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6일, 안철수연구소의 새 CEO에 취임한 오석주 대표가 기자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안철수 현 이사회 의장, 김철수 전 CEO에 이어 안연구소의 3번째 CEO에 오른 오석주신임 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듯 조심스럽게 인사말을 건넸다.“올해 초 시무식 때 모든 직원들이 각자 소원을 적어 타임캡슐에 담았습니다. 타임캡슐은 2010에 열어보기로 되어 있는데, 제 소원은‘2010년에 내 손으로 타임캡슐을 열어봤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오 대표는 CEO라는 중책을 맡고서‘2010년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단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이지만, 사실 그의 CEO 취임은 갑작스런 일이었다. 지난 10월23일 안연구소는 오석주 당시 사업본부장이 새로운 CEO가 되었다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지난 해 3월15일 김철수 당시 부사장이 안철수 창업자에 이어 대표 자리에 오른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선장이 교체된 것이다. 안연구소는“건강과 관련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김철수 대표가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면서 갑작스런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탑10 보안회사를향해 오 대표 체제의 안연구소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보안 사업 경쟁력강화와 서비스화 추진 ▲ 신규 사업과 성장 동력 확보 ▲ 해외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것은‘보안 서비스화’를 목표로 세워진 차세대 온라인 통합 PC 보안 서비스‘블루벨트’(bluebelt) 전략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매니지웨어’(manageware) 전략이다. 인터넷의 청정지대를 꾀하는 블루벨트는 2007년 1월 베타 서비스를시작한다. 오 대표는“바이러스와 스파이웨어 등을 막는 컨텐츠 보안과 개인 정보 유출을 막는 프라이버시 보안 외에도 액티브X를 이용해 설치되는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선택적으로 막는 기능과 PC 최적화가 통합된 차세대 온라인 보안 서비스”라고 치켜세웠다. PC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블루벨트와 달리 매니지웨어는 보안에취약하면서도 값 비싼 솔루션을 쓰는 데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을겨냥한다. 오 대표는“백신, 방화벽, 키보드 보안 등 여러 보안 기능을 웹으로 서비스하므로 중소기업들이 싼 값에 안전한 보안 환경을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니지웨어는 블루벨트보다는 한참늦은 올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 대표는 신규 사업과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네트워크 보안 사업에적극 투자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안연구소는 이미 1년 반 넘게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 매달려 왔다”면서“네트워크 보안 제품인‘트러스가드’(TrusGuard), 트러스메일(TrusMail)에 이어 통합 네트워크 보안장비인 UTM(unified threat management)을 개발해 네트워크 보안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자신했다.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최근 신설한 사내 벤처 태스크팀(TFT)을 통해 중장기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해외 시장 진출에 관해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일본과중국에서는 현지법인을 통해 게임, 모바일, 네트워크 보안 상품을꾸준히 내놓고 동남아 시장에서는 모바일 보안 제품으로 확실하게자리를 잡는다는 각오다. 올해는 수출 무대를 북미와 중남미, 그리고 유럽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신규 사업부터 해외 진출까지 11년 중견 기업의 안연구소가 가야할 길을 제시한 오석주 대표는“기존 보안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것을 서비스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선보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세계 탑 10’안에 드는 통합 보안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쥐었다. 그러나 국내외 보안 시장은 치열한 경쟁과 변화무쌍한 소비 형태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포털에서 무료 백신 서비스를 하는 것도, 네트워크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는 것도 안연구소에게는 녹록치 않은 도전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보안 시장에서 오 대표는 어떤 전략으로 안연구소를 이끌까. 몇가지 쟁점을 들어보았다. |
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