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의 매력, 제 값 한다 - 제닉스 테소로 로베라 슈프림

2015-11-03     PC사랑
 
20여 년 전 컴퓨터학원에서 만져봤던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다. IBM이었던 브랜드와 묵직했던 무게만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 다음엔 대학 시절 발표를 위해 영상편집실을 찾았을 때 잠시 만져봤고, 몇 년 전 이곳에 입사한 뒤로는 꾸준히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만져보고, 써보고 있다. 주로 체리의 MX 스위치였던 데 반해 제닉스 시리즈 중 몇몇 제품들에선 카이화(Kaihua)의 ‘카일’(Kailh) 스위치를 채택했다. 신제품 ‘테소로 로베라 슈프림’을 통해 체리 MX 축과 카일 축을 본격 비교해 봤다.
 

 
기계식, 멤브레인, 다시 기계식?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현재 ‘명품’이라고까지 불리는 IBM의 M-1391401 키보드. 윈도우 키, 문서 키가 없고, 타이핑할 때 손목에 무리가 덜 가도록 안쪽으로 약간 휘어 있다.
 

과거 독일의 체리, 일본의 알프스, 후타바 등의 제조사들이 키보드 스위치를 만들었지만, 1990년대 저렴한 멤브레인 키보드가 시장을 휩쓸며 시장이 급격히 작아졌다. 2010년 무렵 기계식 키보드가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는 체리社의 MX 스위치를 사용한다. 멤브레인이나 펜타그래프, 무접점 정전용량 등 여러 방식이 있지만, 기계식의 인기가 높아지며 사용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기계식 키보드는 저가형 키보드에 비하면 가격대가 10만 원대 전후, 높게는 후반까지 형성돼 있어 학생들이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다. 또한, 기계식 키보드가 무조건 키보드의 정상이라고 할 수만도 없다. 노트북 특유의 낮은 타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멤브레인의 두루뭉술한 느낌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기계식에서 리얼포스, 해피해킹 등의 마니아 클래스로 넘어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얼마나 적응하느냐의 차이다.
 
기자는 한동안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쓰다가 2년여 전부터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에 빠졌고, 현재는 갈축(갈색 키축)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청축은 시끄럽고 적축은 너무 가벼워 갈축과 흑축 중 클릭감이 좀 더 잘 느껴지는 걸 선택했다. 일반 키보드는 큰 상관이 없지만,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한다면 반드시 네 가지 컬러의 스위치 키보드를 사용해 보고 결정하기 바란다. 청색, 적색, 흑색, 갈색 모두 제각각 특징이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변칙이라 불리는 백축, 회축, 녹축도 있지만 수요가 거의 없으니 제외한다)
 
 
카이화 ‘카일’ 키스위치는?
 
카이화는 중국의 부품 업체로 스위치를 주로 생산한다. 올해 초 레이저가 자체 키스위치를 카일 키스위치로 생산하며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현재 제닉스의 몇몇 제품에 카일 축이 사용되고 있다. 스위치의 종류는 청축, 적축, 갈축이 있으며 형태는 체리 MX와 비슷하다.
 
 
 
 

두 키스위치의 청축을 비교했다. 좌측이 카일, 우측이 MX 스위치다. LED 전구의 형태와 전구 장착부의 하우징이 약간 다르다. 키의 압력도 MX의 같은 컬러 스위치보다 평균 약 10gf 정도 무겁다.
 
 
테소로 시리즈의 신작, 로베라 슈프림

 
 
테소로 시리즈의 상징과 같은 철판 무늬. 로베라 슈프림은 오른쪽 위에 3개의 상태표시등이 있고, 좌우에 하나씩이 더 배치됐다. 좌측은 게이밍 모드, 우측은 레코드 모드로 버튼 기능을 겸한다. 게이밍 모드는 윈도우 키를 잠그고 레코드 모드는 하단의 H1~H3 버튼에 매크로를 설정하는 버튼이다. 전용 S/W로 설정 및 관리하기도 편하다. 또한, 보통 wasd 네 개의 추가 키캡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방향 키 4개, 펑션 키, esc 키 등 총 10개의 여분 키캡을 제공한다. 동봉된 키캡 리무버는 키캡을 좌우보다 상하로 잡아야 제거가 용이하다.

 
하단 스페이스바 아래쪽에 있는 세 개의 H 버튼은 하드웨어 매크로 키다. 레코드 버튼으로 총 세 가지의 매크로를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키보드 자체에 저장할 수 있다. 기자는 자주 이용하는 웹사이트 세 곳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Tab 키와 Enter 키를 조합해 버튼 하나로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배치해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하단 스페이스바 아래쪽에 있는 세 개의 H 버튼은 하드웨어 매크로 키다. 레코드 버튼으로 총 세 가지의 매크로를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키보드 자체에 저장할 수 있다. 기자는 자주 이용하는 웹사이트 세 곳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Tab 키와 Enter 키를 조합해 버튼 하나로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배치해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카일 청축(위)과 레이저 블랙위도우의 체리 MX 청축을 비교해 봤다. 자세히 보면 클릭감을 결정하는 키 하단의 홈이 약간 다르게 생겼다. 카일 키의 홈이 좀 더 좁다. 찰칵거리는 클릭음은 카일 키가 약간 덜해 소음이 적어 눈치가 덜 보인다. 클릭 감도는 MX가 좀 더 경쾌했지만 특유의 소리가 약간 크게 들렸다.
 

각도 조절 힌지는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의 습관에 맞춰 편한 각을 찾으면 된다. 기자가 쓰는 키보드는 두꺼운 편이어서 힌지를 사용하지 않는데, 로베라 슈프림은 낮은 힌지를 높여야 편하게 타이핑하는 각이 만들어졌다.

 
제원
인터페이스 : USB
측면배열 : 스텝스컬처2
키스위치 : 카일 청축(클릭),갈축(넌클릭),적축(리니어)
키 수명 : 5천만회
키 입력 : 6키/무한 동시입력
키 숫자 : 104키
백라이트 : 풀컬러 LED
부가기능 : 6키 멀티미디어 컨트롤, 3키 하드웨어 매크로
크기 : 440 x 150 x 35 mm
무게 : 1.27kg
 
 
smartPC사랑 |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