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아이언2, 팬택이 사활을 걸고 만들어 낸 야심작

2015-07-30     김희철기자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전작 베가 아이언1의 광고 문구다. 당시 베가 아이언1은 광고 문구에 맞춰 엔드리스 메탈의 테두리로 멋진 디자인을 얻었다. 출시 당시엔 성능도 부족할 게 없었고, 덕분에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팬택을 상징하는 플래그쉽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베가 아이언 시리즈가 2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김희철 기자


팬택의 승부수, 메탈 디자인

현재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들의 성능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신형 스냅드래곤 AP와 넉넉한 메모리를 탑재해 체감 성능만으로 우열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즉, 스마트폰에게 성능은 기본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다. 그럼 성능을 제외하면? 각 제조사들이 승부를 거는 건 바로 디자인과 유저 편의성이다. 특히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심리적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멋진 디자인을 갖춰야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팬택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베가아이언 2는 엔드리스 메탈 프레임으로 특색있는 외관을 갖췄다.


▲ 메탈 프레임에 글씨를 새길 수 있는 시그니처 서비스도 여전하다.


엔드리스 메탈 디자인은 전작과 달리 컬러가 들어가 한결 부드러워 보인다. 특히, 기자가 리뷰를 진행한 샴페인 골드 컬러는 아이폰5s와 흡사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다이아몬드 커팅 공법과 투톤 아노다이징 공법이 적용돼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메탈 표면이 빛난다. 또한, 스피커가 모서리에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모서리에 스피커가 있으면 두 방향이 커버되며, 어떻게 놓아도 막히지 않아 음질이 또렷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모서리로 떨어지면 스피커가 단숨에 파손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시도하지 않는다. 하지만 베가아이언2는 금속을 두른 설계인 만큼 충격에 강해 스피커 안쪽 내부를 비우는 ‘L자형 커브드 스피커’ 공법으로 모서리에 위치시킬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전면에 위치한 물리 홈버튼이다. 구글이 갤럭시 넥서스에 소프트키 방식을 채택한 이후 타 제조사에서도 소프트키 방식을 탑재하는 것이 대세였다. 그러나 소프트키 방식은 사용자마다 호불호가 갈렸다. 부드럽게 조작할 수 있고 버튼 배열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좋지만, 한손 사용자들의 경우 오작동 확률이 높아지고 거기에 화면의 일부를 차지해 작아보이게 만드는 것. 일장일단이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국내에선 소프트키에 대한 거부감이 많았다. 팬택은 이런 소비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작 베가아이언1과 달리 물리 홈버튼을 탑재시켰다.


 
▲ 두께는 공식 스펙과 같은 7.9mm로 측정됐다.
 
 
▲ DMB 안테나는 역시 본체에 내장돼 있는 게 편하다. 
 

그러나 홈버튼이 생긴 게 꼭 장점은 아니다. 전작 베가아이언1이 제로 베젤로 유명했다면, 이번 베가아이언2는 베젤이 조금 두꺼워졌다. 디자인 자체가 우수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조금 아쉽다. 그래도 전작의 단점을 적극적으로 개선시킨 게 보인다. DMB 안테나가 이어폰에 내장됐던 전작과 달리, 본체 자체에 내장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제 DMB를 편하게 볼 수 있으며, 번들 이어폰과의 강제 동행은 끝이다.


성능은 어떨까

성능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지만, 타 플래그십 기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것뿐이다. 베가아이언2는 플래그십 모델답게 현존 최상의 사양을 갖췄다. AP는 스냅드래곤 801(쿼드코어 2.3GHz)로 삼성 갤럭시 S5와 LG G3와 동일하다. 메모리는 3GB LPDDR3 RAM, 내장 메모리는 32GB가 탑재됐다. OS는 안드로이드 4.4.2 킷캣이다. 배터리는 3220mAh로 전작의 2150mAh보다 1070mAh 늘어났으며 삼성 갤럭시 S5의 2800mAh, LG G3의 3000mAh보다도 많은 용량을 갖췄다. 고속충전 기술로 110분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연속 대기 시간은 최대 703시간이며, 음성 통화 시간은 최대 22시간이다. 디스플레이는 5.3형이며, 해상도는 1920×1080이다.

▲ 스마트폰 벤치마크 프로그램 안투투로는 32263점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작의 하이브리드 인셀디스플레이와 달리 삼성의 Super AMOLED 액정이 탑재됐다는 것. 아몰레드 패널은 진한 색감이 장점이지만, 번인 현상 등의 단점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주로 삼성 스마트폰에 사용되는데,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샤프IPS 패널을 사용하던 팬택이 베가아이언2에 슈퍼 아몰레드 액정을 탑재한 것은 의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팬택 측은 기존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개선시킨 것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용해 본 베가아이언2의 화면도 매우 선명했고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또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탑재로 뛰어난 전력 효율성과 얇은 두께라는 장점도 얻었으니, 그리 실망할 일은 아니다.


확실하게 개선된 카메라

전작 베가아이언1의 가장 큰 단점은 카메라 성능이었다. 기자가 오랫동안 베가아이언1을 실사용하며 느낀 점은, 어떻게 봐도 도저히 칭찬을 해 줄 수 없는 안타까운 성능이었다는 것. 초점 잡는 속도도 느릴 뿐더러 정확히 맞지도 않았다. 물론, 결과물도 좋지 않았다. 한동안 아예 카메라를 포기하고 살았고, 따라서 베가아이언2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베가아이언2의 카메라는 아주 쓸 만하다. 우선 사양부터 살펴보자. 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210만 화소를 갖췄다. 렌즈도 F2.0을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도 플래시 없이 밝게 찍을 수 있다. wide OIS(광학식 손떨림방지 기능)를 지원하며, 라이브 필터가 적용돼 17가지 사진/동영상 효과가 제공되며, 락스크린에 카메라 버튼이 생겨 빠르게 켤 수 있다. UHD(4K) 동영상 촬영과 1/8배속 슬로우 모션촬영, 부드러운 영상(120fps) 기능을 지원한다.이 정도면 부족할 것 없는 사양이다. 이제 실제로 카메라를 써 보니, 포커싱 속도가 눈에 띌 정도로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점도 정확히 맞았고, 손떨림 방지 기능으로 버릴 사진이 없어 결과물도 만족할 수 있었다.


더 편리해진 사용자 경험, FLUX 3.0

앞서 말했듯 스마트폰이 디자인 이외에 확실하게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통칭 UX)이다. 팬택은 실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FLUX 3.0이라는 UX를 선보였다. FLUX 3.0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특히 아몰레드의 특징을 잘 살린 진한 색의 아이콘들이 눈에 쏙 들어온다.


▲ 스마트폰을 집어 들면 자동으로 라이브 업 기능이 실행된다.


이제 추가된 기능을 살펴보자. 우선 사용자 동작을 인식하는 라이브업 기능이 대표적이다. 라이브 업 기능은 사용자가 폰을 확인하려는 동작을 인지하면 자동으로 화면을 켜 시간 및 알림 정보를 보여준다. 전원 버튼을 누르는 과정을 생략시킨 것. 라이브 타임은 매 시각 정각에 화면이 켜지며 시간을 알려 준다. 시계 대용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특히 더 편리하다. 전화 수신 시에는 오른손, 왼손 사용자에 따라 착신 버튼이 옮겨온다. 그 외에도 상단 알림 바 및 잠금화면을 두 번 두드리면 화면을 끌 수 있는 기능이 눈에 띈다.


마치며

베가아이언2는 전작의 단점들을 개선한 점이 눈에 띄는 스마트폰이다. 사양도 플래그십 답게 부족한 것이 없고, 카메라?배터리?디자인도 훌륭하다. 크게 지적할만한 단점은 없지만, 굳이 꼽자면 기기의 결함이 아니라 팬택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조금 걸린다. 그래도 기기 자체는 사활을 건 만큼 잘 나왔고, 판매량이 좋으면 팬택의 상황도 나아질 것이다. 좋은 기기를 내놓은 만큼 베가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smart PC사랑 | 김희철 기자 tuna@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