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선택의 폭을 넓히자
줄이고 또 줄이면 PC 스펙이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위 3가지 이유 중 첫 번째가 가장 크게 느껴진다. 거의 대부분의 대기업 PC는 제품을 받아 열어보기 전까지는 각 하드웨어들의 브랜드나 모델명을 정확히 알 수 없다.선택지가 거의 없는 CPU를 제외하면 메인보드, RAM, 저장장치, VGA, 심지어 파워서플라이조차 제품군 정도만 알 수 있다. OS는 윈도우를 기본 지원하긴 하지만 DSP인지 처음사용자용인지 알 수 없다. 처음사용자용은 시리얼 넘버로 PC를 바꾸거나 새로 사도 이어서 사용할 수 있지만, DSP는 CPU나 메인보드가 바뀌면 다시 사용할 수 없다.하지만 이보다 더욱 현실적인 메리트는 역시 구입가격이다. 대기업의 데스크톱이 같은 제원의 조립 PC보다 저렴할 확률은 0%에 가깝다. 이름값이라고 치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대기업이라는 브랜드를 밀어붙이며 가격을 올리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오랜 저질 마케팅 수단 중 하나였다.하지만 자사의 브랜드를 내건 PC에서 자체제작할 수 있는 것은 케이스, 파워서플라이, RAM 정도가 전부다. 또 CPU,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SSD, HDD 등 PC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하드웨어 중 국내 브랜드가 제작할 수 있는 건 SSD 정도가 전부다.결국 브랜드 PC가 내세울 수 있는 건 ‘우리 이름이 유명하니 우리 제품도 좋을 것이라고 믿고 구입하라’는 읍소가 전부다. 그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인지는 아래의 비교에서 알 수 있다. 그동안 ‘그래도 대기업이 만든 것이 좋은 것이지’ 하며 브랜드 PC를 고집했던 사람들에게, 더 좋은 하드웨어 사양과 더 저렴한 가격의 PC를 보여줄 기회다.대기업 브랜드 PC
CPU: 인텔 코어 i7-6700 프로세서
메인보드: H110 칩셋 메인보드
RAM: DDR3L (노트북용) PC3-12800 (1600MHz) 4GB x2
VGA: 엔비디아 지포스 GTX950 2GB
저장장치: 128GB SSD, 1TB 7200rpm HDD
ODD: 수퍼멀티 드라이브
파워서플라이: 450W
케이스: 자체제작
입력장치: PS2 키보드, USB 광마우스
OS: 윈도우 10 홈
조립 PC 견적
CPU: 인텔 코어 i7-6700 스카이레이크
메인보드: ASUS H110M-A
RAM: 삼성전자 DDR4 4G PC4-17000 x2
VGA: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950 UD2 OC D5 2GB 윈드포스
저장장치: 도시바 Q300 PRO 128GB SSD, WD 1TB Blue WD10EZEX HDD
ODD: LG전자 Super-Multi GH-24NS70 (정품벌크)
파워서플라이: 잘만 ZM500-LE 500W
케이스: 3RSYS E610 에스프레소GT USB3.0
입력장치: 일반 키보드·마우스
OS: 윈도우 10 홈 처음사용자용
DSP? 처음사용자용? 윈도우 구매 시 주의사항
브랜드 PC의 가장 큰 단점은 PC를 교체할 때 OS가 계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브랜드 PC 제조업체 간의 거래 때문이다.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윈도우 10을 한 번 구입하고, 몇 년 후 PC를 업그레이드하면 으레 전에 사용하던 OS의 라이선스를 재사용하려 한다. 여기서 제품 형식에 따라 ‘DSP’(Delivery Service Pack, 현재는 COEM으로 표기한다)와 ‘FPP’(Full Package Product)로 사용 여부가 나뉜다.DSP는 PC의 메인보드를 기준으로 하드웨어가 교체되면 재설치가 불가능하고, FPP는 모든 하드웨어가 새 제품으로 바뀌어도 재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대량 생산이 주력인 기업의 브랜드 PC가 OS의 대량 구입을 통해 구매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고, 동시에 하나의 라이선스를 다른 PC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을 걸어둔 것이다.DSP는 가격이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구입하는데, 엄연히 따지면 OS를 개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DSP를 팔면 안 된다. 가격은 FPP보다 저렴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메인보드가 바뀌면 그 라이선스는 무용지물이 된다.OS라는 소프트웨어를 한시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며 가치를 인식시키는 것은 합당하지만, 국내에선 이 차이를 애써 소비자에게 설명하려 하지 않는 듯하다. DSP 버전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에 가 보면, ‘해당 버전은 PC 조립 업체에만 판매가 가능한 특수 라이선스’라는 공지는 볼 수 있지만, 개인이 구매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조립 업체만 살 수 있다면 개인은 구매가 불가능해야 정상이 아닐까? 독자 여러분은 절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DSP, COEM 등을 구입하지 말고 꼭 ‘처음사용자용’, 혹은 FPP라고 표기된 버전을 구입하도록 하자. PC 하드웨어의 개별 요소가 중요한 이유는 A/S다. 특히 가장 중요한 CPU의 경우 정품 사용에 따른 혜택이 Tray나 병행수입 제품에 비할 수 없다.인텔 CPU는 현재 코잇, 인텍앤컴퍼니, 피씨디렉트 등 3개사에서 정품을 유통하고 있다. 인텔 정품 CPU는 박스 측면에 유통사 이름과 바코드가 인쇄된 인증 스티커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정품은 3년간 품질을 보증받을 수 있고, 사용 중 문제가 생겼을 때 원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안티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타이태니엄’을 2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맥아피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90일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