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압과의 전쟁, CPU 오버클럭 가이드
2015-08-26 정환용기자
사실 인텔 코어 i7-4790K 데빌스캐년 프로세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념비적인 CPU다. 최초로 동작 속도 4.0GHz를 기록하기도 했고, 그 성능 또한 동급의 어떤 제품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만약 이 제품의 모델명 끝에 K가 붙지 않았다면 본 기사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지금 심정으로는 안 나왔으면 했던 기사다. 독자 여러분들은 굳이 오버클럭 안 해도 충분히 빠른 i7-4790K를 괴롭히지 말고 그냥 4.5GHz에서 만족하시길 권한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혹시 이번 호를 통해 smart PC사랑을 처음 접하는 독자 분들에게 알려드린다. 기자는 지난 호 인텔의 새 프로세서 i7-4790K 데빌스캐년을 소개하며 오버클럭에 도전했다. 수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난 시간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심기일전해 국민오버 이상의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처음의 목표는 4.8GHz, 그리고 최종 목표는 5.0GHz였다.
혹시 이번 호를 통해 smart PC사랑을 처음 접하는 독자 분들에게 알려드린다. 기자는 지난 호 인텔의 새 프로세서 i7-4790K 데빌스캐년을 소개하며 오버클럭에 도전했다. 수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난 시간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심기일전해 국민오버 이상의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처음의 목표는 4.8GHz, 그리고 최종 목표는 5.0GHz였다.
결과는 4.8GHz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게 전부였다. 4.9GHz도 기본 동작은 무리가 없었으나 고성능 게임 등 CPU의 성능을 100% 끌어내면 오래 유지할 수 없었다. 인정한다. 꾸준히 공부하고 끈질기게 시도했어야 했는데, 인내심과 지구력의 부족으로 5.0과의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 게다가 그 이후 재정비하는 마음으로 상위 수랭 쿨러로 교체하고 i7-4790K CPU를 두 개 더 구해서 수율이 좋은 제품을 골라 당초의 목표였던 5.0GHz, 그리고 가능하다면 0.1GHz를 더 올린 5.1GHz를 향해 계속 달리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9월호를 마감하기 전까지 5.1GHz의 달성에 실패하고 말았다.
데빌스캐년 네 이놈... 으어어어~
그래서 이번 호에선 CPU 오버클럭의 A to Z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아직도 PC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배수락 해제 모델 구입에 망설이고, 구입했다 해도 국민오버 수치인 10~15% 정도에서 만족하고 있다. 물론 3.5GHz짜리 CPU를 구입해 4.0GHz로 오버클럭하면 기본 4.0GHz인 CPU보다 가격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다. 하지만 같은 CPU 사용자들 대부분이 4.5를 지향할 때 꼿꼿이 4.8에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이라 쓰고 자기만족이라 읽는 바로 그 감정)을 맛본 사람들은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리게 된다. 기자가 i7-4790K의 5.1GHz에 도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준비물
CPU - 'K'가 있으면 OK
CPU - 'K'가 있으면 OK
어떤 분야든 일반인과 전문가들은 나뉘어 있다. PC도 마찬가지로 CPU의 기본 사양으로 만족사는 사용자가 전체의 90%가 넘고, 정해진 수치를 넘어 더욱 빠른 성능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그 숫자가 매우 적다. 인텔 샌디브릿지 프로세서 이후엔 기존 성능이 더욱 높아져 오버클럭의 팔요성이 줄어들기도 했다. 덕분에 굳이 같은 성능의 CPU를 별도의 쿨러와 쿨링팬을 추가하며 오버클럭을 취미처럼 즐기는 사람들에겐 '마니아'란 수식어가 따라오게 됐다.
오버클럭은 단순히 동작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수치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예상하고 그에 어울리는 쿨러를 준비하고, PC 하드웨어들을 오버클럭에 적합한 제품으로 준비한다. 수요가 많지 않고 필요 성능이 워낙 높아 같은 제품 라인업도 오버클럭에 어울리는 제품은 가격대가 두 배 이상으로 비싸기도 하다. 특히 오버클럭의 주인공인 CPU는 배수 제한이 없는 K 버전이 같은 성능의 제한 모델보다 약 10% 가량 더 비싸다. 이래저래 돈 드는 취미라 할 수 있다.
메인보드 - 최소 H97, 권장 Z97
오버클럭의 최우선 과제은 안정성이다. 오버클럭 자체가 주어진 성능 이상으로 '오버'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일반 제품보다 사용 환경과 확장성,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해야 한다. 인텔의 메인보드 칩셋은 하스웰 기준으로 크게 B85, H81, H97, Z97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오버클럭을 위해한 라인업은 Z97이 일반적인 선택이다. 기존 쿨러만으로 가져운 수준의 오버클럭만을 원한다면 H87이나 H97 칩셋 메인보드에서도 일정 수준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이 아이러니다. B85 칩셋과 Z97 칩셋 메인보드를 비교해 보면 후자가 훨씬 우위에 있고, 하드웨어 확장성이나 안정성, 하다못해 보드에 사용된 커패시터 등의 부품들이 모두 전자보다 좋은 것들을 쓴다. 오버클럭 상태에서의 안정성, 그리고 메인보드에서의 지원 여부를 위해 Z97 칩셋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오버클럭커들의 일반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오버클럭 여부를 떠나 PC 시스템의 전체적인 퀄리티 향상을 위해선 굳이 오저를 하지 않는 사용자라 해도 좋은 메인보드를 사용해야 한다. 약간은 치사하게 볼 수도 있겠으나, 결국은 비싼 제품이 제 값을 한다고 보면 되겠다. 특히 오버클럭 시도 중 시스템이 과열될 위험이 감지되면 고급 제품들은 알아서 전원을 차단하고 바이오스를 동작이 가능한 상태로 재설정해 주는 기능도 있어 안전성이 더 높다.
쿨러 - 가격은 공랭, 성능은 수랭?
사실 기자가 오버클럭을 시도하며 가장 큰 딜레마에 빠진 것이 쿨러 부분이다. 예전엔 수랭 쿨러라 하면 펌프부터 호스까지 거의 제조 수준으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수요가 지극히 적었다. 최근 몇 년새 오버클럭에 대한 인식이 더해지고 이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일체형 수랭 쿨러가 등장한 것이 수랭 쿨러의 전성기를 맞이한 계기가 됐다.
그러나 가격이 높다 해서 무조건 성능이 높은 것은 아니다. 같은 가격대에 형성된 제품이라면 당연히 수랭 쿨러를 선택해야겠지만, 현재 각 쿨러의 가격대는 공랭식 쿨러는 약 4-6만 원대가 대부분이고 수랭식 쿨러는 적어도 8-10만 원 이상을 소요해야 중저가형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적어도 성능 대비 가격대는 수랭식이 두 배 이상 비싸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오버클럭의 기준을 정해두고 해당 수준에 적합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보통 CPU의 기존 성능에서 10-15%를 올린다면 공랭식 쿨러가 적합하고, 20% 이상의 하드코어 오버클럭을 시도한다면 수랭식 쿨러를 추천한다. PC DIY에 자신이 있거나 지갑 사정에 자신이 있다면 클래식한 커스텀 수랭식 쿨링 시스템을 구성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물론 추천은 하지 않는다. 그게 얼마나 귀찮은데)
오버클럭의 3대 요소
배수, 전압, 온도
배수, 전압,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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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비가 준비됐으면 바이오스에 진입하자. 처음 설치할 때가 아니면 굳이 바이오스에 들어올 필요는 없지만, 오버클럭을 시작한 이상 지겹게 들락거려야 할 것이다. 시스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PC의 전원을 켜고 DEL 키를 연타하면 들어갈 수 있다. 바이오스는 메인보드에서 제어하는데, 최근의 메인보드들은 바이오스도 GUI를 적용해 사용이 간편해졌다. 특히 Z97 칩셋 메인보드는 오버클럭을 위한 메뉴가 따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오버클럭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세 가지다. 그 중 바이오스에서 조절해 주는 것은 CPU의 동작 배수(FSB)와 전압(CPU V-core)이다. 인텔 i7-4790K를 기준으로, 기존 설정 값은 동작 클럭 100MHz, 배수 AUTO로 저장돼 있다. 배수는 터보부스트 여부에 따라 기본 40에서 자동으로 44까지 변환된다. 오버클럭을 할 때는 변수를 줄이기 위해 동작 클럭을 고정해야 한다. 터보부스트 기능을 끄고 기본 배수 수치를 지정해 주는 것이 기초 작업이다. 기본 4.0GHz에서 4.5로 올릴 때는 이외에 전압 조절 등의 부가 작업은 하지 않아도 된다. 10% 정도의 성능 향상은 전압을 AUTO로 설정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오버클럭 수치를 15% 이상 끌어올리려면 몇 단계의 과정이 더 필요하다. 먼저 바이오스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동작 속도에 변수가 될 수 있는 기능은 최대한 배제하고, 목표 수치에서 0.1GHz 단위로 한 단계씩 접근해야 한다. 사실 오버클럭을 위해 on/off, 혹은 override 설정 등 자세한 부분의 설정도 필요한데, 이는 크게 기가바이트, 애즈락, 에이수스, MSI 등 브랜드마다 바이오스 형태와 설정이 모두 달라 하나의 기준단어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어차피 초보자의 수준에서 그나마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배수와 전압이기에 이 두 옵션을 가지고 오버클럭하는 것이다.
지난 호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i7-4790K 4.8GHz의 경우 앞선 설명과 같은 설정만으로 진행했다. 터보부스트 기능을 끄고 동작 속도 100MHz, 배수를 49로 조절했고, 전압은 4.6GHz까지는 AUTO로 가능했으나 4.7GHz부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1.350V부터 0.01V 단위로 내려가며 시도했다. 4.8GHz는 1.325V에서 처음 슈퍼파이 테스트를 통과했고, 조금씩 낮춰가며 링스 테스트 횟수를 늘려 최종 14회에서 멈출 때까지 1.295V가 테스트의 마지막 전압 측정이었다. 이 숫자는 메인보드와 CPU의 수율에 따라 절대적인 수치가 될 수 없으니, 사용자들은 배수를 고정하고 CPU V-core를 약간 넉넉하게 잡은 뒤 조금씩 낮춰가며 정상 작동을 테스트하면 되겠다. 링스 20회 테스트를 기준으로, 한 번 부팅 후 링스 테스트까지 최소 2분, 링스 테스트가 중간에 멈춘다면 30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오버클럭커들의 건투를 빈다.
더불어 기자의 i7-4790K 5.1GHz 오버클럭은 현재도 계속 시도하고 있으니, 다음 호에서 희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smart PC사랑 |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