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몰래 밤늦게까지 게임을 할 때 키보드 자판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적이 있는 이들에게 로지텍이 새로 내놓은 ‘일루미네이트 키보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키보드다. 일루미네이트는 ‘조명을 비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름처럼 키보드 키캡에 인쇄된 글자에서 은은한 조명이 비춰 어두운 곳에서도 타자치기가 쉽다. PC에 프로그램을 깔아 밝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밝기로 맞출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일루미네이트 키보드는 무척 날씬하다. 높이 조절 장치를 최대로 세워도 책상과 경사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손목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로지텍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자판 배열은 다시 한 번 생각해야겠다. 데스크톱 키보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노트북 키보드처럼 배열을 오밀조밀하고 작게 만들어 익숙해지기 힘들다. 키 배치가 좁으니 종종 오타도 난다. 키 사이를 좀더 넓히고 키를 크게 했다면 얇은 디자인과 잘 어울려 편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일루미네이트 키보드는 판타그래프 키를 업그레이드한 ‘마이크로 시저’ 기술을 썼다. 키의 가장자리를 눌러도 키 전체가 힘을 받아 정확하게 키가 눌러진다. 한 번에 여섯 개까지 인식해 요즘 유행하는 온라인 액션 게임에서도 마음껏 기술을 쓸 수 있다.
‘원터치 멀티미디어 컨트롤’도 쓸 만하다. 음악을 들을 때 쓰는 소리 조절 버튼과 윈도 프로그램,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e-메일, 브라우저 창 등 자주 쓰는 기능들을 버튼 하나로 제어한다. 그렇다고 오피스 키보드나 내추럴 키보드처럼 키가 많지는 않다. 오른쪽 Shift 키 아래에 FN 키가 있어 노트북처럼 하나의 키가 두 가지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게 누르기 힘든 곳에 FN 키가 있어 쓰다보면 상당한 애로사항이 꽃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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