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의 ‘맛’을 이어간다 EOS M2

2014-10-06     PC사랑
 

 
캐논의 첫 번째 미러리스 카메라인 EOS M은 사람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은 모델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평가도 엄격했다. EOS M2는 이전 모델에서 아쉬웠던 점을 개선한 새로운 제품이다. 외관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성능 향상은 확실했다.
글·사진┃김범무 기자

 
 
주요 사양
유효 화소수 약 1800만 화소
센서사이즈 APS-C 사이즈 CMOS
AF 하이브리드 CMOS AF Ⅱ 시스템
연속 촬영 속도 최대 약 4.6매/초
ISO 자동, 수동 (100~6400, H 12800)
LCD 모니터 3.0인치 터치 LCD, 약 104만 화소
메모리 카드 SD/SDHC/SDXC 카드
크기(W×H×D) 104.9×65.2×31.6mm
무게 약 238g (본체만)
문의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TEL 1588-8133
URL
<67만5000원(18-55mm IS STM 렌즈, 스피드라이트 90EX 포함)>

 
 
잠자리는 의외로 친절한 피사체다. 타이밍을 놓쳐 날아갔나 싶으면 다시 돌아와 같은 가지에 앉고는 한다. 사진 속 잠자리도 몇 번이나 자리를 떠났다가 돌아왔다.
 
 
콤팩트 카메라의 편의성과 DSLR의 성능
EOS M2는 캐논의 두 번째 미러리스 카메라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과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의 교집합을 가진 시스템이다. 캐논은 지금까지 이 두 가지 시스템에서 강자의 위치에 있었다.

그들은 미러리스 시스템 출시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통합적인 성격의 이 카메라가 자사의 제품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장고 끝에 드디어 새로운 시스템이 탄생했다. 2012년에 출시한 EOS M은 DSLR과 동일한 1800만화소 APS-C 사이즈 센서를 탑재하고 EOS 650D에서 볼 수 있었던 하이브리드 CMOS AF로 초점을 맞췄다.

EOS M은 캐논 콤팩트 카메라에서 볼 수 있었던 디자인 언어가 거의 그대로 적용됐다. 렌즈를 탈거했을 때 크기는 하이앤드 카메라 수준이다. 버튼의 배열도 비슷하다. 그래서 콤팩트 카메라 사용자가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이어서 사용할 수 있었다.

EF-EOS M 마운트는 기존 EOS DSLR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을 위한 배려였다. 이 액세서리를 사용하면 가지고 있던 EF, EF-S 렌즈를 EOS M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피드라이트도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EOS M2는 이러한 EOS M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간다. 사실 두 모델을 동시에 놓고 보지 않으면 변화를 눈치채기 어렵다. EOS M2는 이전 모델보다 더 작고 가벼워졌지만, 그 사실을 디자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부피가 8%가량 줄어들었고 무게는 24g 가벼워져서 약 238g이 됐다.

변화는 촬영 기능에서 도드라졌다. 그 중에서도 AF 성능 향상이 눈에 띈다. EOS M2에는 ‘하이브리드 CMOS AF Ⅱ’가 탑재됐다. 하이브리드 CMOS AF는 이미지 센서에 위상차 AF 센서를 넣어 AF 속도와 정확성을 높인 것이다.

이 시스템 덕분에 EOS M2는 이전 모델보다 약 2.3배 가량 AF 속도가 빨라졌다. 또한 상면 위상차 AF 영역이 가로, 세로 80%까지 확대됐다. 이전 모델은 가로 38%, 세로 26% 수준이었다. 하이브리드 CMOS AF Ⅱ는 EOS 100D를 통해서 먼저 경험한 바 있다. 이전까지 DSLR에 적용된 라이브뷰 AF는 다소 답답한 인상이었던 것에 반해 EOS 100D의 AF는 쾌적했다.
 
새로운 AF 센서 덕분에 EOS M2는 전체적으로 촬영 감각이 가벼워졌다. 어느 곳으로 카메라를 향하던 날렵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보다 즐겁게 셔터를 누를 수가 있다. 이전 모델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샷과 샷 사이의 블랙아웃 현상도 거의 사라져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

 
 
1 오래된 중국음식점의 독특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 망원렌즈의 압축효과를 살려 간판과 동그란 등을 부각되게 했다.

 
 
2 길을 걷다 문득 하늘을 보니 노랗게 진 잎과 푸른 잎의 대비가 눈에 띄었다. 별 생각 없이 촬영했는데, 다양한 색의 이미지가 완성됐다. 살짝 희미하게 처리된 노란 잎 부분과 하늘, 녹색 이파리의 대비가 캐논 카메라의 전형적인 색 처리를 보여준다.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아!’하고 감탄하고 말았다. 사진의 구도로 보았을 때 뛰어난 사진이 아니지만, 이 색깔 때문에 예제사진으로 선택했다.

 
 
3 디저트 카페 르쁘띠푸의 슈 몽블랑. 갈색이라는 한 가지 색 안에서 다양한 톤이 표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 카페 앞 테이블은 언제나 눈길이 가는 피사체다. 파스텔톤의 테이블과 그 위에 놓인 화분의 조화가 마음에 들어 촬영했다.

 
 
5 골목길을 걷다가 석류가 열린 집을 발견했다. 녹색 이파리를 배경으로 깔아 석류의 붉은 빛을 강조했다.

 
 
6 건물 외부에 드러난 철제 계단은 흔한 피사체가 아니기에 어떻게든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페인트가 벗겨진 낡은 철골의 느낌도 좋았지만, 배경의 하늘을 부각하고 싶어 실루엣으로 처리했다

 
 
7 시장 안에 강아지는 사람의 손길이 익숙해 보였다. 지붕이 있는 곳이라 고감도로 촬영했다. EOS M2는 고감도에서 샤프니스와 낮은 노이즈 중에서 후자를 선택했다. 색 표현과 낮은 노이즈가 눈에 띈다.

 
 
8 가게의 조명과 지붕에서 내려오는 일광이 섞여있는 환경에서 촬영했다.

 
 
100% 캐논 이미지
EOS M2와 함께 테스트 하기 위해 사용한 렌즈는 EF-M 55-200mm F4.5-6.3 IS STM이었다. 망원렌즈에 어울리는 피사체가 무엇이 있나 고민하다가 항공기가 적합하다 싶어 공항을 찾았다.

낮게 나는 항공기를 촬영하면서 새로운 AF 시스템의 성능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항공기, 자동차와 같이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동체추적 AF 성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특히 화면 안에 비슷한 비율로 피사체를 담아내려면 끊임없이 렌즈의 초점거리를 조절해야 하는데, 콘트라스트 AF 방식으로는 이러한 촬영이 어렵다. 콘트라스트 AF 방식은 초점거리가 바뀌면 전체 이미지의 콘트라스트 차이를 다시 검출해서 초점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위상차 AF와 콘트라스트 AF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CMOS AF는 렌즈의 초점거리에 변화가 생겨도 금새 포커스를 잡는다. 항공기는 카메라와 거리 변화가 큰 피사체 중 하나인데, EOS M2는 이러한 환경에서 문제없이 작동했다.

Wi-Fi기능이 추가된 점도 EOS M과의 차이점이다. 최근 스마트기기 환경에서 사진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카메라에서 곧바로 스마트기기로 사진을 전송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캐논 역시 이러한 시대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모델에 Wi-Fi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EOS M2는 이미지 전송뿐 아니라 카메라 원격조종을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원격조종 상태에서는 노출설정은 물론 매뉴얼 포커스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범위가 넓다.

EOS M2는 영락없는 캐논 카메라다. 종종 카메라의 기계적인 성능에 치우쳐 이미지 자체를 처리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제품에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선두를 지켜왔던 캐논의 이미지 처리 노하우가 담겨있다. 촬영한 이미지를 살펴보면 이러한 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데, 색과 노이즈의 처리, 렌즈의 보케 등 요소요소에서 지금까지 캐논 DSLR으로부터 이어져 온 일종의 흐름이 계속된다.

각각의 카메라 브랜드가 이미지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는 RAW파일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프로 사진가에게 카메라를 바꾸는 것은 단지 바디나 렌즈를 교체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 보정 데이터를 다시 구축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EOS M2는 이 카메라로 처음 사진을 찍는 사람뿐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해서 캐논 카메라를 사용했던 사람들에게 중요한 모델이다. EOS M2가 DSLR부터 이어받은 것은 단순히 센서의 크기나 화소가 아닌 사진에서 느껴지는 ‘맛’ 그 자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