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어떤 전자제품이든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 고부하 작업을 하지 않으면서도 최신 CPU 및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PC를 구매하는 사용자들과 같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더라도 하이엔드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애플워치 울트라 또한 이런 ‘하이엔드’ 구매자들을 자극하는 아이템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 제품의 경우 단순히 ‘라인업 중 최상급 모델’으로 정리하기에는 차별화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애플워치 울트라, 과연 기존 시리즈와 어떻게 다를까?
크고, 무겁다
스마트워치를 기존에 사용하던 사용자든, 새로 구매를 원하는 사용자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어떻게 쓸 것인가’일 것이다. 하지만 애플워치 울트라는 모든 스마트워치 사용자들에게 적합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제품인데, 기본적으로 크고 무겁다. 무게의 경우 애플워치 시리즈 8 알루미늄 모델(38.8g, GPS)의 1.5배(61.3g) 이상이며, 밴드와 결합하면 72g(알파인루프 밴드, 실측)에 달한다.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대부분 210g 언저리의 무게를 가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1/3 수준의 무게를 항상 손목에 달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아웃도어 컨셉의 제품임에도 테니스 등 팔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스포츠에는 적합하지 않다.
또 크기 때문에 수면 시에도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왼팔에 워치를 차고 왼쪽으로 눕는 경우, 워치가 바닥을 향하도록 팔을 놓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애플워치 울트라는 매우 두텁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팔을 놓을 수 없고, 손목이 위로 꺾이는 형태가 되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이처럼 무게와 크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지만, 다르게 말한다면 애플워치 울트라가 다른 라인업에 비해 같는 단점은 위에 언급한 것이 전부다. 이를 제외하면 위의 단점들은 후술할 장점을 제공하기 위한 발판이 되어준다.
울트라만의 장점
애플워치 울트라는 기존 애플워치 시리즈의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면서, 울트라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49mm의 가장 큰 크기와 최대 2000니트 밝기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사파이어 크리스털 및 티타늄이 적용된 하우징 ▲미군 밀리터리 스탠다드 인증(MIL-STD 810H) ▲여러 가지 기능을 매핑할 수 있는 동작 버튼 ▲정밀 이중 주파수 GPS ▲최대 36시간의 긴 배터리 ▲다이빙 특화 기능은 애플워치 울트라가 무게와 크기를 희생해 얻은 독점적인 장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특징들은 애플워치 울트라를 정말 ‘전문가용’ 장비로 만들어줄까?
‘진짜 전문가’에게 적합한 장비는 아니다
애플은 애플워치 울트라와 연관된 이미지로 ‘극한 환경’과 ‘오지의 탐험가들’과 같은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해당 제품은 수십 일, 또는 몇 달에 걸친 탐험 등 진짜 전문가 레벨에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첫 번째 이유는 배터리인데, 일반 대중이 평소에 사용하는 스마트워치에 비해서는 사용시간이 꽤 긴 편이지만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특수 목적의 스마트워치들은 몇 달 수준의 사용시간, 그리고 태양광 충전 등의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에 비해서는 사용시간이 짧다. 또 120Hz에 달하는 최대 주사율과 밝은 디스플레이, 그리고 각종 센서들은 그만큼 많은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기도 한다.
또 Locus Map 등 산악 전문가에게 유용한 앱을 일부 사용할 수 없고, 기본 앱에서 GPX(GPS 데이터와 함께 경로, 음성 따위를 기록할 수 있는 포맷) 파일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단점이다.
따라서 애플워치 울트라는 수일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등산이나 사이클링 등의 스포츠에 적합하다. 다른 애플워치 시리즈 8과 동일하게, ‘피트니스’ 앱을 통한 운동 관련 기능과 ‘나침반’ 앱을 통한 GPS 위치 기록, 경로 되짚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특히 애플워치 울트라는 이중 주파수 GPS를 사용해 뛰어난 정확도의 위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이빙 컴퓨터로 손색없는 성능
한편 다이빙 관련 기능은 여타 다이빙 컴퓨터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수온 감지 센서, 수심 게이지 등 수중환경에 적합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고 ‘오셔닉+’라는 전용 앱을 제공하는데, 해당 앱을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기존 다이빙 컴퓨터와 비교해도 준수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애플워치 울트라는 수심 40m까지의 다이빙을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스포츠 다이빙의 최대 수심이 40m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한편 이 이상의 다이빙은 ‘테크니컬 다이빙’이라고 불리며 드라이 슈트, 혼합기체 재호흡기 등 전문 장비와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애플워치 울트라는 대중 사용자 수준에서 가장 적합한 기능을 제공해주는 셈이다.
훌륭한 디자인, 데일리 라이프에서 유용한 스마트워치
그렇다면 일상 생활 기준에서는 어떨까? 유용하다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일단 디자인의 경우 의외로 캐주얼 복장부터 정장까지 다양한 복장에 무난하게 어울린다. 실제로 기자가 착용하고 다녔을 때 지인들은 ‘디자인이 예쁘다’는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또 모듈 방식으로 시곗줄을 교체할 수 있으며 애플 정품부터 서드 파티 액세서리 제품까지 다양한 시곗줄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또 최대 36시간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배터리는 분명히 차별화 요소다. 기존 애플워치 시리즈의 경우 ‘아침에 차고 외출하면 저녁에 돌아와서 충전하는’ 식으로 사용해야 했던 반면, 애플워치 울트라의 경우 하루 정도는 충전을 깜빡해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라인업 중 가장 크고 밝은 디스플레이, 튼튼한 내구성 또한 장점이다. 시인성 좋은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 울트라를 시계답게 보이게 만들어준다. 또 기존 애플 제품들은 사용자들에게 ‘비싼 가격, 약한 내구성’과 같은 인식(실제로는 아이폰 시리즈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을 줬던 반면, 애플워치 울트라의 경우 험하게 사용해도 흠집조차 잘 나지 않는 티타늄 및 사파이어 크리스털 소재를 사용했다. 일상 생활에서 시계를 따로 보호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액정 보호 필름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공식적으로 ‘다이빙 컴퓨터 앱’을 제공하는 만큼 ‘물에 면역’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방수 기능도 제공한다. 또 1m 이상의 물 속으로 들어가면 자동으로 ‘수심 앱’이 열리고, 수중 잠금을 해제할 때 시계 스피커 물기를 방출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착용한 채로 샤워를 하거나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등, 물이 많은 곳에서 자주 시계를 사용한다면 매우 유용할 수 있다.
마치며
‘애플워치 울트라’는 아주 전문적인 영역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일상 생활과 레크리에이션 영역에서는 ‘만능’과 같은 성능을 제공해준다. 따라서 데일리 라이프에서 사용할 러기드 디자인의 워치가 필요하다면 애플워치 울트라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약 데일리 라이프 스마트워치와 스포츠 다이빙을 위한 다이빙 컴퓨터가 동시에 필요하다면 '가성비 좋다'는 표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