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오피스젯 프로 L7580-아직도 복합기의 진화가 남았던가?

2007-07-13 PC사랑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은 진화하기 마련이다. 가까운 미래를 겨냥해 개발한 기술도 얼마 지나지 않아 옛 기술로 둔갑하는 속도감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 기술을 접목해서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오죽할까마는 만들어진지 겨우 한두 달만 지나도 구형이 되는요즘 세상에서 명품 소리 들으며 오래 버틸수있는그런제품은이제손에꼽을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과연 복합기에 아직도 진화할 것이 남았느냐는 점이다. 인쇄와 복사, 스캔, 팩스 같은 굵직한재주들은 이미 오래 전에 다 채워놨지만,그래도 복합기는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물론 같은 재주라도 기술이 계속 진화를 거듭하다보니 복합기 안의 기술적 진화는 계속이어진것이다.

확장형 프린팅 기술, 좀 더 진화하다
HP 오피스젯 프로 L7580은 최근에 진화한비즈니스복합기다.
L7580은 종전 오피스젯처럼 4색 분리형 헤드를 쓴다. 사진을 뽑는다면 6색 잉크를 썼겠지만, 컬러 문서를 중심으로 두다보니 4색 헤드와 잉크만 넣은 것이다. 사실 헤드와 잉크 전송, 잉크 절약 기술은 이미 2005년도에 나온 확장형 프린팅 기술을 그대로이어받은 것이라 특별한 것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쇄 시스템에서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완충장치를 붙였다는것이다.

자동차의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장치(suspension)처럼 L7580에 들어간 완충장치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잉크젯 복합기나 프린터는 헤드가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인쇄를 해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진동과 소음이 정말 크다. 이전 오피스젯 프로 데스크탑 프린터와 복합기도 똑같은 문제를 겪었고 많은불만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L7580은 헤드의 빠른움직임 때문에 생기는 진동과 소음을 완충장치가어느 정도 줄여줌으로써 문서를 뽑을 때마다 책상이 흔들거리는 문제를 조금은 해결했다. 물론 고속인쇄에서는 여전히 충격이 있지만, 그래도 종전 비즈니스 잉크젯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충격이 줄어든 만큼 헤드가 움직이는 소음보다 종이를 밀어내는롤러소음이더크게들린다.

인쇄 성능, 제원보다는 약간 떨어져
PC에 드라이버를 깔고 L7580을 연결해 인쇄할 준비를 마쳤다. 연결은 USB로 하거나 네트워크로 해야 할 수 있지만,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USB를 택했다. 하지만 USB로 연결할 때 PC마다 다른 USB장치를 쓸 수 없는 일도 있으니 네트워크로 연결할것을 권한다. 사실 네트워크로 연결해도 속도 차는크게느껴지지않는다.
K550이 비즈니스 잉크젯 프린터의 전설이 된 것은잉크젯임에도 그 무시무시한 인쇄 속도 때문이었다. 바람을 가르며 그라운드를 잽싸게 달려가는 신의 아들처럼 K550은 그 표현이 딱 어울리는 엄청난 인쇄 실력을 자랑했다. 오죽하면 뒤에 인쇄된 문서가 먼저 인쇄된 앞장이 배지함에 내려앉기도 전에 나오면서 그 앞에 끼어버리는 황당한‘시추에이션’까지나왔을까.
PDF 표준 문서를 초안 모드에 맞추고 흑백과 컬러로 한 장을 걸면 11초와 12초 사이에 인쇄된 문서를내뱉는다. 여기까지는 큰 차이점이 없는데 1분당 몇장을 뽑는지 봤더니 흑백과 컬러 모두 18장 정도다.
색상 모드가 어떻든 간에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25장 안팎이었던 K550과 비교하면 속도가 좀 떨어졌다. 그래도 인쇄된 문서의 앞뒤가 서로 뒤바뀌는 현상이생기지않은것은오히려다행이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내듯 인쇄 성능을 확인한 김에 복사 성능도 함께 살폈다. 자동 급지 장치에 여러 장의 문서를 올려두고 고속 품질로 컬러 복사를 걸었더니 종이를 스캔하고 복사되는 데까지 20초 정도걸렸다. 연속 복사를 걸어도 제원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복사를 할 때 확대와 축소를 할 수 있는데, 이용자가 25~400% 범위안에서 그비율을직접 정할수 있다. 또한 두 장의 문서를 한 장으로 모아 찍는재주도쓸만하다.

스캐너 이용한 문서 활용 도구는 충분해
오피스젯 프로 L7580은 성능보다 얼마나 더 문서효율성을 높이느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인쇄와복사, 스캔, 팩스 등을 많이 활용하겠지만, 업무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세세한 기능이 무엇이냐를살펴야할것같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 볼 것이 스캔이다. 요즘 나오는복합기들은 스캔 기능이 좀더 다채로워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캔한 문서를 어떻게 쓸 것이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서 스캔을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고, 스캔한 문서를 더빠르게 쓰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때다. L7580처럼 문서를 다루는 비즈니스 복합기들은 더더욱중요하다.
L7850은 스캔한 문서를 e-메일이나 페인트, 어도비 이미지레디, 포토스마트 쉐어 같은 이미지 프로그램 등으로 바로 보낸다. 메모리카드가 꽂혀 있으면 바로 메모리카드에 담기도 한다. 또한 윈도 XP나 비스타에 들어 있는 워드 패드로 보내는 재주도있다. 이는 스캔한 문서의 글자 하나하나 해석해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것이다. 때문에 스캔한 문서 안의 내용을 텍스트로 다시 옮겨야 할 때 그 수고를덜어 준다. 물론 인식률이 100%는 아니어서 워드패드로전달된문서를이용자가편집해주어야한다.
여러 장을 문서 스캔할 때 자동 급지 장치를 이용하면 편하다. 한 번에 50장까지 올려두고 연속 스캔을할 수 있다. 다만 자동 급지 장치가 종이를 잘 빨아들이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면서 용지를 다시 올려달라는 메시지가 뜰 때가 있다. 아마도 초기 생산품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로 보이는데 서둘러 개선해줄것이라믿는다.

L7580이 복합기이기는 하지만 사진을 뽑는 재주도있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카드 리더에 사진이 들어있는 메모리카드를 꽂은 뒤 인덱스 시트를 출력해서 출력을 원하는 사진에 체크 표시를 한 다음 스캔을 하면 L7580이 알아서 사진을 찾아내 인쇄한다.
사실 4색 잉크라 아주 세밀한 사진을 보기는 어렵지만, 보기에 나쁜 사진을 뽑지는 않는다. 스스로사진을 보정해 출력하는 재주도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진을 바로 팩스로 보내는 재주가 빠진 점인데, 다음에이기능을추가해줄것을건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