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HD 방송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기는 하지만 단어 자체가 생소하진 않다. HD란 비단 TV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요즘 모니터 업체들은 서로 앞다투어 61cm(24인치) 이상 대형 LCD 모니터를 내놓고 있어 값도 품질도 점점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 LCD는 흔히 말하는 1,080p 풀 HD 해상도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HD 방송으로 관심이 쏠리게 된다.
디비코가 내놓은‘퓨전 HDTV 7 RT 골드’(이하 퓨전)는 HD 방송 수신카드다. HD 방송을 보려고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하기도 하지만 값을 생각하면 수신카드가 훨씬 유리하다.
퓨전은 저전력과 저발열이란 이름을 내세운다. 확실히 다른 TV수신카드보다 크기가 작아 위에 있는 그래픽카드의 바람을 막진 않지만 자체 발열은 실망스런 수준이다.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했더니 무려 44도가 나왔다. 바로 위 PCI-익스프레스 슬롯에 있는 라데온 HD3870 그래픽카드가 41도인 것을 생각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방송을 보여 주는 능력은 괜찮은 편이다. 처음 연결한 뒤에 디지털 방송을 검색하는데 1분 30초 정도 걸렸다. 디지털 TV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제어하지만 필요한 재주는 충실하게 가지고 있다.
축구경기를 보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면 꼭 그 사이에 골문이 열린다. 이런 안타까움을 해결하는 재주가‘타임머신’이다. HD 방송을 일시정지 시키거나 빨리감기, 되감기, 시간 이동 등 방송을 DVD처럼 볼 수 있는 재주다. 비록 탐색시간이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놓친 골 장면 정도는 충분히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눈여겨볼 재주는 자동 예약 녹화다. 더 이상 새벽 경기를 보려고 눈을 비비지 않아도 생생한 경기를 볼 수 있다. 퓨전을 메인보드와 연결해 놓고 예약 녹화를 설정하면 시간에 맞춰 PC가 스스로 켜지고 방송을 녹화한 뒤에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