 사용이 가능했다. 또 내장 프린터를 장착, 문서 출력까지 하나의 제품에서 가능한 점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OS(운영체제)와 내부구조의 문제로 소프트웨어나 주변기기와 호환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내장 배터리로 실제로 이동하면서 사용이 가능했던‘앱손 HX-20’
 
 
이런 문제를 해결한 제품이 1982년 미국 컴팩이 선보인‘컴팩 포터블’이다.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데스크탑PC인 IMB PC와 기본구조가 같으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DOS를 OS(운영체제)로 탑재해 호환성이 높았다‘. 컴팩 포터블’사양은 9인치 CRT모니터, 인텔 8088 CPU, CGA 그래픽카드 등으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휴대용 컴퓨터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다만, 무게가 12.5kg으로 다소 무거웠다.

 
호환성 문제를 해결해 인기를 끌었던‘컴팩 포터블’
 
 
이전까지의 휴대용PC는 현대의 노트북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고 외형도 제각각이었다. 이런 휴대용PC 시장을 현재의 노트북처럼 획일화시킨 제품은 1985년에 출시한‘도시바 T1100’이다. 현재의 노트북처럼 접어서 보관할 수 있으면서 내장 배터리, 7cm의 두께, 4.1kg의 무게, 인텔 80C88 CPU, MS-DOS OS(운영체제)를 탑재했다‘. 도시바 T1100’는 이런 점 때문에 당시 판매되던 제품들보다 다소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큰 인기를 끌며 판매됐다.
 
 
현대의 노트북 외형과 같았던‘도시바 T1100’
 
 
넷북 열풍, 노트북 대중화 이끌어...

휴대용PC인 노트북 시장의 대중화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제품은 넷북이다. 작고 가벼워 휴대가 용이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넷북 열풍을 일으켰다. 이런 넷북 열풍은 2008년대 전후 인텔
이 아톰(Atom) CPU(중앙처리장치)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는 저렴한 인터넷 중심 컴퓨터용으로 개발된 저전력 프로세서로 일반PC나 인터넷 사용 시 익숙한 인텔 코어2 듀어 명령어 세트와의 호환성은 유지하면서, 소형기기 및 저전력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새로운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성능 향상 및 시스템 반응성 강화를 위해 멀티스레드를 지원하고 25mm²보다 작은 크기의 칩 안에 모든 기능을 내장해 전력 소모율을 최소화 했다. 성능은 다소 낮지만 화면 크기가 11인치 이하인 작은 크기와 1kg 남짓한 가벼운 무게로 휴대성이 극대화됐다.

가격도 기존 노트북에 비해 30% 이상 저렴한 50만원대로 교육용이나 업무용 등 세컨드PC, 서드PC로서 활용됐다. 이는 이동이 많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휴대하면서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용도로넷북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기로 첫 등장 시 전체 노트북 판매량 중 1%에 불과했던 넷북이 2년 만에 29%로 급성장 했다.
 
넷북은 작고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서브PC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 울트라북’휴대성과 성능을 모두 GOOD

이런 넷북의 인기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대중화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아톰 프로세서의 신제품 출시가 주춤해 성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손안에 PC라고 불리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넷북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사양도 낮은 넷북을 구매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넷북의 하향세로 주춤한 노트북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제품이 인텔의 울트라북이다. 울트라북은 넷북처럼 휴대성이 높으면서 성능까지 좋은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선보인 노트북 제품군이다.

인텔은 울트라북에 △디스플레이 두께 18㎜ 이하(13인치 이하 기준) △인텔 코어i 시리즈 프로세서 탑재 △배터리 지속시간 5시간 유지 등의 기준을 정해 제조사가 달라도 울트라북의 특징인 얇고 가벼운 무게와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노트북 시장의 주력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인텔의‘하스웰’은 전 세대에 비해 더욱 좋아진 전력효율로 울트라북 성능 향상에 기여한 CPU다.
 
 
울트라북, 저전력 날개달고‘훨훨’

울트라북은 2세대 인텔 코어 샌디브릿지 CPU를 탑재한 1세대 제품에 이어 6월 경 출시한 3세대 인텔 코어 아이비브릿지를 탑재한 2세대 제품을 출시하면서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됐다.

인텔 3세대 코어인 아이비브릿지는 22nm(나노미터) 제조공정, 3D 트라이게이트 트랜지스터 기술, 인텔 터보부스트 기술, 인텔 HD 그래픽스, 인텔 퀵싱크 비디오, 인텔 인트루 3D, 인텔 클리어 비디오 기술 등 인텔의 신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성능은 높아졌지만 22nm(나노미터) 제조공정의 영향으로 전력 소모는 더욱 줄었다.

이 때문에 휴대용 제품인 울트라북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진정한 2세대 울트라북이 시장에 출시됐고, 1세대 울트라북을 선보이지 않았던 제조사들도 앞 다퉈 제품을 출시하며, 입지를 굳혔다.
 
울트라북에 엔비디아 GPU를 탑재하면서 내장 그래픽만으로 부족했던 울트라북의 그래픽성능도 향상시켰다.
 
 
울트라북에 엔비디아의 새로운 CPU을 탑재해 출시한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인텔 CPU(중앙처리장치)에 탑재된 내장형 그래픽으로 구동됐던 초기 울트라북은 내장 그래픽의 한계로 게임과 고화질의 동영상 등 고성능의 GPU 성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 시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28nm(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적용한 GPU인 지포스 600M을 아이비브릿지를 탑재한 노트북에 대거 장착해 선보이면서 울트라북의 그래픽 성능 문제를 개선했다. 지포스 600M는 새로운 공정을 도입해 소비 전력 효율을 전 세대에 비해 2배가량 높인 제품이다. 저전력 CPU와 GPU의 시너지로 전력 소모가 줄어 배터리 시간이 늘어났고 휴대성이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레노버‘아이디어패드 요가11’은 키보드 부분을 반대로 접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다.
 
 
태블릿이야? 노트북이야?

노트북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윈도우8’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MS는‘윈도우8’에 터치스크린 조작에 최적화시킨 메트로UI(유저인터페이스)를 적용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주로 활용되
던‘터치’라는 입력 방식을 PC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윈도우8’출시 전에도 터치스크린 노트북이 있었지만‘윈도우7’OS(운영체제)가 마우스와 키보드를 기반으로 제작된 만큼 터치 기능을 활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윈도우8’의 메트로UI(유저인터페이스)는 이런 불편함은 최소화하고 보다 태블릿처럼 편리하게 터치스크린을 활용할 수 있어, PC환경에서‘터치’새로운 입력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또 마우스 입력에 불편함이 없도록 기존‘윈도우7’에서 사용하던 UI(유저인터페이스)도 같이 적용해 상황에 따라 UI(유저인터페이스)를 바꿔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각 제조사들이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만을 채택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컨버터블PC를 선보였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정형화됐던 PC 입력 장치에 터치 패널이 추가되면서 노트북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삼성과 LG를 비롯한 소니, 레노버 등 다양한 제조사들에서 터치 스크린을 탑재한 노트북을 다수 출시했고, 올인원PC에서도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마우스와 키보드가 필요 없는 제품이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노트북은 인텔의 하스웰 출시와 함께 또 다시 변화를 맞고 있다.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은 4K급 초고해상도 영상을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만으로도 구현 가능하면서, 전 세대에 비해 2배 이상 향상된 배터리 성능이 특징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과 동작인식 기능까지 가능해져, 저전력으로 인한 휴대성 강화와 입력 장체 확대를 둘다 실현했다.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손짓으로 화면을 조작하고 음성으로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컴퓨팅 시대가 멀지 않은 셈이다.
 
 
‘ LG탭북’은 접으면 태블릿 형태로 펼치면 노트북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디바이스의 경계 허물어질까?

지금까지 간략하게나마 노트북의 변화에 대해서 살펴봤다. 현재의 PC시장은 PC 하드웨어가 상향평준화되면서 CPU(중앙처리장치)와 그래픽칩셋, OS(운영체제) 등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제조사들이점차 모바일 시장으로 그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이는 IT시장의 흐름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전자제품의 변화를 살펴보면 라디오가 처음 등장하고 워크맨, CP플레이어, MP3, PMP 등으로 소형화와 함께 세분화가 이뤄졌다. 그 뒤 이 장점을 모두 통합한 제품이 나오면서 경계가 허물어졌다. PC 시장도이와 같이 주를 이웠던 데스크탑PC에 이어 소형화되고 용도에 따라 세분화된 노트북과 넷북, 태블릿이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 시장과 PC 시장을 살펴봐도 구분이 명확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각 디바이스 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특히, 삼성에서 선보인‘시리즈7’과 같이 윈도우 OS(운영체제)를 탑재하고 키보드 탈착이 가능한 PC의 경우 태블릿과 노트북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인텔은 태블릿의 휴대성과 노트북의 성능을 하나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울트라북 2-in-1’카테고리를 공개했다. 이는 소니‘바이오 듀어13’, LG‘탭북 Z160’과 같은 컨버터블PC를 지칭하는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978만대 규모였던 컨버터블PC 출하량이 올해 2030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PC제조사들도 컨버터블PC와 올 하반기 PC시장의 관건은 MS의‘윈도우8.1’운영체제와 컨버터블PC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PC 시장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고성능 PC를 선호하는 얼리어답터를 제외하면 메인PC와 서브PC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진 상태고, 모바일과 PC라는 디바이스의 영역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대중화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PC OS(운영체제) 시장을 주름잡던 MS는 모바일 OS(운영체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모바일 칩셋의 강자 퀄컴은 PC시장을 CPU(중앙처리장치)의 강자 인텔은 모바일 시장을 넘보고 있다.

노트북도 이런 시장의 움직임 속에서 태블릿과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에 탑재된 터치스크린 기능이 모바일과 PC를 아우르는 휴대용 디바이스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겪고 자리 잡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