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세 번째 스마트폰 ‘베가(Vega, IM-A650S)’가 3일 SK텔레콤을 통해 공식 출시된 가운데 삼성 갤럭시S와 팬택 베가의 경쟁 구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갤럭시S를 중심으로 주력세력이 됐던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국내 스마트폰 진영이 팬택 ‘베가’의 등장으로 인해 또다시 불냄비처럼 달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LG까지 가세해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팬택은 올봄 ‘시리우스’로 스마트폰 시장 진입을 시작으로 최근 여성층 타깃으로 삼은 ‘이자르폰’을 출시해 관심을 끌었지만 이슈가 될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그렇다면 ‘아이폰의 대항마’라는 모토를 걸고 나선 팬택 ‘베가’는 삼성 ‘갤럭시S’와의 승부가 어떻게 펼쳐질까.
◆ 팬택 ‘베가’, 데뷔 점수는? = 3일 SK텔레콤을 통해 공식 출시된 팬택의 세 번째 스마트폰 ‘베가’는 무난한 성능과 함께 팬택 계열의 깔끔한 이미지를 이어 받았다는 점에서 합격점수를 얻었다.
114g에 불과한 제품 무게가 우선 메리트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여기에 3.7인치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한 점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손에 쥐었을 때의 그립감(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부드럽다는 것도 긍정적인 반응에 한 몫을 한다. 단순화한 선을 최대한 살린 팬택스러운 디자인이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특히 이 제품은 크기가 전작인 시리우스에 비해 15% 작아 손목 부담감이 덜한 점이 관심 포인트다.
베가는 지난 7월 15일 미디어데이에서 세부 사양이 공개된 이후, 차세대 스마트폰이 가지는 최상의 무선인터넷 성능, 인체공학적 디자인, 스마트폰 최초로 시도되는 4가지 컬러 모델 출시 등의 차별 요소로 큰 관심을 받았다.
물론 성능이 갤럭시S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1기가헤르츠(Ghz) 초고속 프로세서를 탑재해 반응 속도가 빠르며, 지상파DMB, 모바일 결제기능 등의 사양도 무난하다. OS는 안드로이드 2.1 버전을 탑재했다.
다만 갤럭시S와 달리 영상통화 기능을 제외시켰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다. 가격과 메모리 활용적인 측면도 메리트. 내장 메모리가 500MB, 기본 외장 메모리 용량이 8GB. SK텔레콤 4만5천원짜리 요금제(올인원 45)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19만5천원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렇듯, 베가는 합리적인 판매가로 비슷한 가격대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갖춰 스마트폰 대중화의 첨병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김선중 영업본부장은 8월 2일자 SK텔레콤-팬택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베가는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을 갖췄음에도 경쟁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며 “베가의 다양한 컬러와 한국인 체형에 맞는 선도적인 디자인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고객들의 눈길을 끌 것”이라고 밝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팬택 베가, 공격적인 마케팅의 승부수는? = 팬택이 스마트폰 ‘베가’라는 칼을 들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베가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이슈는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와 비교 시 뒤지지 않는 성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베가가 같은 통신사 같은 운영체제 기반을 쓰는 갤럭시S를 뛰어넘는 메리트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타깃층을 모호하게 잡은 팬택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바로 팬택이 지난달 15일 오픈한 베가 홍보사이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지지 성명을 비롯해 안드로이드 장점 소문내기 이벤트 진행 등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아이폰과 비교해 훨씬 나은 대안으로 피력한 것이 그 예가 될 듯하다.
문제는 여기서 드러난다. 바로 이런 공격적인 전략이 팬택이 갤럭시S와의 승부에서 뒤쳐질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선 삼성 갤럭시S가 안드로이드의 대표 주자로서의 기반을 확실히 다져놓은 점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의 옴니아2가 아이폰에 대항해 70만 대를 팔았던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팬택이 자기 살 깎아먹기를 하는 일로 비춰진다. 현재 아이폰4G가 수신문제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춤하는 동안 갤럭시S가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간파하지 못한 사항으로 보인다.
팬택 국내마케팅본부장 이용준 상무는 SK텔레콤-팬택 공동 보도자료에서 “베가의 출시와 함께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베가 공개 이후, 아이폰4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출시 후에도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S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록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베가의 점유율은 미지수로 비춰진다.
반면 베가가 기존 팬택 피쳐폰의 안정된 이미지를 그대로 담고 있어 아직 스마트폰을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호응을 끌 수는 있다. 스마트폰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등의 위화감이 적다는 점이 그렇다.
하지만 기존의 아이폰3G 유저들을 비롯해 아이폰4G 출시를 기다리다 갤럭시S로 구매 결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큰 메리트가 될 수 없다는 점이 관건이다. 편한 이미지 자체가 모두에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 베가가 아이폰과 갤럭시S 같은 특별함이나 유니크한 점이 없다는 게 작은 흠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진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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