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계식 키보드는 프로그래머처럼 빠른 타이핑이 필요한 이들 쓰는 물건으로 여긴다. 1~2만 원이면 사는 키보드와 달리 값도 수십 만 원을 호가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 사람은 그 매력에 다른 키보드는 거들떠도 안 본다. 키를 누를 때 손가락으로 전해지는 타격감이 묘한 중독성을 가진 탓이다.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회사인 제닉스에서 내놓은 ‘테소로 M7 LED’는 기계식 키보드로 유명한 독일 체리 사의 키 스위치를 얹었다. 시리즈 별로 블랙, 블루, 프로가 있는데 차이점은 기계식 키보드 핵심, 흔히 축이라고 부르는 키 스위치 차이다. 접점 색깔에 따라 청색 축, 갈색 축, 흑색 축 세 가지로 나뉜다.
청축은 타자기처럼 ‘짤깍짤깍’거리는 소리가 특징이다. 테소로 M7 LED 블루가 여기에 속한다. 반대로 흑축은 키 압력 변화에 민감해 살짝만 눌러도 반응한다. 조금만 연습하면 소리 내지 않고 타이핑하는, 이른바 ‘구름타법’이 가능하다. 리니어 방식이라고도 부르며, 게임처럼 빠른 반응이 필요한 이들에게 어울린다. 갈축은 청축과 흑축의 중간에 속해 타격감은 청축과 같고 키 압력은 흑축에 가깝다. 혹자는 ‘이도 저도 아닌 축’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청축과 흑축의 재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이기도 하다.
대부분 기계식 키보드들은 묵직한 것이 특징인데 테소로 M7 LED 블랙도 예외는 아니다. 무게가 1.27kg이나 된다. LED라는 이름처럼 PC에 연결하면 푸른색 LED 불이 키보드 사이로 새어 나온다. 펑션 키를 이용해 4단계로 조절하거나 끌 수 있다. 굳이 LED가 들어올 필요가 없다면 테소로 M7 프로가 적당하다. 게이밍 키보드답게 여러 키를 동시에 눌러도 신호를 알아챈다. 기계식 키보드를 쓰고 싶어도 이 문제 때문에 망설였다면 테소로 M7 LED 시리즈면 충분하다.
키보드 외적으로도 쓸모가 많다. 키패드 위에 오디오 입출력 단자를 달아 헤드셋 연결이 편리하다. USB 단자도 2개가 있어 마우스나 USB 메모리를 꽂아 쓰기 좋다. 불편한 점도 있다. 104 키보드여서 PC 운영체제에 따라 키보드의 한/영 전환키가 작동하지 않는다. 제닉스 홈페이지에서 ‘ALT 한글변환’ 레지스트리를 내려 받으면 되지만 10만 원이 넘는 키보드인데 이런 불편은 어울리지 않는다. 후속 제품에서는 해결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은 키를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제닉스 테소로 M7 LED 블랙
키보드
인터페이스 USB, PS2 콤보
키 스위치 체리 MX 리니어(흑축)
크기 440×150×35mm
무게 1.27kg
입출력 단자 오디오 입출력,
USB 2.0단자 2개
값 14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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