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시장의 형보다 못한 아우들...

2014-11-25     PC사랑
영화 시장에는 전작만한 속편이 없다는 말이 있다. 영화에서는‘오션스일레븐’의 후속작‘오션스트웰브’가그랬고‘, 우주전쟁’의 후속작‘우주전쟁2’가 그랬다‘. 트랜스포머’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몇몇 작품의 경우 전작의 영광을 뛰어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벽을 넘지 못하고 자멸한다. 그렇다면 IT 업계에는 이런 경우가 없을까? 스마트폰부터 게임, CPU, OS에 이르기까지 형보다 못한 아우들을 살펴봤다.

임지민 기자
 
 
 
인텔 투알라틴 펜티엄3와는 다르다. 펜티엄3와는!

인텔의 투알라틴은 2001년 첫 출시한 팬티엄3 프로세서의 코드명이다. 펜티엄3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프로세서로 뛰어난 성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전 세대의 슬롯형 팬티엄3는 L2캐시가 없거나 크기가 작아서 클럭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투알라틴은 256KB와 512KB 캐시메모리를 채택해 투알라틴 셀러론이 FSB 100MHz에 캐시메모리가 256KB로 동급 클럭의 서버용 코퍼마인에 버금갈 정도의 높은 성능을 자랑했다. 또 오버 클럭도 잘 돼 1.1 투알라틴을 1.4로 오버클럭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가격대 성능비의 끝판왕이었던 셈이다.

투알라틴은 전 세대에 비해 제조공정도 달랐다. 전 세대인 코퍼마인-T가 180nm 공정이었던 반면, 투알라틴은 130nm 공정이었다. 이로 인해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지만 전력 소모는 전 세대에 비해 줄어든 획기적인 CPU였다. 여담으로 당시 엑스박스에 탑재된 CPU가 투알라틴이었다.
 

 
 
CPU계의 용두사미
인텔이 지금은 약 80%에 달하는 CPU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CPU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AMD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투알라틴은 AMD가 내놓은 새로운 CPU가 인기를 얻자 그에 대항하기 위해 펜티엄4에 새롭게 도입될 예정인 공정으로 제작해 펜티엄4의 초기형인 윌라멧을 압도해버리는 하극상을 일으켰다.
 
 
 
 
인텔 윌라멧 다음세대 CPU지만, 성능은...
 

윌라멧은 인텔의 펜티엄4의 첫 시작인 프로세서로 첫 출시 시 423소켓에 RDRAM의 조합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RDRAM의 당시 가격은 과도하게 비싸 보급문제에 봉착했고, SDRAM으로 펜티엄4를 구성할 경우 SDRAM의 대역폭과 프로세서 FSB의 차이 때문에 병목현상이 발생됐다. 이 때문에 전 세대인 투알라틴보다 성능이 더 떨어졌다. 윌라멧의 성능은 전 세대에 비해 낮으면서도 전력 소모는 더 심했다.
 
또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여 발열도 상당해 장점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오버 클럭율도 낮아 오버 클럭한 투알라틴이 다음 세대인 윌라멧을 압도할 정도였다.

장점보다 단점이 더욱 많은 프로세서임에도 가격은 윌라멧이 투알라틴에 비해 높았다. 전 세대와 다음 세대의 CPU인 만큼 가격적인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지만, 오히려 낮은 성능을 보이는 상황이었던 만큼 이 점은 악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경쟁사였던 AMD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LG전자 옵티머스Q 쿼티 키보드 하나만으로 매니아층까지...
 


옵티머스Q는 LG전자의 옵티머스 시리즈의 포문을 연 제품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희귀했던 쿼티 키보드를 장착한 제품으로 2010년 6월 출시됐다. 이 제품은 전면 카메라가 없어 사진 촬영에 불편함이 많았고,최적화의 문제로 8GB 내장 메모리를 사용했음에도 3GB만 사용자 메모리로 제공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옵티머스Q는 6월에만 5만대가 팔릴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다만, 부품수급 차질 문제로 7월부터는 판매량이 급감했다. 결국 11월까지만 판매하고 단종 됐지만, 단종 이후에도 중고매물을 찾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옵티머스Q의 이런 인기 요인은 쿼티 키보드이다. 옵티머스Q의 쿼티 키보드는 살짝 튀어어나온 형태로 실제로 사용 시 키감이 뛰어난 편 이고 오탈자도 적다. 또 키보드 우측에는 원형의 방향키를 배치해 키보드 환경과 거의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액정 하단에 위치한 트랙볼도 옵큐머스Q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3.5인치의 작은 화면이지만 트랙볼을 사용하면 정확한 클릭이 가능했고, 여기에 쿼티 키보드까지 활용하면 PC환경에서 웹 서핑을 하는것과 비슷했기 때문이다.이런 점 때문에 웹서핑 또는 트위터를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고 국내 쿼티 매니아까지 양산하며 인기를 끌었다. 단, 위에서 말했다시피 단종돼 실제로 사용한 사람은 적었지만 11월 초까지 누적 판매량 13만대로 준수한 성적을 보였다.
 

모바일계의 용두사미
옵티머스Q는 아직까지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스마트폰이다. 그 정도의 키감에 트랙볼까지 갖춘쿼티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Q2가 두께를 줄이기보단 전 세대의 키감을 유지하면서 쿼티 키보드에 특화시켰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었다는 시각도 많다. 국내 스마트폰 중 가장 아쉬운 제품이 옵티머스Q가 아닌가 싶다.
 
 
 
 
 
 
 
 
LG전자 옵티머스Q2 전작의 키감은 어디로 갔나요?
 

 
옵티머스Q2는 2011년 9월 LG전자가 선보인 옵티머스Q의 후속 모델이다. 엔비디아의 테그라 2를 탑재해 성능이 대폭 상승돼 출시 전부터 옵티머스Q 사양에 아쉬움이 많았던 소비자들의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출시 후 그 기대는 와르르 무너졌다.

옵티머스Q2는 전작에 비해 두께가 2mm 줄었고 트랙볼을 삭제하고 자판 간격을 늘렸다. 두께가 줄었기 때문인지 초기 모델에서는 액정과 쿼티 키보드 간에 유격 현상이 발생되는 문제가 있었다. 유격 현상이 심한 기종은 신용카드가 액정과 쿼티 키보드 사이에 들어갈 정도였다. 또 유격 때문에 쿼티 키보드로 입력 시 액정이 흔들리는 단점이 있었다.

전작의 가장 큰 매력은 쿼티 키보드의 키감이었다. 하지만, 옵티머스Q 두께가 줄어든 만큼 쿼티 키보드도 밀착된 형태로 돼 있어 키감도 좋지 않았고 오탈자도 많은 편이었다. 또 원형의 방향키 대신 상하좌우 키를 넣고 자판을 간격을 넓혔는데 이로 인해 방향키 사용 시 다른 키가 입력되는 등 쿼티 키보드 사용에 문제가 많았다.

전작의 장점은 쿼티 키보드지만 옵티머스Q2는 여러 가지 단점으로 인해 사용하기 불편했고 일부 소비자의 경우 오히려 터치스크린 입력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며 더 큰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사례가 벌어져 옵티머스Q 시리즈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드래곤에이지 오리진 NPC와의 성격부터 관계, 시나리오까지 내 멋대로

 
드래곤에이지 오리진(이하 드래곤에이지)은 2009년 액션과 슈팅, 온라인 RPG들이 인기를 끌던 상황에서 정통 RPG 장르로 붐을 일으킨 수작이다. 출시 후 게임스팟, 유로게이머 등 해외 게임평가 사이트에서 평균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고‘, 올해의 게임상’부터‘2009년 최고의 RPG상’‘, 올해의 엑스박스 RPG 게임상’‘, 올해의 PC RPG게임상’‘, 최고 시나리오상’등을 휩쓸며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드래곤에이지가 이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를 하나 꼽자면 게이머가 만들어가는 시나리오다. 시나리오 중간 중간 게이머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넣어 그 선택에 따라 게임 엔딩이 바뀐다 .

예를 들어 주인공이 브레실리안 숲에 간 목적은 데일즈 엘프의 도움을 얻기 위함이지만, 늑대인간의 제안에 따라 데일즈 엘프와의 약속을 깨고 늑대인간을 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최후 전투에서 원군으로 늑대인간이 등장하며 엔딩의 내용이 달라진다.

재밌는 점은 어떤 진영을 선택하든지 모두가 행복해지는 최고의 결과는 없다는 점이다. 선택에 따라 다 각각의 장점이 있고,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희생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이다. 대가 없이 이득을 바랄 순 없으니 말이다. 동료 NPC들과의 대화도 정해진 형식이 아닌 게이머에 선택지에 따라 진행된다. 그에 따라 별도의 스킬을 얻거나 엔딩의 내용이 달라지는 등의 영향을 미친다.심지어 NPC의 성격까지 대화를 통해 바꿀 수 있다.
 
 
게임계의 용두사미
게임 쪽에서 소개할 용두사미는 드래곤에이지 오리진과 드래곤에이지2다. 전작이 뛰어난 시나리오와 게임성으로 극찬을 받았던 것에 비해 드래곤에이지2는 너무 간단해진 시스템으로 기대한 고정팬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준 작품이다. 개발사인 바이오웨어가 실패를 인정하고 오픈월드 형태로 제작하겠다고 했으니 2014년에 발매될 드래곤에이지3를 기대하자.
 
 
 
 
 
 
 
 
 
 
 
 
 
드래곤에이지2 쉽고 간단하다더니 시나리오까지 간략화
 

 
드래곤에이지2는 드래곤에이지 오리진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만큼 발매 전부터 게이머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발매 후 게이머들의 기대와 응원은 실망과 비판으로 바뀌었다 . 드래곤에이지2는 전작에 비해 시스템이 간단해졌고 전투가 편리했졌다. 문제는 너무 심하게 간단하고 편리해 진 것이다. 이로 인해 게임성까지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고 기대했던 게이머들의 분노로 인해 메타크리틱 유저 리뷰 점수 3.3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먼저 자유도 부분을 살펴보면 선택지는 그대로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결과는 같다. 전작은 특정 세력을 도와 진행하면 결과가 달라지거나 후반 진행에 영향을 끼쳤다면 드래곤에이지2는 방법만 달라질 뿐이다. 예를 들어 호감도를 쌓은 동료가 특정 인물의 암살을 같이 하자고 제의할 시 거절하거나 승낙해도 그 인물이 죽는 것은 같다. 다만, 암살과 테러로 방법만이 나뉘게 될 뿐이다 .

극과 극을 달리는 세력 성향도 문제다. 전작의 경우 각 세력마다 동기를 부여해 상황을 게이머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하지만 드래곤에이지는 한 종족의 100명 중 한명이 잘못해도 같은 종족을 모두 몰살시켜야 된다는 식의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NPC들이 많아 공감이 어렵다.

드래곤에이지2는 출시 전 8년간의 방대한 스토리를 담았다며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것 고조시켰다. 하지만 실상은 스킵 되는 구간이 많아 실제로 그 기간을 체감하긴 힘들다. 프롤로그 종료 후 1년 간의 스토리는 내레이션 몇마디로 끝나고, 수년 간의 시간의 흐름은 몇 장의 그림만으로 설명이 끝난다. 이런 점으로 인해 스토리의 몰입도와 이해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