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PS5나 XS X|S 같은 새로운 콘솔 게임기에 PCIe 4.0 NVMe SSD가 탑재되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임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콘솔 게임기 기반 게임을 PC 환경에서도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 PCIe 4.0 NVMe SSD(이하 NVMe SSD)의 니즈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PC 게이머가 HDD나 SATA SSD로 게임을 즐기고 있고, NVMe SSD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시기는 고작 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모든 게임이 NVMe SSD를 활용하는 형태로 개발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NVMe SSD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는 추세로 봤을 때, 1~2년 후에는 대다수의 게임이 NVMe SSD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PC에서 멀티 플랫폼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NVMe SSD가 필수다.
smartPC사랑은 앞서 다이렉트 스토리지(Direct Storage)를 활용한 첫 번째 PC 게임인 ‘포스포큰’을 통해 SATA SSD와 NVMe SSD의 로딩 속도 차이를 확인했다. 비록 게임은 망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PC 게임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초고속 저장장치인 NVMe SSD가 다이렉트 스토리지와 맞물렸을 때 어느 정도로 로딩 속도가 빨라지는지 체감 가능했다.
이번에 다이렉트 스토리지 테스트로 선택한 게임은 2023년 7월 26일에 출시된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다.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2021년에 PS5 전용으로 출시되었던 게임으로, PS5용 초고속 하이브리드 SSD의 성능을 제대로 보여준 게임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양한 월드 이동을 보여줘, 초고속 저장장치의 힘을 느끼게 해줬다.
PC 버전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에도 PS5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이렉트 스토리지 기술이 적용되었다.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에 적용된 다이렉스 스토리지 기술을 통해 차세대 게임에서 저장장치의 성능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상당히 높은 시스템 요구사항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출시 전부터 요구사항이 매우 높은 걸로 유명했다. FHD 해상도에 중간 옵션 기준으로 60프레임을 내기 위해서는 CPU는 인텔 코어 i5-8400 또는 AMD 라이젠 5 3600,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 또는 AMD 라데온 RX 5700, 메모리는 16GB, 저장장치는 75GB 공간의 SSD가 필요하다. 보급형 게이밍 PC 정도면 어느 정도 가능한 수준이지만, 이걸로도 FHD 해상도에 보통 옵션밖에 못 돌린다.
여기서 해상도와 옵션을 높일수록 시스템 요구사항은 말도 안 되게 높아진다. 레이 트레이싱 없이 QHD 해상도에 높음 옵션으로 구동하려면 CPU는 인텔 코어 i5-11400 또는 AMD 라이젠 5 5600,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Ti 또는 AMD 라데온 RX 6800이 된다. 대체로 구매한 지 2~3년 내의 고성능 게이밍 PC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4K UHD 해상도에 높음 옵션, 레이 트레이싱까지 적용하면 최신 고성능 게이밍 PC가 필요할 정도다. 이렇게 구동하려면 CPU는 인텔 코어 i7-12700K 또는 AMD 라이젠 9 5900X,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80이 필요하다. 그래픽카드 가격만 150만원을 넘는 고사양 PC가 필요한 셈이다.
또한, 그래픽 차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게임 로딩 속도다. 윈도우 부팅 속도가 한 자릿수냐 두 자릿수냐가 중요해진 요즘, 게임 로딩 속도도 게임 몰입도와 크게 직결되는 요소다. 거대한 맵에서 돌아다니는 오픈월드 방식 게임이든 구간 로딩이 있는 스테이지 방식 게임이든 모두 로딩 속도를 줄이기 위해선 빠른 속도의 저장장치가 필수다.
시스템 요구사항
권장 |
높음 |
울트라 레이 트레이싱 |
|
해상도 |
FHD |
QHD |
4K UHD |
프레임 |
60FPS |
60FPS |
60FPS |
옵션 |
중간 |
높음 |
높음 |
CPU |
인텔 코어 i5-8400 or AMD 라이젠 5 3600 |
인텔 코어 i5-11400 or AMD 라이젠 5 5600 |
인텔 코어 i7-12700K or AMD 라이젠 9 5900X |
GPU |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 or AMD 라데온 RX 5700 |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Ti or AMD 라데온 RX 6800 |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80 |
RAM |
16GB |
16GB |
32GB |
저장장치 |
SSD 75GB |
SSD 75GB |
SSD 75GB |
가격 |
약 75만원 |
약 100만원 |
약 330만원 |
다이렉트 스토리지 1.2 최초 구현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는 다이렉트 스토리지 1.2를 최초 구현한 게임이다. 다이렉트 스토리지 1.2에서는 기존 1.1 버전에서 HDD의 로딩 속도도 높이는 기능을 추가했다. 다이렉트 스토리지는 SSD의 빠른 속도를 제대로 활용하게끔 해주는 기능이지만, HDD는 다이렉트 스토리지가 적용된 게임에서 성능 하락이 컸기 때문이다.
즉, HDD에서도 순차적 로딩을 지원해 로딩이 길어도 게임을 구동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물론, 기존 HDD 시스템보다 로딩 속도가 빨라지고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했을 뿐이고 전체적인 로딩 속도는 SSD와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SSD 사용을 권장한다. 특히 해상도가 높아지고 고화질 텍스처를 사용하는 높은 옵션에서는 읽어 들이는 데이터 용량도 커지기 때문에 SSD 쪽이 더 유리하다.
시스템 & 로딩 테스트 구간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다이렉트 스토리지 테스트를 하기에 앞서 테스트 시스템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CPU는 인텔 코어 i7-13700K,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Ti, 메모리는 DDR5 32GB다.
테스트 비교를 위한 저장장치는 WD 7200rpm HDD, 마이크론 MX500(SATA SSD), SK하이닉스 Platinum P41 M.2 NVMe(PCIe 4.0 NVMe SSD) 등 3가지다. 용량은 모두 1TB이고, 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각 저장장치에 OS를 설치해서 직접 부팅 후 게임을 설치해서 구동했다.
로딩 테스트 구간은 초반 튜토리얼 보스를 쓰러뜨리고 등장하는 5개의 월드 이동 부분을 선택했다. 이미 많은 사람이 해당 부분을 다이렉트 스토리지 테스트 구간으로 정했을 것이다. PS5로 플레이했을 때도 해당 부분은 상당히 인상 깊게 남았고 많은 월드를 동시에 빠르게 변경하면서 로딩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smartPC사랑에서도 이 부분을 테스트 구간으로 정했다.
테스트에 앞서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옵션은 다음과 같이 정했다. 해상도는 4K UHD, DLSS 기능 품질, 그래픽 프리셋은 매우 높음으로 설정했다. 이 설정에서 지포스 RTX 4070 Ti로는 레이 트레이싱을 켰을 때 프레임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레이 트레이싱 기능은 모두 끄고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확인하기
월드를 이동할 때 화면에서 균열이 생긴 후부터 다른 월드로 이동한 뒤 균열 이펙트가 모두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체크했다. 그래프 수치는 로딩이 완료된 시간을 의미하며, 낮을수록 높은 성능이다.
측정 결과 (단위 : 초)
구분 |
WD HDD |
MX500 |
Platinum P41 |
월드 1 |
14.03 |
5.9 |
3.52 |
월드 2 |
6.53 |
5.56 |
3.27 |
월드 3 |
4.66 |
4.26 |
2.76 |
월드 4 |
4.27 |
3.86 |
2.19 |
월드 5 |
8.16 |
4.68 |
3.13 |
종합 |
37.65 |
22.57 |
14.87 |
성능 지표 (변환상수=(s/1)x100)
구분 |
WD HDD |
MX500 |
Platinum P41 |
변환상수 |
월드 1 |
0.07 |
0.17 |
0.28 |
590 |
월드 2 |
0.15 |
0.18 |
0.31 |
556 |
월드 3 |
0.21 |
0.23 |
0.36 |
426 |
월드 4 |
0.23 |
0.26 |
0.46 |
386 |
월드 5 |
0.12 |
0.21 |
0.32 |
468 |
종합 |
0.03 |
0.04 |
0.07 |
2257 |
성능 치환 (변환상수x성능지표, %)
구분 |
WD HDD |
MX500 |
Platinum P41 |
월드 1 |
42.1 |
100.0 |
167.6 |
월드 2 |
85.1 |
100.0 |
170.0 |
월드 3 |
91.4 |
100.0 |
154.3 |
월드 4 |
90.4 |
100.0 |
176.3 |
월드 5 |
57.4 |
100.0 |
149.5 |
종합 |
59.9 |
100.0 |
151.8 |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발매 초기 버전은 다이렉트 스토리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출시 2~3주에 걸친 업데이트를 통해 비교가 가능할 만한 로딩 속도 차이를 보여줬다. 하나씩만 보면 구간을 짧게 로딩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전체적인 로딩 속도를 비교해 보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스테이지가 완전히 바뀌는 월드 1을 로딩할 때와 본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월드 5에서 로딩 차이가 두드려졌으며, 그냥 잠깐 지나쳐 가는 월드 2 ~ 4 부분은 로딩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물론, 성능 치환 부분을 비교하면 해당 부분에서도 HDD와 SATA SSD의 성능 차이보다 SATA SSD와 NVMe SSD의 성능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앞서 테스트한 ‘포스포큰’과 달리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에서는 SATA SSD와 NVMe SSD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는 한 번에 데이터를 로딩하고 쭉 즐기는 오픈월드 방식인 ‘포스포큰’과 게임 진행 중 다른 장소로 옮겨 다니는 스테이지 방식인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게임 디자인 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번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의 테스트에서는 속도 차이가 별로 없어 보여도 실제 게임 플레이 중에는 로딩 속도 차이가 누적되어 최종적인 게임 플레이 시간은 크게 벌어진다. 따라서 다이렉트 스토리지가 적용된 게임이라면 속도가 빠른 NVMe SSD를 사용하는 쪽이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마치며
게임의 로딩 속도는 게임의 몰입감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숫자 자체만의 의미보다는 실제 게임을 즐겼을 때 더 와닿는다. 이번 다이렉트 스토리지 1.2 적용을 통해 SATA 프로토콜에서도 로딩 향상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 느낌은 NVMe SSD를 따라가지 못했다. 또한, 앞으로 다이렉트 스토리지의 진화에 따라 SATA와 NVMe 프로토콜의 차이, PCIe 3.0과 PCIe 4.0 인터페이스의 차이도 유의미하게 벌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오는 10월에는 인기 레이싱 게임인 ‘포르자 모터스포츠’가 출시될 예정인데 이 게임에도 다이렉트 스토리지가 적용된다. 이런 레이싱 게임의 경우 로딩 시간뿐만 아니라 실제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부드러움의 열쇠는 저장장치의 성능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앞으로 출시될 게임의 용량은 더욱 커질 예정인데, 당연히 더 많은 데이터 로딩이 필요하고 그만큼 더 빠른 저장장치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PCIe 3.0 NVMe SSD를, 보다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중요시하는 게이머라면 PCIe 4.0 NVMe SSD를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