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음 PC는 소음과 싸움 끝에 일군 승리 - 노펜(주) 이상철 부사장
상태바
무소음 PC는 소음과 싸움 끝에 일군 승리 - 노펜(주) 이상철 부사장
  • PC사랑
  • 승인 2011.03.08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 켜진 것 아닌가?’ 싶은 노펜 무소음 PC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노펜의 회의실은 조용했다. 한쪽에서는 PC 1대가 1년째 리부팅 없이 작동 중이고, 다른 쪽에서는 CPU 부하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그런데도 아무런 소음도 나지 않았다. 하드디스크 대신 SSD를 쓴 덕분이기도 하지만, 노펜 무소음 PC는 CPU나 케이스 어디에도 쿨러가 달려있지 않아 가능한 일이었다. 노펜 이상철 부사장이 무소음 PC와 똑같은 부품에 하드디스크를 단 PC를 켜자 그제야 친숙한 작동 소리가 들린다.

“노펜 무소음 PC를 만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작은 소음 하나도 듣고 싶지 않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산업용이기도 합니다. 산업 현장 중에는 쿨러를 쓸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 곳을 위해 개발한 것이 바로 노펜 무소음 PC 시스템입니다. 하드디스크 읽는 소리나 냉각팬 도는 소리 없이 영화나 음악에 집중하고자 하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기도 하죠.”
이상철 부사장과 소음은 오랜 ‘숙적’이다. 그가 처음 무소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인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던 그는 숙소에 있는 XT 컴퓨터 소음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그때부터 ‘이 소리를 줄일 수 있다면 컴퓨터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겠다’ 싶어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다 동지를 만나 함께 세운 회사가 바로 잘만테크다.

실용화에 성공한 아이스 파이프
“잘만테크 시절에는 주로 저소음 쿨러를 연구했습니다. 한편으로 개발한 것이 ‘TNN-500’ 같은 알루미늄 케이스였죠. 히트파이프로 방열하는 구조였는데, 케이스부터 전원공급장치, CPU 쿨러, 그래픽카드 쿨러 등을 합친 가격이 150만 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든 제품 모두 팔았죠. 그만큼 무소음 PC에 대한 소비가 있다는 반증입니다. 좀 더 대중적인 케이스를 위해 ‘TNN-300’ 같은 제품도 만들었습니다만, 무소음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스 파이프를 이용한 ‘노펜 CS-30’이 나온 것입니다.”

아이스 파이프의 기본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공랭식 쿨러처럼 열을 식히는 구조인데, 가느다란 알루미늄 파이프 속에 열전달을 높이는 물질이 들어있다. 그래서 일반 알루미늄 파이프보다 200배 이상 빠르게 열을 방출한다. 컵에 찬물과 뜨거운 물을 담아 아이스파이프를 번갈아 담가보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식는 것이 느껴진다.
“아이스 파이프의 기본 원리는 20년 전 일본에서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작동하고 제조원가도 싸야 했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자동화 시설로 완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젊은 시절 꿈꿨던 무소음 PC를 만들 수 있게 되었지요.”

PC 냉각 연구하다 눈뜬 LED 조명 산업
예로부터 하나를 통달하면 만물에 통달한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PC 냉각을 위해 아이스 파이프를 연구하다 방열이 필요한곳을 찾았다. 바로 LED 조명 산업이다. 일반 사무실이나 가정은 형광등으로 충분하지만 야구장이나 대강당처럼 넓고 높은 곳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다. 기존 조명 시스템은 같은 광량을 내는 LED 조명보다 더 무겁고, 부피도 크다. 잡아먹는 전기도 어마어마하다. 그에 비해 LED 조명은 부피도 작고 소모 전력도 절반에 불과하다. 문제는 LED 램프를 어떻게 식힐 것이냐다. 이 부사장은 이를 아이스 파이프로 해결했다.

“LED 조명은 켜는 즉시 불이 들어옵니다. 어두침침하지도 않죠. 문제는 방열인데, 등갓을 아이스파이프로 만들어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와트의 LED 조명이라도 저희 제품이 더 가볍고 작습니다. 500W LED 조명을 만든 기술도 거기에 있습니다. 부피는 기존 250W 조명보다 작죠.”


아이스파이를 이용한 LED 전등 개발에도 성공했다.

제품 가격 절감, 디자인 개선은 남은 숙제
<PC사랑>에 노펜 CS-30이 소개된 뒤, ‘다른 저소음 케이스에 비해 예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이 부사장은 “유명 케이스 제조사들과 협업을 논하고 있다”며 “곧 인 윈의 ‘드래곤 슬레이어 블랙 미니’와 노펜 기술을 합친 케이스(사진)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올해 저희는 아이스 파이프를 이용한 무소음 PC 세트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제 꿈은 앞으로 소비자들이 ‘소리 나는 PC와 무소음 PC’ 중 고르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대중적인 무소음 PC 저변을 넓히는데 노력할 계획입니다. 곧 부품과 세트, 완제품으로 된 무소음 관련 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펜과 인 윈이 합작해 만든 최신형 무소음 PC.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