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심으로 대동단결? 마니아층을 노린 게임

2014-11-22     PC사랑
그전까지의 게임들은 타겟층을 늘려 다양한 게이머가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호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게임들은 특정 타겟층만을 노린 게임들이다. 기존 온라인 기반의 게임 시장과 달리 모바일과 웹 기반으로 넘어오면서 투자의 규모가 작아졌기에 이런 시도가 가능해 진 것이다. 규모가 작아 리스크가 적어진 만큼 규모가 작은 마니아층을 위한 게임만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마니아들이 자신의 취미 생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도 게임 개발사들이 마니아층을 노린 게임들을 선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임지민 기자
 
이번 호에 소개할 게임들은 정확히 말하면 마니아층이라기보다는 속칭 오타쿠라고 불리는 게이머들을 노린 게임이란 말이 더 맞다. 오타쿠라는 용어는 히키코모리(한국식으론 방구석폐인), 사회 부적응자라는 안 좋은 인식이 많긴 하지만, 좀 더 들어가서 살펴보면 단지 한 분야에 빠져있는 마니아들에 불과하다. 다만, 그 분야가 야구나 자동차처럼 대중화되지 않아 편견을 가지고 보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다.

실제로 게임 업계를 살펴보면 자신이 조립한 건담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를 장식해놓은 사람들이 회사마다 한 명 이상은 있을 정도며, 엑스엘게임즈는 채용공고에까지 오타쿠를 지지한다고 기재해 놓을 정도다. (건담 프라모델은 게임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과거에 출시된 온라인 게임 중에도 미소녀 캐릭터로 특정 마니아 층을 노린 게임이 이미 있었다. 미소녀 캐릭터로 족구를 즐기는‘스파이크 걸스’부터 남성을 위한 MMORPG를 표방한‘퀸스 블레이드’등이 특정 마니아층을 노린 게임이었다. 하지만, 동시 접속자 수가 중요한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완전히 미소녀 캐릭터에 중점을 둬 개발하기는 위험성이 너무 높았다.

게임 시장의 흐름이 온라인 게임에서 개발 규모가 작은 모바일 게임으로 바뀌면서 아예 미소녀, 미소년을 표방한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 클라이언트를 다운 받아 실행하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기반의 게임들은 투자 규모가 작아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부담이 적다.

심지어 하락세를 겪던 엑토즈소프트는 밀리언 아서라는 미소녀와 미소년이 등장하는 TCG로 2013년 1분기에만 17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소 매출이 하락한 2분기에도 122억 원의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서비스 하는 온라인 게임 중 명확한 킬러 타이틀이 없었던 엑토즈소프트 입장에서는 잘 키운 모바일 게임 하나가 회사를 살린셈이다.
 
 


 
제오닉스의 소드걸스
소드걸드의 개발사인 제오닉스는 트레이닝 카드 게임(이하 TCG)이라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장르로 시작한 개발사다. 온라인 TCG 게임의 시작이었던 판타지 마스터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TCG라는 한 우물만 파온 회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모바일 게임에서는 약간의 외도가 있었지만 주력 타이틀이 TCG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 불고있는 미소녀 TCG의 원조가 소드걸스인 셈이다. 어려운TCG 장르에 미소녀라는 캐릭터와 결합하면서 지역과 캐릭터, 마법, 장비 등으로 세분화 된 카드 구성을 스펠과 캐릭터, 추종자로 통합시켰다. 이로 인해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TCG를 잘 모르는 게이머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전작인 판타지 마스터즈처럼 카드 구성으로 골머리를 썩을 필요성이 조금이나마 줄었다.'

소드걸스는 TCG라는 요소에 각각의 스토리를 가진 미소녀 캐릭터들을 가미해 마니아들에게 어필한 게임이다. 소드걸스라는 게임명에 걸맞게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미소녀다. 또 캐릭터마다 개별 스토리가 있어 숨겨진 스토리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정 계층을 노린 만큼 마케팅 방식도 특이하다. 소드걸스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라이트노벨(NT노벨, 시드노벨과 같은 부류의 소설책)을 출판해 선보이는가 하면 이벤트 상품으로 캐릭터를 세긴 전신 베게 커버를 내놓기도 했다.
 

 
 
 
 
 
 
 
스퀘어에닉스의 확산성 밀리언아서
확산성 밀리언아서(이하 밀리언아서)는 퍼블리셔인 액토즈소프트의 게임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지만 실제 개발한 회사는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게임사 스퀘어에닉스다.

밀리언아서는 TCG와 비슷하지만 제작사에서 명칭한 장르는 카드 배틀 RPG다. 그 때문인지 TCG 본연의 전략성은 최소화된 점이 특징이다. 게임의 룰과 카드 효과로 인해 초보자의 진입 장벽이 높았던 TCG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제작하면서 조작을 간소화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밀리언아서의 게임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탐색 버튼을 눌러 경험치를 얻고 카드를 모은 뒤, 그 모은 카드를 자신이 보유한 BC에 맞게 배치하면 된다. 각 카드별 스킬도 회복과 공격 스킬로 간단하게 나뉘어져 TCG처럼 스킬에 따라 새로운 구성을 짜기 위해 고민할 필요도 없다.

소드걸스가 미소녀를 테마로 만든 게임이라면 밀리언아서는 미소녀와 미소년이 테마다. 이로 인해 남성 게이머와 함께 여성게이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 국내 버전에는 일부분만 포함됐지만 일본 버전의 경우 유명 성우인 후쿠야마 준이나 미야노 마모루, 쿠기미야 리에, 사토 리나 등이 참여해 국내외 성우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유스티스의 언리쉬드
밀리언아서가 남심과 여심을 모두 자극했다면 유스티스의 언리쉬드는 철저하게 남심만을 자극한 TCG다.

언리쉬드의 재밌는 점은 속칭‘게임 덕후’로 불리는 개발진 2명이서 만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경리직을 포함해도 전체 인원은 3명에 불과한 소규모 개발사다. 마니아가 만든 마니아층을 위한 게임이 언리쉬드인 셈이다.

같은 취미를 가진 개발진이 만들어서 일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었던 밀리언아서와 달리 언리쉬드는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그 대신 언리쉬드는‘덕심’을 자극하는 요소를 다수 배치해 마니아 게이머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를 터치할 때 마다 특정 부위가 움직이거나 그에 맞춰 대사를 진행하는 등의 독특한 액션을 통해 남심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그로 인해 선정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또 다른 언리쉬드의 특징은 RPG를 닮은 전투 시스템이다. 터치 한번으로 전투가 끝나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언리쉬드는 수동 전투를 진행하면 각기 캐릭터가 가진 스킬을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TCG와 RPG 장르를 결합해 전투의 재미를 베가 시킨 셈이다.
 





 
 
 
 
 
메가펀게임즈의 삼국걸스워즈
메가펀게임즈의 삼국걸스워즈는 삼국지와 미소녀, TCG를 세가지를 결합한 형태의 게임이다. 삼국지라는 흔한 소재에 미소녀라는 마니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얹은 셈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역사속 삼국지 무장의 여성화를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삼국걸스워즈의 주 타겟층들이라면 이미 일본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많이 이미 많이 알려진 연희무쌍과 같은 게임들로 인해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우에스기 겐신에 아서왕까지 여성화 하는 상황에서 흔한 삼국지 장수 여성화쯤이야 그들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삼국지걸스워즈의 매력은 익숙한 스토리로 풀어가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대결이다. 삼국지는 이미 대중적으로알려졌으면 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소재다. 여기에 미소녀 캐릭터까지 가미하면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또 보물 습득과 무기별 상성 등 기존 삼국지게임에서도 등장했던 본연의 재미에도 충실하다. 물론, 장르가 다른 만큼 전략성은 PC 게임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엔쿤스타의 라인제타
지금까지 소개한 게임들과 달리 엔쿤스타의 라인제타는 메카닉을 테마로 한 게임이다. 메카닉, 속칭 로봇물이라고 불리는 이 장르는 남성들의 로망으로 분류될 정도로 꾸준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건담의 원산지(?)인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서는 실물 사이즈에 건담을 세우기도 했고, 아직까지도 국내 메카닉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청와대의 지붕이 열리면 태권브이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라인제타는 남성들에게 익숙한 메카닉을 바탕으로 미소녀를 더한 퍼즐 RPG 게임이다. 메카닉의 디자인도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면 혹할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다만, 게임 전투 화면으로 들어가면 메카닉 기반의 대전 액션이 아닌 퍼즐을 맞추는 형태의 퍼즐 RPG로 변모하니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라인제타는 퍼즐 RPG를 자신의 취향에 맞는 메카닉과 미소녀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메카닉 게임이라고 대전 액션을 기대하진 말자.
 



 
 
 
 
5pb와 니트로플러스의 슈타인즈 게이트
5pb와 니트로플러스의 슈타인즈 게이트는 위에서 소개한 게임들과 방향성이 좀 다르다. 지금까지 소개한 게임들이 기존 장르에 미소녀를 얹어 특화시켰다면 이 게임은 일본 미소녀 게임, 국내에선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알려진 게임의 모바일 이식 버전이다.

미소녀게임은 국내에서 19금 게임 장르로 많이 알려진 장르지만 이 게임도 같은 부류로 보는 것은 금물이다. 슈타인즈 게이트는 과학 어드벤처 시리즈의 2번째 작품으로 건전한(?) 15세 이상 관람가다.

기존 미소녀 게임들이 단순한 연애를 다룬 형태가 많았다면 이 게임은 SF 미스터리 장르로 타임머신처럼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동료의 죽음을 막는 스토리다. 또 복선과 반전 요소도 탄탄하게 배치돼 미소녀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아니라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슈타게의 장점 중 하나는 100% 한글화다. 비공식 패치로만 한글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다른 미소녀 게임들과 달리 슈타게는 애플 앱스토어 정식 한글판이 등재돼 있다. 한글로 미소녀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을 다운 받을 가치는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