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사용기]손목 위의 체성분분석기 INBODY, 인바디밴드
2016-04-07 우민지
키와 나이 성별 등을 입력한 후 기기에 맨발로 올라가 서서 메탈로 된 손잡이를 잡으면 체중과 체지방량, 근육량, 체질량지수 등의 수치가 나오는 기기를 체성분분석기라 한다. 헬스클럽이나 내과, 한의원 등의 병원에 많이 비치돼있기 때문에 직접 측정해본 적은 없더라도 한 번 쯤 접해본 적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이 체성분분석기를 가리켜 많은 사람들이 ‘인바디’라고 칭한다. 일본과 한국이 스테이플러를 오랫동안 스테이플러 제조 회사 중 하나인 ‘호치키스(EH Hotchkiss)’로 불러왔듯이. 인바디(INBODY)는 오랫동안 체성분분석기 시장의 강자였던 일본을 제치고 전문가용 체성분분석기의 시장점유율을 높여온 글로벌 종합헬스케어기업이다. 기업의 이미지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인바디를 외국기업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인바디는 엄연히 우리나라의 강소기업이다.
그러한 인바디가 이번 2015 CES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국내외 많은 언론들의 관심을 받았다. 인바디가 CES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지금까지 받아왔던 관심을 훨씬 상회하는 뜨거운 반응이었다고 한다. 2015 CES에서 인바디가 선보인 웨어러블 기기가 체성분 분석 기능을 내장한 최초의 웨어러블 기기였기 때문이다. 바로 그 웨어러블 기기, 인바디의 회심의 역작 인바디밴드(Inbody Band)를 소개한다.
외형과 디자인
인바디의 인바디 밴드의 외형은 다른 웨어러블 밴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바디 밴드의 크기는 69×104×18.8mm(W×L×H)이며, 메인유닛의 두께는 12mm이다. 시장에 출시된 거의 대부분의 웨어러블 밴드들은 메인유닛을 제외한 밴드를 교체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돼 있다. 그리고 색상이나 밴드소재 등을 소비자가 상황과 패션에 맞게 선택해 변경 할 수 있게끔 한다.
하지만 인바디 밴드는 밴드 부분을 탈착 할 수가 없다. 체성분 분석 결과의 정확도를 위해 유닛과 밴드와의 각도를 고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유닛과 밴드가 연결되는 부분에서부터 약 1cm 부분까지 각도가 휘어지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돼있다. 이로 인한 착용 시의 불편함은 없었으며, 이 덕분에 인바디 밴드를 착용하였을 때 전극이 꽤 일정한 부분에 위치하게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바디는 스타일이라는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인바디 밴드를 총 10가지 색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컬러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여성 사용자에겐 흰색이나 분홍색을 추천한다. 제품이 아름답고 깔끔한 것은 물론이고 쉽게 오염되는 밝은 색상을 선택하더라도 인바디 밴드가 방수등급 IP56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밴드 부분을 물세척할 수 있다. 또 밴드부분에 사용되는 재질은 ROHS 요건을 만족하는 재질로 피부에 안전하다.
제원과 기능
인바디 밴드가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된 제품이 아니다 보니 이번에도 기자가 사용한 제품은 프로토 타입이다. 인바디 밴드는 3월 국내에 선보일 예정으로 아직 정확한 출시일자는 잡히지 않았다.
인바디는 인바디 밴드에 탑재된 칩의 사양에 대해서 밝히고 있지 않다. 인바디 밴드가 탑재한 디스플레이는 OLED로 넓은 시야각과 빠른 응답속도를 갖고 있어 화면에 잔상이 남지 않고, 낮은 전압에서도 구동이 가능하며, 전자잉크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화면 확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바디 밴드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개선 할 필요가 있다. 인바디 밴드 유닛의 크기는 35.5×19mm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여타 웨어러블 밴드의 유닛 크기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유닛 내부에 담긴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11.3×5mm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이 작은 디스플레이 안에 주요한 정보들을 살뜰히 담아내고 있지만, 좀 더 많은 정보를 담아내기 위해선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커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군다나 인바디 밴드가 센싱하고 생성해 내는 정보가 적지 않은데 비해, 이러한 정보를 인바디 밴드에서 바로 확인하지 못하고 인바디 전용 앱을 통해서야 온전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인바디 밴드에 내장된 배터리 용량은 55mAh이다. 인바디 측에선 인바디 밴드의 사용시간을 7~10일로 보고 있는데, 실제 사용해 본 결과 2~3일 정도면 방전이 되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이 돼있지 않은 상황에선 방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이보다 더 줄어든다.
활용도 높은 인바디 애플리케이션
인바디 애플리케이션은 인바디 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운동·식사 데이터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건강관리 앱이다. 인바디 밴드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시켜야 정확한 체성분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앱을 설치하는 것은 필수다. 앱에 키와 몸무게 성별을 입력한 후 인바디 밴드로 체성분 분석을 하면 근육량, 체지방량, 체지방률, BMI 수치를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단순히 측정된 수치만을 나타내 주는 것이 아닌 체성분 수치에 대한 해석까지 해주기 때문에 데이터를 따로 분석해주는 전문가 없이도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인바디 밴드가 센싱한 운동량 데이터도 앱에 반영되는데, 이 때문에 가정용 인바디를 이미 갖추고 있는 사용자들도 인바디 밴드에 대한 구매 문의를 많이 한다고 한다.
인바디 애플리케이션이 가지 또 하나의 장점은 식사 데이터가 한국 식단에 맞게 구성돼있다는 것이다. 외국의 헬스케어기업에서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은 파스타나 각종 샐러드의 칼로리 데이터는 갖추고 있어도 김치찌개나 냉이된장국의 칼로리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식사를 기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인바디 애플리케이션엔 온갖 한식 데이터가 즐비하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이 생산한 인스턴트 제품 데이터도 갖추고 있다.
인바디 앱은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점수로 환산해서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것이 이른바 ‘인바디점수’인데 이 수치는 인바디 랭킹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점수가 표준정규분포도에 위치해 있어 상위 몇 퍼센트인지 하위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인바디점수의 평균은 67점으로 설정돼 있는데 이보다 점수가 낮으면 자신의 체질량 지수가 평균보다 못하고, 이보다 높으면 평균보다는 건강한 축에 속한다는 일종의 위안과 각성을 얻을 수 있다. 인바디의 관계자가 전한 바에 따르면 여러 가지 데이터가 적용되기 때문에 점수 계산이 복잡하지만 큰 틀에서 놓고 보면 80점을 기준으로, 본인 키와 체중을 상정해 평균보다 체지방이 많으면 1점 감점, 근육량이 많으면 1점 가점해 계산된다고 한다.
데이터의 정확성
인바디 밴드엔 가속도 센서가 탑재돼 있어 사용자의 보행수를 꽤 정확히 측정해준다. 보다 정확한 운동 데이터를 얻기 위해 인바디 밴드 내의 가속도계의 X축과 Y축의 흔들림으로 측정된 보행 횟수가 17회가 넘어가야 데이터로 반영돼 사용자에게 보여진다고 한다. 즉 17회 미만으로 보행 시 센서의 움직임으로 보행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지만 수치에 반영하지는 않고, 열일곱 걸음에서부터 보행 걸음 수치에 ‘+17’ 로 반영돼 그 이후 보행을 꾸준히 기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바디 밴드가 보여줘야 할 가장 정확한 데이터는 무엇보다도 체성분 분석 수치이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전문가용 인바디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인바디 밴드의 정확도는 90 이상이라 한다. 전문가용 인바디와 인바디 밴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신체 부위별 데이터를 알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다. 즉 전체적인 체성분 분석 결과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전문가용 인바디는 신체 어느 부위에 지방이 더 분포하고 어디에 근육이 더 많은지 까지 체크되는 반면 인바디 밴드엔 이 기능이 없다.
결론: 인바디만이 낼 수 있는 웨어러블
인바디 밴드의 국내 출시 가격은 198,000원으로 예정돼 있다. 문자, 메신저, SNS 수신 기능을 담고 있지 않다는 점은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될 인바디 밴드2에서 이러한 기능들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하지만 인바디 밴드의 가격이 과하다고 볼 순 없다. 인바디에서 출시한 가정용 체성분분석기의 가격과, 운동량을 체크해주는 일반 웨어러블 밴드의 가격을 상정하면 인바디 밴드의 가격은 오히려 합리적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용 인바디 제품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이 온라인에서 21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니, 집에 멀쩡히 잘 돌아가는 체중계를 가지고 있는 이라면 정확성이 의심되는 저가형 체지방측정기보다 인바디 밴드를 선택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
*참고의 말씀
해당 기사는 2월에 작성됐으며 smart PC사랑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3월 출시 예정이었던 인바디 밴드가 출시를 미루고 제품 업그레이드와 많은 보완을 거쳤기 때문에 해당 제품이 당시의 프로토 타입 제품과는 많은 차이가 있게 되어 알려드립니다.
우선 기사작성 당시엔 포함되지 않았던 문자, 메신저, SNS 수신 기능의 일부가 3월 경 탑재됐습니다. 업데이트 된 인바디 애플리케이션에서 해당 기능 설정을 통해, 전화와 SMS 수신 여부를 인바디 밴드로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프로토 타입의 인바디 밴드가 밴드 교체가 불가했던 반면, 개선된 인바디 밴드에선 밴드 교체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출시 가격 또한 당시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 책정으로 180,000원이었기 때문에 198,000원이 맞지만, 현재는 인바디가 가격정책을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180,000원으로 변경해 공식 소비자 가격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Smart PC사랑 | 우민지 기자 woominge@ilovepc.charislauren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