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인 초박형 노트북은 울트라씬(Ultra Thin)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둘렀지만, 실상 고성능 미니노트북에 불과하다. 값은 노트북과 비슷하면서 크기와 성능은 미니노트북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탓이다. 휴대성을 강조하지만 비싸고 성능 떨어지는 노트북에 지갑을 열 소비자는 많지 않다.
에이서의 ‘아스파이어 타임라인X 3820TG’(이하 3820TG)는 이런 울트라씬 노트북에 성능을 더했다. 3820은 세 가지 시리즈(334G50n, 434G50n, 524G50n)로, 각각 인텔 코어 i3 330M, 코어 i5 430M, 코어 i5 520M CPU를 얹었다. 이 중 최상위 모델인 524G50n을 만나봤다.
3820TG는 13.3인치 노트북치고는 가벼운 무게인 1.8kg이다. 하지만 평소에 노트북 하나만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만만한 무게라고 딱 잘라말하기는 어렵다. 대신 아껴쓰면 8시간 이상 쓸 수 있는 6셀 배터리 덕에 거치적거리고 무게와 공간까지 잡아먹는 충전 어댑터를 두고 다녀도 된다.
인텔 코어 i5 520M은 2.4GHz로 작동하는 CPU로 하이퍼스레딩과 터보부스트 기능을 모두 부린다. 터보부스트 기술을 쓰면 2.93GHz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코어 i5 520M과 짝을 이룬 AMD 라데온 HD 5650은 다이렉트X 11 기반 게임에서 유용하다. 램도 4GB를 얹어 데스크톱 부럽지 않을 만큼 처리속도가 빠르다.
울트라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본체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다. 흔히 ‘치컬릿’이라고 부르는 독립형 키보드는 널찍널찍해서 키를 누를 때 간섭이 덜하고 누를 때 느낌도 좋다. 아스파이어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한국인 타자 특성을 고려해 오른쪽 SHIFT 키를 길게 만들곤 했는데 이번에도 빠트리지 않았다.
3820TG는 16:9 화면 비율로 멀티미디어 감상할 때도 좋다. LED 백라이트 방식이라 상판 두께도 얇고 발열도 적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13.3인치인데 최고 해상도를 1366×768화소로 제한한 것이다. 10.1인치 미니노트북도 1366×768화소를 쓰는데 그보다 3인치나 큰 울트라씬 노트북이 1366×768화소 해상도를 고집하니 조금은 갑갑하다. 익스플로러나 문서를 띄웠을 때 글자가 큼직해서 좋지만 때때로 더 많은 정보를 출력하고 싶을 때 해상도가 아쉬울 따름이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3820TG는 고성능과 휴대성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노트북을 찾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값이 부담스럽다면 휴대성이나 성능을 포기해 선택의 폭을 넓히자.
타임라인X 3820TG는 HDMI와 D-Sub 단자로 외부 출력이 가능하다.
크고 널찍해 타자 칠 때 편안한 키보드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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