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번쯤 해볼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i7-4790K 오버클럭 게이밍 PC

2016-03-03     정환용기자

적어도 분기별로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오버클럭에 대한 얘기를 해 왔다. 어느 분야에서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요즘, CPU의 동작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저비용 고효율의 기본 원리를 넘어 PC 유저들의 일종의 취미처럼 변모해 왔다. 더불어 메인보드의 성능과 함께 BIOS의 인터페이스도 사용자가 더욱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도록 발전하기도 했다. K 버전과 일반 버전의 제품이 같은 값은 아니지만, 적어도 비용 대비 성능을 한 계단이라도 올라설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니, PC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 항목에 ‘오버클럭’을 추가해 보는 걸 권한다. 지난해 출시된 인텔 코어 i7-4790K 프로세서가 수율이 괜찮은 편이어서 더욱 추천하고 싶다.
 
기자의 지인 중 한 명은 조립PC를 판매하는 용산의 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장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고, 온라인 쇼핑몰과 오픈마켓에서 매출의 대부분이 나온단다. 넌지시 물어보니, 요즘 조립PC를 주문하는 사람들의 평균 구매 가격대가 꽤 높아졌다고 한다. 지인에 따르면, 1~2년 전에는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까지 포함해 100만 원을 넘기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고, 본체 가격은 60만 원대 제품이 가장 잘 팔렸다. 그런데 최근에는 매장에서 제안하는 스펙보다 주문자 스스로 조합한 본체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고, 그 대부분이 70~80만 원대를 호가한다. 때로는 2개 이상의 VGA를 조합해 본체에만 백 수십만 원을 투자하는 경우도 적잖이 있다고 한다.
 
반면 낮은 가격대의 엔트리급 PC를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격대는 오히려 좀 더 낮아졌다고 한다. 50만 원 전후의 사무용 PC가 가장 잘 팔리고, 40만 원대의 슬림 PC도 예전보다 판매량이 늘었다고. PC 업계에도 양극화가 점점 강해지는 추세라는 말을 당사자를 통해 들으니 더욱 실감이 났다. 기자를 비롯해 smartPC사랑 독자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낮은 가격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고성능·고비용의 PC만을 추천할 순 없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아직 모든 데스크톱을 통틀어 가장 높은 비율은 아직 사무용 PC다. 게임을 좋아하는 우리들은 고성능 PC 시장의 저변이 조금씩이나마 늘고 있는 지금에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호는 위와 같은 맥락으로(또한 기자의 지향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기획안의 통과로) 주구장창 주장하던 오버클럭 PC 시스템을 소개한다. 인텔 코어 i7-4790K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어떤 게임도 고급 옵션으로 즐길 수 있는 사양이다. 게다가 오버클럭이 가능하도록 K 모델과 Z97 칩셋 메인보드를 조합해 PC 성능을 한 층 더 끌어올릴 여지도 충분하다. 오버클럭 자체가 목표는 아니지만, 국민오버 수치만 적용해도 CPU의 속도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여기 소개된 하드웨어를 조합하면 2월 중순 현재 인터넷 구매로 약 120만 원대의 비용이 소요된다. 개별 부품을 최저가 판매처에서 구입하면 몇 만 원정도 더 아낄 수도 있고, 한 매장에서 조립 및 오버클럭 세팅까지 맡기면 골머리를 앓을 일이 없어진다.
 
 
CPU - 인텔 코어 i7-4790K 데빌스캐년
 
 
 
i7-4790K는 4코어 8스레드, 기본 4.0GHz에 터보부스트 4.4GHz로 작동하는 오버클럭커들의 인기 프로세서다. 기자가 지난해 수차례 5.1GHz 오버클럭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4.9GHz에서 만족한 때가 있었는데, 쿨러의 성능과 함께 ‘뽑기 운’이라고도 하는 CPU의 수율이 좋다면 5GHz 오버클럭도 가능하다. 속도 증가에 따라 부동소수점 연산능력이 향상되고, 이는 곧 게임 구동에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적어도 4.5GHz, 가능하다면 4.8GHz까지 끌어올려보는 건 어떨까?
 
 
RAM - 크루셜 Ballistix 오렌지블루 8G(4X2)

최근 쿨러나 PC 내부 디자인에 LED 컬러를 적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수랭식 쿨러 사용자들은 냉각수와 내부 LED 컬러를 통일해 멋을 더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기도 했다. 마이크론의 ‘발리스틱스’는 레드그린, 오렌지블루 등 2가지 옵션으로 RAM 방열판의 상단에 컬러 LED가 장착돼 있다. 제품별로 두 가지 컬러가 적용되는데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발광 스타일을 지정할 수 있어 오버클럭커들에게 인기가 높다.
 
 
M/B - 에즈락 Z97X Killer
 
H97 칩셋에서도 제한적인 오버클럭은 가능하지만, 역시 1150 칩셋 프로세서의 오버클럭용 메인보드는 Z97 칩셋 제품이 제격이다. 에즈락의 ‘Z97X Killer’는 특히 오버클럭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프로세서와 RAM의 전원부에 차세대 모스펫이 적용돼 안정적인 전원 공급으로 오버클럭에 안정성을 더해준다. 최대 12,000시간의 수명을 자랑하는 커패시터 수명도 여타 커패시터 대비 20% 향상된 것. SATA M.2 SSD 장착과 SATA-Express를 지원하고, 전원 off 상태에서도 USB 전원이 공급되는 앱 차저와 보기 편한 BIOS UEFI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VGA -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960 SOC D5 2GB G1 게이밍
 
GTX960은 가장 최근 출시된 엔비디아의 GTX900 시리즈의 막내다. 기가바이트는 GTX960을 세 가지 콘셉트로 출시했는데, 본 PC에 장착한 것은 상위 라인업인 G1 게이밍 버전이다. 1024개의 쿠다 프로세서, 기본 1241MHz-부스트 1304MHz 속도, 2GB 메모리 등 20만 원대 중반의 가격을 상회하는 성능을 내 준다. 128bit인 것이 약간 아쉬운데, 그래도 2K 해상도로 게임을 구현하는 데엔 문제가 없다.
 
 
SSD - 트랜센드 MTS400 256GB M.2

지난 호에서 소개한 트랜센드의 M.2 SSD ‘MTS400’ 256GB 제품을 선택했다. 42mm 길이로 매우 작아 메인보드에 장착해도 타 하드웨어와의 간섭이 없다. 읽기 532MB/s, 쓰기 320MB/s 속도로 HDD보다 월등히 빠르고, OS 및 프로그램 설치에 적합해 차세대 SSD의 대세로 기대된다. 단, 이 제품은 SATA 인터페이스이고, 제품에 따라 PCIe 인터페이스인 M.2 SSD도 있다. 메인보드에서 둘 모두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둘 중 하나만 지원하는 것도 있으니 구매 전 이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쿨러 ? 잘만 CNPS9800 MAX

오버클럭 P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냉각이다. 아무리 뛰어난 수율로 속도를 20% 이상 끌어올린다 해도, 그에 따라 상승하는 온도를 잡지 못하면 별무소용이다. 일체형 수랭식 쿨러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지만, 아직은 공랭식 쿨러의 성능 대비 가격이 낮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잘만 CNPS9800 MAX는 전작 CNPS9900 MAX에서 사용자들이 치를 떨었던 육각 나사가 일반 십자 나사로 변경돼 조립 난이도가 대폭 낮아졌고, 그동안 지적받았던 부분들을 개선했다. 전작 대비 냉각 성능은 95% 정도로 보면 되지만, 특유의 쿨링팬 회전 소음은 단점이다. 동봉된 4핀 저항 커넥터를 연결해 속도를 낮추면 소음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냉각 성능도 떨어지니 신중하게 선택하자. 4만 원대의 가격으로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i7-4790K 노멀 시스템 성능
 
 
 
시네벤치 R15 CPU 테스트 결과. 820cb로 나타난 수치는 인텔 하스웰-E i7-5930K가 1070cb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70% 가량 더 비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편이다.

 
CPU 쿨러를 장착하고 100% 가동할 때의 온도를 LinX 프로그램 구동 중 체크했다. 테스트 프로그램의 특성상 낮게는 58℃, 높게는 94℃까지 온도가 상승하는데, 고온에서의 진폭이 넓지 않아 평균 온도는 약 73℃ 정도다. 아이들 상태에선 20℃를 웃도는 정도로 낮아지기도 하니, CNPS9800 MAX의 쿨링 성능은 제법이다.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을 체크하는 LinX.(ver. 0.6.5) 속도가 빠를수록 게임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20회 테스트 중 10회를 진행한 결과, 2,3회차까지는 Gflops 수치가 출렁이다가 159Gflops 정도에서 안정된 연산능력을 보여줬다.

 
4.5GHz로 오버클럭한 뒤의 LinX 테스트 결과. 안정성 체크를 위해 20회까지 유지했다. 평균 181Gflops로 부동소수점 연산속도가 약 13% 가량 향상됐다. 이 프로그램만으로 오버클럭의 성능 향상을 단정 지을 순 없으나, 4.5GHz 오버클럭 시 전체적으로 약 8%의 성능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smartPC사랑 |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