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랫폼의 해상도가 높아질 때마다 게임 업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가 리마스터와 리메이크다. 리마스터는 단순히 해상도만 높여서 재출시하는 것이고 리메이크는 기존 원작을 재해석해서 다시 만드는 것을 뜻한다. 리마스터는 원작의 재미를 거의 그대로 즐길 수 있지만, 재탕이라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리메이크는 새롭게 만들기 때문에 원작과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이지만, 조금만 잘못 만져도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는 문제가 있다.
이렇다 보니 과거 명작으로 불리는 게임은 대체로 리마스터로 재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해상도만 높여도 게임 자체는 여전히 재밌어 실패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리메이크는 원작을 뛰어넘기가 어려운 만큼 부담도 크고 실패 리스크도 높아 잘 시도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게임 업계에서 리메이크 시도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리메이크가 시도되는 이유는 후속작이 출시되지 않거나 시리즈가 망해버린 IP를 되살리기 위한 경우 또는 팬들의 요청이 많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다. 그 이외에는 대부분 무모한 도전으로 치부된다. 10년의 세월을 뚫고 등장한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는 실패 리스크를 딛고 멋지게 리메이크하는 데 성공했다.
호러 서바이벌 슈팅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는 호러 서바이벌 슈팅 장르를 제대로 정착시킨 명작이다. ‘바이오 하자드 4’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 제작된 ‘데드 스페이스’는 게임 속에 UI를 최소화하고 제한된 공간 속에서 오는 공포감을 극대화해 찬사받았다. 비록 시리즈는 10년 전 출시된 ‘데드 스페이스 3’에서 멈춰버렸지만, 여전히 즐기는 팬들이 있어 게이머들 사이에서 계속 언급되었다.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가 출시되기 전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가장 큰 특이점을 꼽자면 영감을 많이 받았던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가 리메이크되었다는 것이다. ‘바이오 하자드 2’ 리메이크는 기존과 다르게 3인칭 슈팅 방식을 도입했고 명작으로 꼽히는 ‘바이오 하자드 4’ 리메이크는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이오 하자드 2’ 리메이크의 성공도 ‘데드 스페이스’가 리메이크되는 데 일조했다고 한다.
또 하나는 ‘데드 스페이스’의 원작자인 글렌 스코필드가 만든 정식적 후속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폭망했다는 것이다. 원래 회사에서 후속작을 만들지 않아 퇴사 후 정신적 후속작을 만들었지만, 원래 회사에서 만든 후속작의 퀄리티가 더 높은 사례가 또 추가된 셈이다. 이러한 대표적 사례는 캡콤의 ‘록맨’과 이나후네 케이지의 ‘마이티 넘버9’이 있다.
원작을 뛰어넘는 게임성
일단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는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이용해 뛰어난 그래픽을 선사한다. ‘데드 스페이스’ 팬이라면 이렇게 재탄생한 작품에 대해서 그저 감동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그래픽으로 재탄생한 우주 공간과 우주선을 돌아다니며 즐기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어둠의 공포는 더 배가되어 호러 게임 자체의 느낌은 만족스럽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게임성이다. 원작 ‘데드 스페이스’는 당시 조작이 불편한 것에서 오는 공포감도 있을 정도로 제대로 조작하기가 어려운 게임이었다. 하지만 이번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는 이러한 조작감을 현대 게임에 맞춰 개선하고 2, 3에서 적용되었던 장점도 접목해 훨씬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한다. 하지만, 적들이 더 똑똑해지고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전투가 어려운 것은 여전하다.
특히 적들의 등장 위치가 무작위로 바뀌는 Intensity Director 덕분에 게임에 익숙해져도 여전히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묘미다. 호러 게임은 등장하는 적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 처음에만 조금 놀랄 뿐이고 여러 번 플레이하면 나오는 위치를 미리 알아 학살 플레이가 되곤 하는데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는 할 때마다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후속작 기대할 수 있을까?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는 오래간만에 등장한 제대로 만든 리메이크 작품이다.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걱정이 더 컸지만, 실제 결과물은 상당히 훌륭했다. 이 정도면 ‘데드 스페이스 2 리메이크’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IP가 부활한 셈이다. 호러 서바이벌 슈팅에 빠져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꼭 해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