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튀기는 재미’라는 잔인한 표현은 그만큼 박진감과 타격감 등을 고루 갖춘, 즉 재미있는 게임이란 뜻도 된다. 빅스푼코퍼레이션에서 개발 중이고 현재 1차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마친 <레드 블러드>는 그런 ‘피 튀기는 재미’에 초점을 둔 게임이다. 다른 게임과 여러모로 차별을 꾀했는데, 이름만은 식상하다. 원래 피는 다 빨간색 아니던가.
신들의 시대를 지나 용병의 시대
고왕국 카드메이아는 판테온 신들이 전해준 영원한 생명과 지식을 토대로 찬란한 문명을 건설했다. 그러나 신의 대리인으로 대륙을 통치하던 카드메이아 왕 카이제르가 지나치게 오만해지자 분노한 신들이 검은 불꽃의 거인 포보스를 보내 하루아침에 왕국을 멸망시킨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인간들은 뭉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진다. 그 후로 서쪽에서 강력한 빅토리아 왕국이 등장하지만 전 세계를 통일시키지 못하고 기나긴 전쟁만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무의미한 전쟁을 마치자며 각 대륙의 수장들이 뜻을 모은다.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지만 그 평화는 길지 않았다. 지옥 같은 전쟁터에서 돌아온 군인들은 사고를 치다가 마침내 중립 지역으로 도망쳐 도적떼를 만든다. 그러자 세상은 다시 용병의 시대로 접어들고, 바다 속에 잠든 수호성에 대한 기억도 점차 지워지는데….
시원시원한 액션을 기대하시라
<레드 블러드>는 만화가 김태형의 동명 원작을 토대로 만든 MMORPG다. 정확히는 만화의 시작 이전을 다루고 있는데, 김태형 작가가 개발에 참여해 스토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게임이 추구하는 것은 ‘멀티타깃팅 액션’으로, 순간 반응에 초점을 뒀다. 즉 다수의 괴물들을 한 방에 물리치는 맛을 추구하는 게임으로 마우스 좌우클릭에 따라 콤보가 조합되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마리의 몬스터를 끌어 모은 뒤 한 방에 날리는 재미가 바로 <레드 블러드>가 추구하는 게임의 묘미다. 이를 위해 게임 내에서 물약을 썼을 때 다음 물약을 쓸 수 있는 시간, 즉 쿨 타임을 짧게 조정했다. 어느 정도 레벨만 된다면 소위 말하는 ‘물약발’로 버티면서 몬스터들을 모아서 경험치를 올릴 수 있는 셈.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른바 ‘몹 몰이’(필드에 있는 몬스터들을 모아서 혼자나 파티끼리 처리하는 행위)에 대한 걱정도 있고, 그에 따른 형평성이나 중간에서 가로채는 문제 등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몇 가지 우려만 해결한다면 시원시원한 사냥과 진행, 레벨 올리기가 되는지 게임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몬스터를 나만의 애완동물로
사실 애완동물 키우기, 즉 펫 시스템은 이미 많은 게임에서 써먹은 터라 신선하지 않다. 하지만 <레드 블러드>는 기존 게임과 조금 다르게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바꿨다. 예컨대 잘 키운 펫은 게이머 전투 결과에 따라 실제로 전투에 관여한다. 이를테면 캐릭터와 합체해 생체무기 형태로 변형하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게이머를 도와 실질적으로 캐릭터 능력치를 상승시켜준다. 각 펫은 각기 고유한 스킬이 있어서 얼마나 키우느냐에 따라 스킬도 진화한다. 이 밖에도 <레드 블러드>는 착용제한 레벨이 있는 무기를 낮은 레벨에서도 쓸 수 있는 ‘조율’ 기능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아이템 레벨 제한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대신 NPC에게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식이다. 한편 <레드 블러드>는 현재 1차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마쳤고, 곧 새로운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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