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만세! 켄츠필드의 무한도전

2015-07-31     김희철기자


오래 전, 장수만세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장수 노인과 가족들이 출연해 노래자랑 및 재롱을 펼치는 잔치를 벌이는 내용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바로 ‘노인’이었다. 장수 자체가 축복이며 선망의 대상이 되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는 PC 하드웨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개념이다. 특히 CPU는 신규 제품의 출시 속도가 아주 빨라져 순식간에 구형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뛰어난 성능을 갖춘 제품은 ‘명품’이라 불리며 ‘오래도록’ 사랑받는다. 이번에 소개할 켄츠필드가 그렇다.


김희철 기자


최초의 일반 데스크톱 쿼드코어, 켄츠필드 Q6600
2006년, 코어2 듀오 시리즈(코드명 콘로, 이하 콘로)가 발매됐다. 콘로는 당시 좋은 평가를 얻었던 AMD의 듀얼 코어 프로세서를 압도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과 저발열, 마지막으로 저렴한 가격을 동시에 갖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콘로 시리즈는 E6300 ~ E6850까지 선보였는데, 이 중 중간급인 E6600에 주목해야 한다. E6600은 코어 클럭 2.4GHz, 시스템 버스 1066MHz, L2캐시 4MB를 갖췄으며 65nm 공정으로 제작됐다.


이 E6600을 두 개 붙여 만든 게 바로 최초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 코어2쿼드 Q6600(코어명 켄츠필드, 이하 켄츠필드 Q6600)다. 켄츠필드 Q6600은 E6600을 두 개 붙여 만든 만큼 사양도 정확히 비례한다. 코어 클럭 2.4Ghz, L2캐시 4MB x 2, FSB 266Mhz, 65nm 공정이다. 물론 E6600을 두 개 붙인 만큼 네 개의 쿼드 코어가 독립돼 있는 구조(네이티브 쿼드코어)는 아니다. 하지만, 성능 자체는 아직까지 현역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무시무시하다.


하드웨어 커뮤니티에서 불리는 유명한 별명은 ‘켄츠할배’며, 관련 글도 아직 찾아볼 수 있다. 주로 글 내용은 부활, 현역 등의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 2007년 1월 출시돼 8년이 훌쩍 넘은 CPU가 아직도 사랑받는다는 건 분명히 뭔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켄츠필드 Q6600이 아직도 활약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또한, 제목에 ‘무한도전’이 들어가는 만큼 켄츠필드 Q6600은 3.2GHz(국민오버)로 오버클럭 후 진행했다.


테스트 PC 사양
CPU - Q6600 3.2GHz
메인보드 - ASUS P5K SE
RAM - 삼성 DDR2 6400 3GB
VGA - 잘만테크 잘만 GF GTX760 OC DDR5 2G VF10 MAX 백플레이트
SSD - 실리콘파워 Velox V55 120GB
파워 - 잘만 ZM700-GLX
쿨러 - 잘만 FX70(120mm 쿨링팬 장착)



▲ CPU 내부 정보를 보여주는 프로그램 CPU-Z. 3.2GHz로 오버클럭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을 측정하는 슈퍼 파이. 1M 결과는 16초로 측정됐다. 참고로 하스웰 G3420(코어 클럭 3.2GHz)은 13초로 측정된다.


▲ 렌더링 성능을 테스트하는 시네벤치. 314cb로 측정됐다. 참고로 하스웰 G3420은 242cb, 하스웰 G1830은 211cb로 측정됐다. 하스웰 듀얼 코어를 압도하는 성능이다. 물론, 오버클럭을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점수. 켄츠필드 Q6600과 GTX760은 4714점을 기록했다. 그래픽 스코어는 5911점, 피직스 스코어는 3960점이다. 참고로 똑같이 GTX760을 장착했지만, i7 4770K를 탑재한 시스템은 피직스 스코어가 12790점, 종합 점수 5490점이다. 두 결과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켄츠필드 시스템이 GTX760을 소화하기 부족하다는 것.



▲ 온라인 게임 피파 온라인3는 무난하게 평균 60프레임을 기록했다. 따로 벤치마크 결과를 기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 툼레이더 1920 x 1200 얼티밋 옵션은 평균 프레임 33.3을 기록했다. 적당히 옵션을 조절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배틀필드4는 1920 x 1200에 높음 옵션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 이번에는 멀티 플레이 환경에서 벤치마크를 진행했다. 맵은 오퍼레이션 로커. 32명 정원에 26명이 들어와 즐기던 상황이다. 놀랍게도 평균 프레임이 60에 가까워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다.


마치며
출시된 지 8년이 지난 ‘최초’의 쿼드코어 CPU가 이 정도였다니 놀랄 일이다. 켄츠필드 Q6600은 세월을 무색하게 만드는 멋진 성능을 지녔다. 이미 켄츠필드를 보유했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유저라면 오버클럭해 사용하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하지만 중고로 어렵게 구해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확장성에 한계가 있고, 현재는 비슷한 값에 더 좋은 대체제가 많다. 굳이 새로 살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켄츠필드가 그저 그런 CPU도 아니다. 명품은 세월이 흘러도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법. ‘켄츠할배’가 오래도록 장수했으면 좋겠다.


smart PC사랑 | 김희철 기자 tuna@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