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슈퍼 히어로를 다룬 게임은 대체로 액션 장르였다. 다른 장르도 있긴 했지만, 이름을 남긴 게임을 살펴보면 모두 액션이 가미된 장르였다. 대표적인 슈퍼 히어로 게임으로는 ‘배트맨 아캄 시리즈’, ‘마블 스파이더맨’ 등 모두 액션 어드벤처 장르이고 ‘인저스티스 시리즈’도 대전 격투 액션 장르다. 이는 슈퍼 히어로가 보여주는 화려함과 빠르고 강력한 모습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장르가 액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꿔 슈퍼 히어로 게임이 정적인 RPG 장르로 나오면 어떨까? 그것도 오픈월드가 가미된 액션 RPG가 아닌 턴제 RPG로 말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게임인 ‘마블 미드나잇 선즈’가 등장했다.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슈퍼 히어로와는 절대 안 어울릴 것 같은 턴제 RPG 장르를 적용한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이 의외로 재밌다?!
마블의 색다른 팀, 미드나잇 선즈
‘마블 미드나잇 선즈’를 하기 전, 마블코믹스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마블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는 기본적으로 따로 행동하지만, 단체 행동을 할 때는 ‘어벤져스’ 같은 팀명이 존재한다. ‘어벤져스’는 MCU의 영화 시리즈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마블코믹스에는 이외에도 더 많은 팀이 존재한다. 어벤져스 외에 유명한 팀으로는 ‘엑스맨’, ‘판타스틱 포’, ‘일루미나티’, ‘디펜더스’, ‘미드나잇 선즈’, ‘인베이더스’ 등이 있다. 이중 ‘엑스맨’과 ‘판타스틱 포’는 영화나 게임 등으로도 출시된 바 있어 인지도가 나름 있지만, 나머지는 마블코믹스를 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수준이다.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이러한 히어로 팀 중 하나인 ‘미드나잇 선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드나잇 선즈’는 ‘고스트 라이더’나 ‘닥터 스트레인지’ 같은 오컬트 계열 슈퍼 히어로가 모인 팀이다. 다만, ‘마블 미드나잇 선즈’에서는 원래 멤버는 아니지만,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 등도 합류해 함께 싸운다.
전략&전술 사용하는 슈퍼 히어로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문명’ 시리즈와 ‘엑스컴’ 시리즈 개발사로 유명한 파이락시스 게임즈에서 만들었다. 따라서 ‘엑스컴’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의 턴제 RPG로 완성되었다. 턴마다 일반 공격이나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제공되고 총 3장의 카드를 사용하면 턴이 종료되는 방식이다.
일부 카드는 사용해도 사용 횟수 차감이 안 되는 넉백 공격,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액션도 있어 다양하게 전략을 짤 수 있다. 또한, 지형지물이나 스킬의 특성을 이용한 공격이나 영웅 조합의 콤보 공격도 있어 카드와 영웅 조합으로 다채로운 전술을 만들 수 있다. 전략 난도는 적당한 편이며, 슈퍼 히어로의 강력함을 팍팍 느껴보고 싶다면 쉽게 조절하고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반대로 어렵게 하면 적들의 내구도가 높아 전략을 잘 짜야 한다.
그래픽이 매우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전투 맵에서 캐릭터가 작게 보이고 스킬 사용 모션을 잘 구현했고 타격감이 좋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물론, 캐릭터가 클로즈업되거나 스토리 모드에서는 그래픽이 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아쉬운 옵션
‘마블 미드나잇 선즈’를 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음성 선택이 불가능한 점이다. 자막을 한글로 설정하면 무조건 한국어 더빙으로 되는데 더빙 퀄리티는 나쁘지 않지만, 음성만 다른 언어로 들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것과 연관되는 부분도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정신이 나갈 정도로 시끄럽게 떠드는 데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너무 심할 정도로 대화가 많다. 마블 코믹스를 좋아하고 등장하는 영웅들을 좋아한다면 매우 즐거울 요소지만, 게임 진행 템포가 끊길 정도로 길다. 통째로 스킵하는 옵션이 있다면 모를까 그런 옵션도 없어 버튼 연타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마블 미드나잇 선즈’는 그 어떤 제작사보다 마블과 슈퍼 히어로를 잘 이해하고 만든 게임이다. 슈퍼 히어로로 즐기는 독특한 턴제 RPG와 다양한 즐길 거리로 무장했다. 턴제 RPG와 마블 슈퍼 히어로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꼭 해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