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이 증명한 100일, 증명해야 할 미래
상태바
LOL이 증명한 100일, 증명해야 할 미래
  • PC사랑
  • 승인 2012.04.29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위? 100일이면 충분했다
국내에서 지금 가장 뜨거운 에너지를 가진 게임이 무어냐 묻는다면 생각할 것도 없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을 꼽을 것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외국산 게임정도로만 인식했지만 공개 서비스 첫 날 30만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저력을 발휘하며 심상치 않은 기세를 예고했다. 이제는 아무도 LOL을 단순한 인기 게임으로 여기지 않는다. LOL은 블리자드 게임 이후 처음으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 외국산 게임이 되었고 시범 대회 개막일 게임방송국 앞에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이 된 일화는 게임 관계자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챔피언들의 말투와 명대사가 유행하고, 포털사이트 등에 연재되는 웹툰에서 LOL을 아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계층형 유머 코드가 들어가 있는 건 이제 평범한 일이다. 이처럼 LOL이 단순 게임을 넘어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100일 가량이었다.

국내 서비스 100일 남짓 시간을 맞은 LOL은 국내에서 어느날 혜성처럼 등장한 듯 여기기도 하지만 북미에서는 이미 2009년 10월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게임이다. 서비스 후 얼마간 지나며 해외 게임 정보에 밝은 마니아들 중심으로 LOL의 재미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하나 둘씩 북미 서버에 회원 가입해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여느 해외 기대작과 다르지 않은 절차다.

하지만 LOL은 국내 정식 서비스를 결정할 때까지 홍보 한 번 제대로 한 적 없었음에도 어느덧 한국 게이머들만 수만 명을 넘어섰다. LOL은 <스타크래프트 2>보다 높은 이용 시간을 기록하고 <WOW>의 유료 이용자 수를 넘어서는 등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가진 전략 게임으로 자리 잡으며 국내 시장에서 흥행을 예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LOL 흥행 열기에 주목했고 게임 마니아들이 기대 신작으로 꼽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여러 게임사들이 LOL을 잡기 위해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LOL을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는 국내 게임사와 손잡는 대신 직접 지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서비스하기로 결정한 후 라이엇게임즈는 토종 캐릭터인‘ 구미호’를 모티브로 한 챔피언‘ 아리’를 공개하고 북미 계정을 이용하는 한국 게이머들이 원할 경우 한국서버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게이머 친화적 행보로 국내시장의 호감을 사는데 주력했다.

2011년 12월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LOL은 순식간에 PC방 점유율 등 인기 순위 10위 안에 들었고 두 달도 되지 않아 <스타크래프트>를 누르고 5위 안에 진입했다. 약 100일 지난 지난 3월 3주차까지 게임노트 랭킹에서 어느덧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중이고 게임트릭스, 게임리포트 등 다른 랭킹 사이트에서도 <아이온>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한 인기 게임으로 위치 뿐 아니라 새로운 스테디셀러 게임으로 길게 갈 수 있는 입지도 구축하는 중이다. <아이온>과 <서든어택> 양강 체제가 구축된 후 수 년동안 각종 순위 지표에서 1위에 올랐던 게임이 없었던 점을 생각하면 LOL의 인기가 어느 정도로 뜨거운지 짐작할 수 있다.





LOL 흥행의 이유는?
LOL이 국내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RTS게임이나 AOS 게임 등 전략성을 지닌 게임에 익숙하고 승부욕이 강한 국내 게이머들이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온지 15년이나 지난 <스타크래프트>가 아직도 국민게임의 위상을 지니고 유즈맵 게임 등으로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워크래프트 3>도 PC방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RTS 장르의 인기가 더뎌지면서 인기가 예전만 못한 추세지만 국내는 여전히 전략성 있는 게임의 고정 수요가 있는 시장이다. 이런 국내 게임 환경에 친화적 태도로 접근한 LOL이 새로운 활력소가 될 요건은 충분했던 셈이다.

기존 AOS 게임들의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는 점도 LOL 성공 요인이다. LOL에서는 게임 중 도저히 손쓸 수 없을 만큼 불리해지면 팀 전체가 항복할 수 있고, 중립 지역에 있는 크립들을 처치하면 체력 회복, 마나 회복 등 버프를 받을 수도 있다. 맵 곳곳에 있는 수풀 지역은 시야를 공유하지 않는 지역이 되면서 전략적 플레이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환영 받았고, 게임 도중 고의로 그만두는 행동에 대해 자동으로 계정이 정지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가해 비매너 행위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좁히려 노력했다. 온라인 게임에서 기존 게임들의 단점을 보완하고 게이머들의 편의를 생각하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덕목이다. LOL은 이것에 충실했다.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챔피언들이 있는 것도 흥행 요인이다. LOL의 챔피언들은 각자 독자적 이력과 참전 배경을 갖고 같은 형태의 챔피언도 공격 방식과 기술에 저마다 개성이 있다. 레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룬 시스템은 같은 챔피언이라 해도 저마다 다르게 육성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런 챔피언들은 게임 내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현금으로 살 수 있지만 게임머니로도 살 수 있어 현금 결제 부담이 적다. 게임 진행에 필요한 룬은 게임머니로만 살 수 있는 반면 챔피언스킨 등 치장 아이템은 유료 결제로만 할 수 있어서 게임 플레이에 유료 결제를 강요하는 정도는 다른 부분유료화 게임에 비해 훨씬 적다.

절묘한 타이밍도 LOL 성공 요인이다. 전략 게임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3> 등 기존 게임들은 여전히 사랑 받고 있지만 이미 유지 보수 기간이 오래 전 끝나 점차사라지는 중이고, <스타크래프트 2>는 판매 정책에 미흡함을 보인데다 e스포츠계에서 일어난 저작권 분쟁으로 국내 게임방송과 게임 전문지 등으로부터 차별받는 등 힘든 길을 걸었다. 게다가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대작 게임들은 몇 년 전부터 나온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테라> <스타크래프트 2> 외에는 출시 연기를 거듭하며 게이머들의 갈증만 더했다. 이런 시기를 잘 파고들었기에 LOL은 전략 게임은 물론 다른 장르 게임에서도 게이머들을 고루 흡수할 수 있었고 게임 순위 1, 2위를 다투는 시장 지배적게임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LOL은 어떤 장르?
어떤 사람은 DOTA(도타)류, 어떤 사람은 카오스, 어떤 사람은 AOS류라고 한다. 셋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정답은 ‘셋 다 맞다’다. LOL을 위시한 새로운 형태의 전략 게임이 파생된 기원의 인식 차이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인 DOTA가 가장 유명하고 LOL 역시 DOTA에서 파생한 걸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LOL 혹은 비슷한 게임들을 DOTA 장르라고 부르게 되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인 <Aeon of Strife>부터 이런 장르가 발전한 걸로 여기고 있어 AOS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고, DOTA의 언프로텍트맵으로 출발한 카오스(CHAOS)도 많이 알려진 관계로 카오스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런 부류의 게임들은 독자적인 명칭을 부여해 차별성을 강화하려 하기도 한다. <블리자드 도타> 같이 그냥 장르명을 DOTA라 부르기 원하는 게임도 있지만 LOL의 라이엇게임즈에서는 자신들의 장르를 AOS나 DOTA가 아닌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라 부르고 있다. 과거 DOTA 제작자를 영입해 <DOTA 2>를 만드는 밸브 사에서는 DOTA를 상표권 등록했으면서 정작 장르명은 ARTS(Action RTS)라 불리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명칭들은 단지 이슈 만들기로만 받아들여지고 있고 원래 통용하는 DOTA나 AOS 장르명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e스포츠의 희망으로 부상하다
LOL은 게임 뿐 아니라 e스포츠 종목으로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e스포츠의 판도를 좌우해온 건 블리자드의 전략게임과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FPS 게임이었고, <철권> <버추어 파이터> 등 격투 게임, FIFA 시리즈와 아스팔트 시리즈, <카트라이더> 등 스포츠 레이싱 게임 등도 e스포츠로 사랑받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LOL이 가세하면서 e스포츠 종목에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LOL은 새로운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이자 국내 e스포츠의 희망으로까지 부상 중이다.

LOL이 e스포츠 종목으로 처음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WCG 2010에서 프로모션 종목으로 등장했을 때다.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1년이 지난 다음 LOL의 위상은 게이머들의 선택에 의해 완전히 달라졌다. WCG 2010 이후 월드사이버게임즈가 전 세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회인 WCG 2011부터 <스타크래프트 2> 등과 함께 당당히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당시 LOL은 국내에서 8년 만에 열리는 WCG에 채택된 정식 종목들 중 유일하게 국내 서비스되지 않고 있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국내 게이머들은 WCG 주최사인 월드사이버게임즈 측에 한국 대표를 출전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고 국내에서도 대표팀을 선발해 출전할 수 있었다.

LOL 북미 서버 상위 랭커들 가운데 약 30% 이상이 한국 게이머로 추정되는데다 전략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 폭도 여느 나라보다 넓어 LOL 성적을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당시 결과는 8강 탈락에 머물렀다. 하지만 성적과 관계없이 국내 e스포츠 팬들의 LOL에 대한 열기가 매우 뜨거웠고, 이것이 국내 e스포츠계 변화의 동기를 부여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승부조작 사건과 저작권 분쟁, 종목 다변화와 글로벌화 실패로 인해 국내 e스포츠 시청률을 비롯한 여러 지표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LOL은 e스포츠의 새로운 중흥을 맞이할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온게임넷은 WCG에서 LOL 경기를 중계하며 재미를 본 터라 LOL의 국내 e스포츠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했다. 라이엇게임즈 역시 이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회답했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한 ‘LOL 인비테이셔널’은 그간 스타리그를 방영하던 금요일 저녁시간으로 배정받았고 중계진 역시 전용준 캐스터와 엄재경, 김동준 해설위원 등 온게임넷 최고 중계진을 포진시켰다. 라이엇게임즈도 현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챔피언 관련 한정 스킨이나 간식 등을 주며 인기 몰이에 힘을 보탰다. 온게임넷과 라이엇게임즈의 협력이 조화를 이루며‘ LOL 인비테이셔널’은 시작부터 수용할 수 있는 관객의 몇 배가 넘는 인원을 모으며 대성공을 거뒀고 김태형 게임 해설위원이 방송하는 LOL 관련 프로그램도 e스포츠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낳았다.

‘LOL 인비테이셔널’의 성과를 바탕으로 온게임넷은 독일의 게임 전문 미디어 그룹 Azubu 후환으로 정규 리그인 ‘LOL The Champions’를 출범시켰다. 온게임넷이 LOL을 선택한 건 방송사로서 이윤을 추구할 새로운 콘텐츠를 찾으려는 이해 관계가 국내 시장 확대를 노리는 LOL과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게임 방송사들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60% 이상 점유율을‘ 광고가 잘 팔리는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 투자해 편중된 운영을 해왔다. 하지만 프로리그의 지나친 확대, 운영 상 무리수, 소통 부재 등 문제가 계속 터졌고 승부조작 사건 등 결정타를 맞으며 이미지가 추락해 스폰서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변화와 관리를 게을리한 KeSPA와 방송사가 스스로 콘텐츠 경쟁력을 떨어뜨린 셈이다. 1년 반 동안 5개 팀이 흡수, 해체되고 MBC게임이 음악채널로 전환하는 가운데 온게임넷은 겨우 살아남았지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변화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되자 LOL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를 어리둥절하게 보기도 했지만 변화와 새WCG 2011에서는 LOL 게이머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사진출처: 월드사이버게임즈). 로운 e스포츠 콘텐츠를 갈망하던 대부분 e스포츠 팬들은‘ 뜨고 있는 게임’으로 재빨리 눈을 돌린 온게임넷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LOL 대회는 몇몇 시행 착오로 구설수를 낳고, 아직도 여러 단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높은 인기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LOL은 WCG를 비롯해 2011년 MLG(Major League Gaming), IPL(IGN ProLeague), 드림핵(DreamHack) 등 10개 이상 글로벌 e스포츠 대회에 쓰였다. WCG 개최와 더불어 내한한 라이엇게임즈 매트 마르코 매니저는 2012년 LOL 글로벌 e스포츠대회가 약 20여 개로 늘어나고, 상금 규모도 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 리그가 만들어지자 LOL 게임단 창단도 이어지고 있다. 철권 프로게임단 나진 엠파이어를 보유한 나진산업은 EDG 클랜 출신 선수들을 영입해 나진 엠파이어 LOL 게임단을 창단했고, 방송인 출신 강현종 감독은 MiG 게임단을 창단했다. <스타크래프트 2> 게임단 중 하나인 스타테일 역시 GSL 오픈 시즌 초대 우승자인 김원기 선수를 감독으로 임명하고 WCG 국가대표 출신 선수를 포함한 실력 있는 선수들을 모아 4번째 LOL 게임단으로 출범했다. 이렇게 전 프로게이머나 <스타크래프트 2> <철권> 등 종목에서 활약하던 이들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KeSPA는 공인종목 선정 외 이렇다 할 공식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버그와 업데이트는 게임 내 문제요소
LOL이 지난 100여일 동안 완벽하고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룬 버그나 튕김 현상 등 게임 안정성 문제는 북미 서비스때부터 간혹 있었지만 국내 서버에서는 빈번하게 나타나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보려는 이들을 방해하는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았다.

PC방 프리미엄 특전에 대한 버그도 상당 기간 해결되지 않아 게이머들에게 곤란함을 주었다. 당시 LOL은 PC방 대상으로 IP 20%추가 지급과 더불어 모든 로테이션 챔피언들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혜택을 주었다. 이는 매우 파격적이어서 LOL의 PC방 점유율을 높이는 직접적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상용화 첫날부터 로테이션 챔피언을 고를 수 없는 버그가 나타났고, 이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하면 IP 보너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났다. 이것은 상용화 후 상당기간 고쳐지지 않은 채 이어졌을 뿐 아니라 PC방 과금이 실제 이용 시간보다 많이 빠져나가는 문제까지 나오며 PC방을 이용하는 게이머와 업주 모두에게 손실을 입혔다. 몇 달 간 시행 착오와 보상 등이 반복된 이후 3월이 돼서야 공개 게시판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성토하는 빈도가 줄었지만 그때까지 게이머들은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문제 수습 과정에서 금전적 손실을 본 일부 PC방 업주들이 공식 홈페이지 등에 문제를 공론화하자 담당 영업 직원이 공식 홈페이지나 커뮤니티 등에 이를 지워달라는 등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전략 게임에서 맵은 전혀 바뀌지 않고 챔피언만 계속 늘어나는 LOL 업데이트 방식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월 21일 LOL 신규 챔피언인‘ 룰루’를 내놨다. 룰루는 95번째 챔피언이며 그간 챔피언이 새로 나온 간격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100번째 챔피언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많은 챔피언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챔피언이 나오면 기존 챔피언과 상성과 균형을 고려하는 건 물론이다. 성향을 몇 방향으로 정형화한다 해도 챔피언이 많으면 새로 챔피언을 더하고 균형 맞출 때마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늘어난다.

새로운 챔피언이 나올수록 기존 챔피언이 소외되고 쓸모없어지는 일을 막는 건 그만큼 어려워지며 업데이트 후 게임 불안정 현상이 더 심하게 나기라도 한다면 업데이트한 보람마저 잃을 수밖에 없다. 즉 지금까지는 어찌 감당할 수 있었더라도 앞으로 약이 아닌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새로운 챔피언으로 변화를 준다 해도 전장은 늘 그대로여서 신선도가 계속 떨어지는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LOL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해 점령과 난전이 중심인 신규 모드‘ 도미니언’을 업데이트했다. 일반 모드에 비해 부활 시간이 짧고 초기 레벨이 높아 박진감 있게 진행할 수 있어 호평 받고 있지만 챔피언에 쓰는 신경에 비해 게임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장 제공 등 부분이 상대적으로 소흘한 점은 아직도 아쉽다.



게임문화 전반적 성찰이 필요한 게임 외 문제요소
게임 내적인 문제는 기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의견을 조율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가장 큰 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게임 문화 측면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다. 대표적으로 게임 내 욕설과 텃세에 의한 분쟁 문제를 들 수 있다. 클로징 베타 테스트 때부터 있었던 고질적 문제로, 지금도 LOL 이용자들이 입 모아 문제를 얘기할 정도다. 사람이 여럿 모이는 게임에서 분쟁이 없을 수 없는 노릇이고 LOL처럼 승패에 민감한 전략 게임이라면 더 직설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북미 서비스 때부터 LOL을 즐겨온 필자 경험상 당시‘ F-Word’ 등이 채팅창에 올라오는 일 정도는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서비스에 욕설빈도나 내용 강도가 당시보다 훨씬 심하다는 게 중론이다.

분쟁 이유는 여럿 있지만 게임 진행 방법이 서로 기대고 강요하는 정도가 훨씬 민감하고 상대 팀과 승부에 집착 수준의 과몰입을 야기하는 게 가장 크다. 자신의 챔피언을 성장시키고 전투를 진행하는 방법은 여럿 있지만 대부분 넥서스에서 생성하는 상대편 크립들을 잡아 레벨을 올리며 전선을 유지하는 방법(일명 레인(Lane)이라고 한다)을 너무 중시해 저글링을 비롯해 전선을 이탈하는 걸로 보이는 게이머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국내에서는 이 경우 전투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부터 하는 일이 흔하다. 전선 유지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다른 방식의 게임 플레이를 배척하고 욕할만한 정당성을 지닌 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된다.

실력이 모자라거나 컨디션 난조로 상대방에게 자주 당하는 게이머들은 분쟁 때마다 피해자가 되기 십상이다. 심한 경우 잠시 접속이 끊어진 게이머나 조작 미숙으로 행동이 굼뜬 게이머들도 욕을 먹는다. 승리가 확정되다시피 한 게이머들이 상대편 게이머들을 욕이나 트롤링 등으로 조롱하는 일 역시 빈번히 일어나며 특히 랭킹이 낮은 게이머들일수록 피해가 크다. 뒤틀린 게임 문화로 전적을 열람하는 프로그램까지 구해 상대방 정보릴 미리 알아 어떻게든 승부에서 우위에 서려는 게이머들도 있다. 가장 큰문제는 욕하고 텃세 부리는‘ 가해자’들이 전략 게임은 원래 이런 식이라거나, 배우는 사람이 적응해야 한다는 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게임 내 분쟁이 문제임을 외면한다는 거다. 게다가 당초 게이머 친화적 운영을 표방한 라이엇게임즈가 어떤 이유로든 처리를 제때 못하고 운영 미숙이라는 비판이 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e스포츠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인벤 네임드 챔피언십은 게임방송에서 정규 리그를 열기 전 국내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LOL e스포츠 대회였다. 인터넷 동시 시청자가 2만 명이 넘을 정도로 크게 주목받았지만 결승전에서 발생한 버그와 운영 미숙으로 개운치 않은 결과를 낳았다. 결승전 4경기를 시작한 후 게임 결과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룬버그’가 나타났다. 이를 발견한 MiG 측이 경기 중단과 재경기를 요구했고 주최측이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상대팀인 나진 측에서 대회 규정상 재경기를 요구할 수 있는 시간이 이미 넘었다며 거부했고 결국 주최측은 번복해 MiG의 몰수패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주최측이 돌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의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생긴 문제였다. 규정과 어긋난 재경기를 수락해 논란을 자초했으며 양 팀 의견을 조율하는 것도 미숙했다. 경기 후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룬 버그는 문제 발생 경기 전에 치러진 결승전 경기에 이미 발생했다고 한다. 가장 주목받는 결승전이 운영 미숙과 게임 안정성 문제로 망쳐진 것. 이런 사태는 e스포츠에서 매우 드문 일로 비슷한 정도로 심각했던 사건은 과거 NATE MSL의 정전사건 정도 뿐이다.

게임 전문 방송으로 옮겨진 후에도 이 문제는 진행 상태다.‘ LOL 인비테이셔널’은 수용할 수 있는 관객을 훨씬 넘은 관객이 모였음에도 이들을 오래도록 한겨울 추위 속에 방치한 채 진행요원이나 관계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아 문제를 야기했다. 정규 리그인‘ LOL The Champions’ 예선전에서는 두 번이나 재경기를 벌이며 잔여 경기를 방송하지 않은 채 치르는 등 e스포츠 출범 초기부터 좋지 않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런 부분을 고치고자 대회 전용 서버를 구성해 운용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별다른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실시간 전달이 이뤄지지 않는 관전모드도 문제다. 작년 말 도입한 관전모드는 다른 게임과 달리 약 3분가량 시간 지연이 있다.

관전자가 게임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걸 사전 차단하기 위한 방식이다. 분쟁 소지를 미리 막기 위한 좋은 시도지만 e스포츠에서 실시간 관람이 이루어지면서 대회 운영에는 이질감이 나타났다. 선수 표정과 관객 반응이 상황과 어긋나 몰입을 방해하거나 어색함을 주기 때문. 이를 막고자 라이엇게임즈는 대회 전용 서버에 한해 지연 시간을 8초로 줄였지만 정규 시즌 오프라인 예선에서는 설정보다 길어져 평균 30초가량 늦어졌고 생방송에서조차 비슷한 차이가 나타나면서 문제가 이어졌다. 주최측에서는 봄 시즌내 이를 없애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사전에 막았어야 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LOL 관련 에피소드
1 LOL 전용 PC 해프닝: LOL의 흥행 열기가 뜨겁던 지난 2월 컴퓨터 종합 쇼핑몰 아이코다에서 LOL 전용 PC를 내놓았다. 인기 게임의 타이틀을 딴 그래픽카드나 PC가 나오는 건 당연한 현상이어서 게이머들은 그만큼 LOL이 인기가 있는 증거라며 이 사실을 반겼다. 알고 보니 라이엇게임즈로부터 공인 받지 않은 PC로 밝혀졌고 출시 기념행사로 8GB USB 메모리를 선착순 증정하는 이벤트도 공인되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안 라이엇게임즈는 자사와 무관한 LOL 전용 PC 구매와 이용에 각별한 주의를 공지했고, 게임사와 사전 협의 없이 이벤트를 진행한 쇼핑몰측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LOL 전용 PC 판매를 중단하며 일단락되었다.

2 상대의 전적을 훔쳐본다?: 최근 몇몇 LOL 게이머들 개인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LOL 전적 검색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LOL을 플레이 하면 로딩 화면에서 아군은 물론 상대의 랭크, 최근 전적 등이 모두 보여 주력 영웅이 누군지 상대방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상대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는 정보가 미리 주어져 공정한 게임 진행을 해칠 수 있고 실행 시 LOL 계정 로그인을 요구하기 때문에 계정 정보 유출의 위험도 있지만, 상대의 정보를 미리 훔쳐볼 수 있는 호기심이 발동한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늦기 전에 고쳐야 한다
그간 흥행 성적만큼이나 문제와 논란을 겪는 것에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게임 문화가 좋지 않은 부분은 사람들을 갑자기 바꿀 수 없는 것이어서 운영하면서 노력하고 게이머 스스로 자정작용으로 조금씩 줄이기 바랄 수밖에 없다. 그러나 e스포츠 및 게임 관련 주체들에게 지금까지 일어난 문제에 대해‘ 이제 처음이니까’라고 옹호해주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이미 e스포츠에 대해 10년이 넘는 노하우를 가진 나라다. LOL도 2009년 처음 서비스 시작한 중견 게임으로 기본 안정성을 확보했었어야 한다. 단순히 이 두 가지만 보더라도 그간 벌어진 실수나 잘못을‘ 처음이어서’로 옹호 받아선 안 된다.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게임은 기존 게임보다 더 나은 안정성을 갖춰야 하고, 이것으로 e스포츠를 운영하는 주체들은 그간 노하우를 동원해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한다. 사고가 났을 때 사과와 재발 방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가 명백한 것들에 대해 그간 라이엇게임즈가 보여온 태도가 아쉬웠고 문제 보완도 늦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이 적어도 어떤 부분이 문제고 보완해야 하는지 진단하는 생각은 잊지 않고 하는 중인 것이다. 라이엇게임즈는 게임 관련 문제가 나올 때마다 부족함을 겸허히 인정하고 있다. 특히 e스포츠 관련 서버를 통해 보고받는 문제를 재빨리 보완하면서 이를 통해 실제 서비스 중인 게임 안정성도 동시에 유지하려 하는 점은 괜찮은 자세다. 단,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는 운영에 관한 불만이 잦아지는 점은 확실하게 의견을 모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온게임넷을 위시한 e스포츠 주체들 역시 LOL 리그의 위상과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어 보인다. 경기 시간이 다른 종목에 비해 긴점이 장기적 걸림돌일 수 있고, 5:5 전투가 다른 e스포츠와 비교해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으며 이를 게임 연출로 보완하는 기술이 당장 부족한 걸 인정하고 있다. 온게임넷은 LOL 방송에서 경기 초반 LOL을 모르는 사람도 흥미로울 수 있는 각종 데이터를 전달하고 흥미 요소를 소개하는 등 게임 연출 기술을 보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HD방송은 제도적 문제와 기술, 장비부족 등으로 당장 구현하기 어렵지만 2013년 1월쯤 정식 구현할 예정이라고 한다.

e스포츠 선수들 역시 더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의 수준은 리그위상을 올려준다. 우리나라가 e스포츠 중심이라고 해도 그것은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2> 등 일부 종목에 한한다. LOL은 아직 세계 수준에 비해 한두 단계 아래라고 말한다. GSL이 세계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2> 대회로 인정받는 까닭은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무한 경쟁 벌이는 리그여서다. 산재한 문제가 여럿이고 냉철하게 비판해야 하지만 아직은 낙관적이다. 관련 주체들이 문제 해결 의지를 갖고 있어서다. 또 e스포츠 팬들도 아직은 문제에 대해 우호적 시선을 갖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게임사와 리그 담당 주체들이 발 빠르게 개선하고 수준을 높여야 하는 건 당연하다. 팬들의 우호적 기대가 언제든 이어질 것이라 낙관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을 경주하길 바란다.





‘도전받는 자’ 위치에 선 LOL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을 지키는 게 더 어렵다 했다. 이제 LOL이 그 입장이 됐다. 불과 100여일 만에 정상에 오른 기염을 토했지만 앞으로가 더 험난해 보인다. 벌써부터 <디아블로 3>의 정식 발매 소식이 들려온다. <블레이드앤 소울>도 선보일 예정이다. <리프트>도 있다. 경쟁 이전에 게임시장 전체를 들었다 놓을 대작들이다.

<디아블로 3>는 최근 PvP 콘텐츠까지 출시 후 추가할 것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5월 15일 출시를 발표했다. 단지 출시 일정을 내놓은 것으로 국내 게임시장 전체를 긴장 속으로 몰아가는 중. 패키지 값도 5만5000원으로 적절하면서 블리자드 사상 최초로 한정판 패키지를 출시하는 것을 게임 마니아들이 무척 반기고 있다. 블리자드 코리아가 직접 유통하던 방식도 PC방과 패키지 게임 유통을 각각 CJE&M과 손오공이 담당하는 것으로 협약을 맺어 안정적 기반을 다졌다. 한때 게임 외적으로 문제였던 현금 경매장 역시 당장은 게임 내 금화로만 이용할 수 있게 해 출시 이전에 불거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상당 부분 줄였다. 마이크 모하임사장이 내한해 <디아블로 3>를 홍보한 것도 블리자드가 한국 시장에 얼마나 공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블레이드 앤 소울>과 <리프트> 역시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블레이드 앤 소울>은 국산 게임 중 명실공히 기대감이 가장 높은 게임이고, 현재 LOL과 1, 2위를 다투는 <아이온>의 뒤를 이을 엔씨소프트표 MMORPG의 적통이다. 아직 확실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상반기 중 공개 서비스를 열 예정이고 최근 올해 3분기 중국 지역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을 내놨을 때 단기적으로는 기존 MMORPG인 리니지 시리즈와 시장이 크게 겹치지 않으며 점유율 상승을 이끌어 낸 전력이 있으므로 <블레이드 앤 소울> 역시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배력을 발휘할 게임이 될 소지가 짙다.

또 다른 기대 신작 <리프트>는 한때 북미 시장에서 <WOW>를 제친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현재 해외 성적은 당시에 비해 부진해 서버를 절반 이상 정리한 상황이지만 독창적 시스템과 거대 스케일, 기존 MMORPG들이 보여주지 못한 공간이 열리는 지역의 몬스터 침략 등 다양한 볼거리로 기대가 크다. 지난 지스타 2011에서 LOL, 파이어폴 등과 더불어 가장 큰 환호를 받은 게임이 바로 <리프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국내 PC방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 하는 게임들이 MMORPG라는 점에서 <리프트> 역시 시장에 나오면 어떤 형태로든 게임 시장이 바뀌는 건 당연할 것이다.

LOL 흥행 낙관론자들은 이들 게임이 LOL과 부딪힐 부분이 없어서 큰 영향이 없을 거라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모를 일이다. LOL이 시장에 진입할 당시도 LOL은 기존 게임들과 부딪힐부분이 없어 보이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게임들의 점유율을 잠식해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겹치지 않는다고 흥행 성적이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시장 규모는 한정되어 있는데 워낙 굵직하게 기대하고 있는 신작들이 쏟아지는 만큼 이들이 흥행 궤도에 오르면 LOL의 입지도 크게 영향받을 것이다.





AOS 장르의 왕좌는 과연 누구에게?
대작들과의 경쟁 말고도 LOL의 직접 경쟁 상대도 대기 중이다. AOS 장르 지존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이 그들이다. 국내에서는 엔트리브소프트가 서비스할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eroes of Newerth)는‘ 혼’(HON)이라는 약칭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으며,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마치고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아 국내 진출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시사했다. HON은 진영을 무너뜨리는 단순 AOS 방식을 벗어나 영웅 중심으로 끊임없이 전투해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AOS 장르 중 가장 다양한 영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HON은 LOL보다 먼저 100번째 영웅인 키네시스(Kinesis)를 등장시켜 이미 해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DOTA라는 상표권을 독점 신청해 상표권 분쟁을 야기한 밸브사의 <DOTA 2> 역시 LOL을 노린다. DOTA 유즈맵 개발자인 Eul과 IceFrog를 개발자로 영입해 DOTA의 정통 계승자라고 자부하고 있는 <DOTA 2>는 다른 AOS 게임에 비해 밝으면서도 게임에 적합한 3D 그래픽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페이스나 조작방식이 <워크래프트 3>와 거의 비슷한 것은 물론 유즈맵 DOTA에서 인기를 끌었던 주요 영웅들이 대부분 등장하는 등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DOTA 2> 역시 정식 출시 전부터 e스포츠화를 노린다. 2011년 게임스컴에서 총 상금 100만 달러 규모의 대회를 열었으며 정규 리그 개최도 모색 중이다.

<스타크래프트 2>의 유즈맵 형태에서 부분유료화 게임으로 독립한 <블리자드 도타>는 LOL 등을 비롯한 기존 AOS 게임들의 느린 게임 진행을 깨뜨리고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 공개한 버전을 보면 라인의 포탑에 탄약과 재장전 개념이 생겨 탄약을 모두 소진하면 다시 충전될 때까지 공격능력을 잃는 시스템을 구현했고, 중립 크립들을 제거한 후 해당 지역을 점령하면 그들이 아군의 미니언에 합세해 아군세력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더불어 비전투상황에서 탈 수 있는 영웅들의 탈것은 전장을 그만큼 빨리 이동하게 돕는다. 특히 <블리자드 도타>는 블리자드 게임에서 그 동안 게이머들에게 사랑받은 여러 영웅들과 리치 왕 같은 대표 악역들이 챔피언으로 나오는 점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외에 잘 알려진 게임 IP인 킹덤 언더 파이어 시리즈의 최신작 중 하나인 <킹덤 언더 파이어 온라인> 역시 AOS 시장에 가세했다.

판타그램에서 제작 중인 <킹덤 언더 파이어 2>의 패러렐 월드 개념인 이 게임은 본래 액션 RPG로 알려졌지만 AOS 장르로 개발 방향을 바꿔 전략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게 되었으며, PvP와 공성전 등을 장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킹덤 언더 파이어 온라인>은 특이하게 정통 AOS 방식이 아닌 MMORPG에 익숙한 게이머들이 선택하기 좋은 시점을 채택하고, 직업군 역시 탱커, 어태커, 레인저, 힐러의 4가지 타입으로 나누어 기존 AOS 게임을 즐기는 이들뿐만 아니라 MMORPG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도 관심 받으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 게임 외에도 AOS 장르의 지존을 노리는 후속작들이 국내외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중이고, <사이퍼즈>나 <카오스 온라인>처럼 지금 서비스 중이면서 어느 정도의 흥행을 유지하고 있는 AOS게임들도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한층 노력할 것으로 보여 경쟁은 갈수록 격화될 것이다. 물론 AOS 장르에서 지금 한국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은 단연 LOL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 이후에는 급격히 보수적 성향을 드러내는 국내 시장 특성상 LOL이 지배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선점 효과를 많이 누릴 수 있다. 그만큼 LOL 수성은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후속작과 경쟁작들 모두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그 중에는 LOL의 단점을 연구해 자신들의 장점으로 만드는 게임들도 있다. LOL 역시 AOS 장르 지존 위치를 지키려면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마치며…
지금 LOL이 가진 강점과 약점이 무엇이고, 향후 나올 게임들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LOL을 위협하고 있든, 현재를 놓고 판단했을 때 변하지 않는 분명한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 게임 업계에서 지금 가장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니는 게임이 LOL이라는 것이다. LOL이 걸어 온 지금까지 행보는 국내에서 아무도 겪어온 적없는 독자적인 행보였고 이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은 지난 100여일 동안 즐거움을 경험했다.

과거와 현재가 다르듯 현재와 미래는 또 다른 법이다. LOL이 도전자의 입장이 아닌 지금의 위치를 지키는 입장이 되어 어떤 행보를 보일 건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다. 그래도 그 미래가 기대되는 것은 아마 LOL이 지금 필자를 비롯한 국내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재미를 주는 게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LOL 때문에 대대적으로 바뀐 국내 게임 시장과 e스포츠, 그리고 게임 문화가 더욱 긍정적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