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을 태블릿답게, 아이패드 제대로 활용하기
2015-10-10 정환용기자
2010년 아이패드가 처음 등장한 뒤 태블릿PC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3년이 채 안 된다. 특히 국내에는 2009년 말 아이폰3Gs의 수입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태블릿에 대한 인식도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애플과 더불어 수많은 태블릿 시리즈들이 시장에 보급되고 있고, 액세서리와 더불어 수만 가지의 앱들이 태블릿의 용도를 점점 넓혀주고 있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와 함께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는지 알아보자.
오전 7시 ? 새 잡지 과월호를 다운로드 받는다
즐겨 보는 잡지를 뉴스가판대에 등록해 놓으면 매달 업데이트 소식을 알려온다. IT잡지와 남성지를 주로 보는 기자는 마침 이번 달 영화 잡지가 올라온 걸 확인하고 다운로드 받는다. 책을 넘기며 보는 것도 좋지만, 앱으로 보는 잡지는 해당 섹션의 관련 기사나 영상도 볼 수 있어 활용도가 더욱 높다. 기자의 아이패드는 Wi-Fi 모델이지만 요즘은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 그리 불편하지 않다. 새로 업데이트되는 앱과 함께 충전 100%를 확인한 뒤 가방에 챙겨 넣는다. 오늘은 오후에 사무실에 들어가니 별도로 충전기는 챙기지 않아도 된다.
오전 8시 30분 ? 어제 못 본 예능 프로그램에 뒤늦게 웃는다
얼마 전까지는 동영상을 아이패드에 넣으려면 일일이 mp4 포맷으로 인코딩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야 했지만, 이젠 그러지 않는다. 유료 동영상 플레이어를 구매, 설치하면 인코딩하지 않은 720P, 1080i 등의 영상도 온전히 볼 수 있다. 아직 모든 코덱을 지원하는 건 아니어서 가끔 음성이 나오지 않아 황당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태블릿에 영상을 넣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으니 이 정도로 만족한다.
오전 11시 ? 신제품 발표회 내용을 받아 적는다
조금 늦게 시작한 모 업체의 신제품 발표회. 많은 기자분들이 노트북을 사용하고, 태블릿을 쓰는 사람들도 꽤 있다. ‘Pages’를 실행하고 발표 내용을 받아 적는다. 얼마 전 블루투스 키보드를 지원받아 잠시 사용 중인데, 화면에 키보드를 열어두고 타이핑하는 것보다 약간의 딜레이는 생겼지만, 제법 키보드를 두드리는 느낌이 난다. 깜박하고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지만, 타이핑하던 아이패드를 그대로 들어 필요한 장면을 촬영한다. 작성하던 문서에 사진을 불러와 그대로 붙일 수도 있어 간편하다. 기획 기사가 아니기에 촬영한 사진은 ‘iPhoto’로 간단한 편집을 거쳐 문서에 저장해 놓는다. 해당 파일은 그 자리에서 내 개인 메일로 전송해 두면 사무실에서 곧바로 편집할 수 있다. 사진 작업도 미리 해뒀으니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올리는 데 3분이면 족하다. 맥을 사용할 땐 별도로 옮길 필요도 없이, 작업하던 것을 그대로 저장하면 맥에서 곧바로 이어 작성할 수 있다.
오후 2시 ? 막간을 이용해 게임을 즐긴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지하철. 어젯밤의 패배가 문득 기억나 게임 ‘하스스톤’을 켠다. 데이터 전송이 필요해 스마트폰의 핫스팟을 켜고 연결시킨다. 그래픽이 화려한 게임이긴 해도 데이터 소모량이 크진 않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라더니, 툭하면 얼굴이 폭파되는 바람에 ‘호구들’이나 되게 생겼다. 덕분에 강림하신 지름신께서 다섯 개의 카드 팩을 남겨주셨고, 운이 좋았는지 전설 카드 하나를 새로 뽑아 이 기세로 게임에 돌입했다.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할 때쯤, 사제 안두인의 얼굴은 어제보다 더욱 너덜너덜해졌다. 이거, 다섯 팩으로는 안되겠구만.
오후 3시 ? 잠시 충전기를 꽂고 쉴 시간을 준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곧바로 충전 케이블을 꽂아 책장에 놓아둔다. 아이패드의 생각보다 큰 단점은 배터리 소모량이다. 밤새 100% 충전해 두고 오전에 e-book을 다운로드해 보고 동영상 감상, 문서 작성, 그리고 게임을 즐겼다. 사용 시간을 모두 더하면 약 3시간가량이다. 아이패드의 배터리는 100에서 45로 떨어져 있었다. 이는 아이패드 뿐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제기됐던 문제로, 단순 대기 시간을 제외하고 실제 사용량이 공지된 사용 시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 사용 시간 측정 조건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동영상 재생으로 10시간을 버틴 적은 아직 없었다. 혹시 화면 밝기와 볼륨을 최저로 놓고 화면의 움직임이 적은 영상으로 측정한 건 아니겠지? 아무튼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덕분에 기자의 집과 사무실, 가방엔 늘 충전 케이블과 보조배터리가 따라다닌다. 오늘처럼 이동이 잦아 아이패드를 쓸 일이 많아지면 100% 상태로 집을 나서도 늦은 밤 집에 돌아올 때쯤 10% 경고 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오후 7시 ? 퇴근길, 또 다른 삶의 활력을 찾는다
매주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 록밴드 합주를 즐긴 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기타 실력은 바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습을 많이 하지 못 해 혼이 나게 생겼다. 노트북에 기타 프로그램을 설치해 뒀지만 버스에서 노트북을 꺼내기엔 번거롭다. 자주 사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기본 제공되는 음악 앱 ‘개러지 밴드’의 기타 파트를 실행했다. 음악을 재생해 놓고 음을 짚어가며 맞는 코드를 찾아 기록해 둔다. 오늘 새로 연습할 곡은 솔로는 다른 기타리스트가 맡기로 했으니, 곡의 진행이 되는 리듬 파트만 숙지하면 되니 크게 어려울 건 없다. 가끔 생각나는 프레이즈가 있을 때도 개러지 밴드가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 물론 녹음해 둔 몇몇 코드 중 실제로 작곡이나 편곡에 사용한 건 없지만, 언젠가 쓰일 날이 있겠거니 하고 지우지 않고 보관해 둔다. 어차피 실수로 삭제한다 해도 아이튠즈에 백업해 뒀으니 걱정 없다.
오후 11시 반 ? 집에 가는 길, 하루 한 번
늦게 합주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오른다. 홍대에서 한 시간이 넘게 걸리니 버스에서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다.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한 걸그룹의 팬이 꾸준히 올려주는 직접 촬영한 영상들을 미리 아이패드에 넣어뒀다. 이어폰을 꽂고 팬의 마음으로 하나씩 감상한다. 오늘따라 리더의 모습에서 더욱 빛이 나는 듯하다. 과거 잠깐 아이패드 2세대를 사용할 때보다 크게 나아진 디스플레이는, FHD 화질의 영상도 깨짐 없이 선명하게 보여준다. 역시 그녀들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예쁘다. 어느 새 몇 개의 영상을 보다 보니 집 앞에 도착했다. 지루한 귀가 시간을 달래주는 건 역시 그녀들이 최고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70% 가량 남은 아이패드를 내일을 위해 방 한 쪽의 충전 케이블에 꽂아둔다. 아참, 오늘 즐겨 보는 미국 드라마의 새 에피소드가 방영됐으니 영상을 담아야 한다. 아이튠즈의 백업 데이터는 드라이브명을 지정해 둔 외장하드에 보관하고 있으니 동기화도 문제없다. USB3.0 포트에 꽂으면 약 1.1GB의 동영상 이동에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내일을 위한 준비도 끝났으니, 아이패드를 끄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누인다.
smartPC사랑 |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
PS. 하나만 더 보고 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