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 입문
과거 멤브레인 키보드는 단순히 ‘컴퓨터를 사면 함께 끼워져 오는 부품’ 정도였다. 따로 키보드를 사는 건 게임을 즐길 때 동시입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도며, ‘키감’ 때문에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데 최근 기계식 키보드가 주목받고 있다. 뛰어난 타건감을 지닌 기계식 키보드가 최근 가성비까지 갖춘 것. 이번 호에서는 기계식 키보드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김희철 기자기계식 키보드란?
기계식 키보드는 각각의 키에 키스위치가 내장된 방식의 키보드를 말한다. 키스위치는 스프링을 내장하고 있으며, 누르면 PCB 기판에 접촉돼 해당 키의 입력신호가 전달된다. 가격대가 최소 6만 원부터 시작해 키보드치고 비싼 가격이지만, 평범한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보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더 낫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멤브레인 방식보다 뛰어난 키감이다. 고무를 누르는 느낌인 멤브레인에 비해 기계식 키보드는 구분감이 명확해 좋다.
키스위치에 따라 키감이 변한다
기계식 키보드는 키스위치에 따라 키감이 변한다. 기계식 키보드의 대표 주자인 체리 MX 스위치로 알아보자. 키스위치는 키가 눌리는 방식에 따라 클릭, 넌클릭, 리니어 방식으로 나뉘며, 간단하게는 스위치 색깔을 보고 구분할 수 있다. 색깔은 청색, 갈색, 적색, 흑색, 백색 등으로 나뉘며, 이 색깔 뒤에 ‘축’을 붙여 청축, 갈축, 적축, 흑축, 백축 등으로 구분한다.
청축(클릭)
키압 50g±15g. 구분감 있음. 스위치를 누르면 슬라이더가 내려가면서 중간 슬라이더를 밀어 잠깐 붙어서 같이 내려가다가 돌출 부분을 지나는 즉시 붙어 있던 게 풀려 짤칵 하는 소리와 함께 중간 슬라이더가 먼저 내려가 버린다. 이 소리는 굉장히 경쾌하며 구분감도 확실해 가장 기계식다운 특성을 갖췄다. 즉, 입문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소음이 심해 주변 환경을 따져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갈축(넌클릭)
키압 45g±20g. 구분감 있음. 슬라이더가 통으로 돼 있어 짤칵 하는 경쾌한 소리는 나지 않는다. 단, 돌출 부분이 있어 소리가 나며 구분감을 느낄 수 있다. 청축에 비해 조용한 편이며 구분감도 그대로 갖춰 기계식 키보드 중 사무용에 적합하다. 단,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보다는 당연히 시끄럽다.흑축(리니어)
키압 60g±20g. 구분감 없음.
돌출 부분이 없어 걸리는 느낌이 없다. 즉, 구분감이 없고 누르면 한방에 훅 내려간다. 소음도 적고 다른 스위치보다 키압이 높아 반발력도 높다. 즉, 손가락 힘이 타 스위치보다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게 꼭 단점은 아니다. 누를 때 심심하지 않고, 빠른 연타가 필요한 게임을 즐길 때 적합하다.
적축(리니어)
키압 45g±20g. 구분감 없음.
적축은 흑축을 가볍게 만든 스위치다. 흑축과 같은 리니어 방식으로 구분감이 없고 누르면 한방에 훅 내려간다. 소음도 적다. 단, 가볍게 만든 만큼 손가락 힘을 많이 들일 필요가 없다. 덕분에 살짝 눌러 타이핑하는 구름 타법이 가능하다.
키캡 놀이가 가능하다
기계식 키보드를 고르는 재미 중 하나가 키캡이다. 키캡을 자유롭게 바꿔 끼울 수 있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다. 키캡 소재는 크게는 ABS, PBT, POM으로 나뉘며 특성도 다르다. 우선 POM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자. POM은 PBT보다도 내구성이 뛰어나다. 단 ABS나 PBT처럼 쉽게 보기는 힘들다.
키캡 각인 방식
키캡 각인 방식은 염료승화 방식, 레이저 각인, 이중사출 방식으로 나뉜다. 염료승화 인쇄는 고온으로 가열된 염료를 키캡에 침투시켜 각인을 넣는 방식이다. PBT 키캡이 내구성이 좋아 고온에 버틸 수 있어 사용되며, 각인에 의한 촉감 변화가 없다. 레이저 각인은 말 그대로 레이저로 키캡 표면을 녹여 각인하는 방식이다. 키캡 표면이 레이저를 맞고 변형돼니 각인과 배경 부분에 촉감 차이가 있다.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보강판
최근 발매되는 기계식 키보드는 대부분 묵직하다. 이는 키보드 내부에 보강판이 삽입됐기 때문이다. 이 보강판의 유무에 따라 키감이 달라진다. 보강판이 있으면 안정감이 좋고 키감이 단단하다. 또한, 보강판의 재질(아크릴, 철판)에 따라 차이도 난다. 그러나 이게 필수는 아니다. 체리 사의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아예 보강판이 없는 기계식 키보드도 있다.
기계식 키보드를 고르는 방법
이제 기계식 키보드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기계식 키보드의 용도를 알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게임이나 사무용으로 나뉘며, 물론 둘 다를 커버할 수 있는 종합 용도도 있다. 이 부분에서 어떤 축을 선택할 건지 생각할 수 있고, 게임 시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해 텐키리스(오른쪽 숫자 패드가 없는 키보드)로 고를 수도 있다.
제닉스 테소로 엑스칼리버
한줄평 - 가성비가 뛰어난 입문용 기계식 키보드. 카일 LED 백라이트 스위치, 무한 동시입력, 매크로 지정 기능으로 게임용으로도 손색없다. 89,900원.볼텍스 타입F
한줄평 - 체리 MX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 중 가성비 좋기로 손꼽힌다. 체리 MX LED 백라이트 스위치, 화이트 PBT 투명 더블샷 키캡을 갖췄다. 125,000원.덱키보드 CBL-108 덱헤슘
한줄평 - 어딜 봐도 부족한 게 없다. 체리 MX LED 스위치, 체리 스테빌라이저, 매크로 지정, 무한동시입력, 펌웨어 업그레이드 기능을 갖춰 완성도가 높다. 159,000원.Diatec FILCO 마제스터치 컨버터블 2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
한줄평 - 무선 기계식 키보드 끝판왕. 특히 키감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갈축은 ‘진리’로 통한다. 기계식 키보드의 명가 필코답게 마감도 아주 뛰어나다. 187,500원.
여기서 벗어난 키보드는 개인의 취향이나 돈지랄 이죠
돈지랄의 끝판왕은 역시 커스텀 키보드(그들의 서식지..키보드매니아, 키보드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