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3DS는 나온 지 꽤 됐다. 2011년 2월 초에 태어났으니 곧 첫 생일을 맞는다. 한국 출시일은 말을 아끼지만 상반기 꽉 채워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그런데 닌텐도가 3DS를 출시하고 만든 기록이 기대치를 깎는다. 작년 닌텐도는 30년 만에 적자를 냈다. 야심차게 내놓은 3DS가 “실험 정신은 좋았다”라는 평과 함께 부진했기 때문. 출시한지 얼마 안 돼 값을 40% 내렸으니 말 다했다. 3D기능에 대해 ‘값어치는 했다’와 ‘기대에 못 미쳤다’로 엇갈린다. 늦깎이로 국내에서도 선보일 닌텐도 3DS를 살펴봤다.
닌텐도 3DS(이하 3DS)를 받자마자 3D 기능부터 보자고 재촉했다. 처음 입체화면을 마주했을 때는 탄성이 나왔다. 1분 쯤 지나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안경 없는 3D를 처음 본 탓일까. 둥둥 떠다니는 입체감을 기대한 주책없는 상상력이 문제다.
3D에 대한 인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매직아이’같다. 완전히 틀린 표현은 아니다. 3DS의 입체구현 방식은 ‘패럴렉스 배리어’기술로 LCD앞에 있는 구멍 뚫린 막을 통해 양 쪽 눈에 다른 그림을 비추는 방식이다. 한쪽 눈을 감으면 입체 화면이 사라지는 이유다.
하지만 3DS에 쓴 기술에는 어쩔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입체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가 한정됐다는 것. 보는 각도를 조금만 틀어도 3D 효과가 사라진다. 어지러움을 느끼는 까닭이다. 입체영상 덕에 게임이 즐거워지지만 눈의 피로와 어지럼증이 문제다.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스마트하게 재무장했지만
3D 기능에 맞춰 생김새도 변했다. 먼저 덮개밖에 새로 생긴 카메라 2개가 눈에 띈다. 3D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기 위한 것이다. 반대면 촬영용 카메라는 LCD위에 달려있으며 셔터는 ‘L' 'R' 버튼이 대신한다. DS와 비교해 외관상 작은 변화가 많다. 볼륨 조절 버튼을 왼쪽으로 옮기고 이어폰 단자도 옆면이 아닌 아랫면으로 이동했다. 전원연결 등을 나타내는 LED도 보기 편한 위치로 옮겨졌다. SD카드 슬롯이 새로 달린 것도 특징이다.
큰 변화는 안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위쪽 화면이 커졌다. 3.53인치 와이드 화면으로 바뀌면서 해상도도 DS의 2개 가까이 높였다. 오른쪽에 달린 3D구사 조절 슬라이드를 조절하면 3D가속 시 800×240 해상도까지 구사한다. 3D 기능을 끄면 400×240이다. 키패드 위에 조이스틱을 단 것은 칭찬거리다. PSP의 조이스틱과 비슷한 느낌이며 게임할 때도 더 손이 많이 간다. 다시 보니 선택(Select), 시작(Start) 버튼 위치가 아래 LCD 밑으로 내려오며 홈(HOME)버튼이 새로 생겼다. 아이폰 홈버튼과 같은 역할로 프로그램 실행 중에도 외부로 빠져나오기 간편하다.
제원은 DS와 비교할 바 아니다. CPU는 ARM11 기반 266MHz 듀얼코어, PICA200 133MHz GPU다. DS로부터 7년이나 흐른 뒤 나왔으니 당연한 변화다. 하지만 ARM사의 A9 쿼드코어 CPU와 SGX543MP4 GPU를 쓰는 PSP비타보다 낮은 제원이다.
문제는 아래에 달린 터치LCD다. 위쪽 LCD보다 신경 덜 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혹시나 했는데 DS처럼 감압식이다. 스마트폰 정전식 터치에 익숙한데 멀티터치는커녕 눌러야 인식되는 LCD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3DS 쓰는 데 큰 영향은 아니라지만 출시년도를 생각해봐도 왜 감압식을 고집했는지 의문이다.
국내 시장 공략 어찌 할까
자이로센서와 3D 효과 덕에 여러모로 즐길 거리는 늘었다. 증강현실용 소프트웨어도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비교적 널리 보급한 일본에서는 무선통신을 이용해 인터넷, 자동업데이트, 엇갈림통신 등 게임기 이상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고전을 예상한다. 당장 2월 11일 국내 출시 확정지은 PSP비타와 맞붙어야 한다. 와이파이 모델부터 들어오는 PSP비타는 앞면 5인치 LCD 모니터를 멀티터치 기능이 들어간 정전식 터치스크린이다. 3DS가 자랑하는 자이로센서, 모션센서는 물론 GPS와 블루투스까지 넣었다. 3DS가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은 오로지 3D 화면뿐이다. 그렇다면 이를 적극 이용할 콘텐츠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마저 녹록치 않다. 호불호가 갈리는 3D는 두고 생각하더라도 이미 시판 중인 해외를 보면 인기 있는 게임 타이틀이 ‘마리오 시리즈’나 ‘몬스터 헌터’ 같이 오래 전부터 유명한 것 위주다. 아직 닌텐도가 그들의 가장 큰 무기인 콘텐츠를 3DS용으로 살리지 못하는 셈이다. 단지 오래된 골수팬 층이 두텁다는 얘기. 그들을 제외하면 PSP비타를 두고 3DS를 기다릴 사람이 얼마나 될까.
빼앗긴 시장, 스마트폰과 경쟁할 무기는 있나
PSP비타 말고도 싸울 상대가 늘어난 것도 부정적 이유 중 하나다. 스마트폰이 문제다. 휴대용 콘솔 게임기 시장은 이미 상당한 점유율을 스마트폰에게 빼앗겼다. 이것은 닌텐도, 소니 모두 겪고 있는 문제다. 곧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나오면 하드웨어 제원으로도 대응이 쉽지 않다. 3DS가 유리할 것은 콘솔 게임기 특유 조작성과 전문 게임 콘텐츠뿐이다. 3D가 가져다주는 다른 차원의 경험을 무기로 삼는다지만 경쟁 콘솔 게임기는 물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콘텐츠도 쌓이는 중인 스마트폰과 경쟁에서 살아남기에 닌텐도 3DS는 많이 버거워 보인다.
CPU : ARM11 듀얼코어 266Mhz
GPU : DMP PICA200 133Mhz
디스플레이 : 상단 3.53 인치 (800X240)
하단 3.02 인치 (320X240)
사운드 : 위쪽 화면 좌우 스트레오 스피커, 마이트 내장
카메라 : 내부/외부 640 X 480화소
크기 : 가로 134mm, 세로 74mm, 두께 21mm
무게 : 230g
기타 : 모션센서, 자이로센서
문의 : 닌텐도 www.nintendo.charislaurencreative.com
값 :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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