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를 최초로 확립했다고 평가받는 ‘스트리트 파이터’는 아케이드로 출시됐던 작품이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당시 출시됐던 격투 게임들과 달리 대각선 커맨드 입력 등의 개념을 도입했으며, 초기 격투 게임의 핵심 시스템들을 빠르게 확립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격투 게임의 근간이 아케이드에서 시작됐으며, 이후에도 많은 작품이 아케이드로 출시됐던 만큼 격투 게임 게이머 중 조이스틱을 선호하는 비율은 항상 높았다.
하지만 2010년경부터 큰 이변이 발생했다. 이른바 ‘히트박스 스타일’이라 불리는 ‘레버리스 컨트롤러’들이 격투 게이머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레버리스 컨트롤러는 말 그대로 조이스틱의 레버가 없는 방식이다. 조이스틱 레버 대신 4방향을 독립된 버튼으로 입력하는 만큼 손목 스냅 없이 빠른 입력이 가능하고 게임에 따라서는 커맨드 입력이 더욱 쉬워진다. 레버리스 컨트롤러로 격투 게임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게이밍 라이프 스타일 기업 ‘레이저(Razer)’는 격투 게이머를 위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과거 ‘레이저 판테라’라는 이름의 조이스틱을 선보였으며, 이번에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레버리스 방식으로 제작된 격투게임 특화 컨트롤러인 ‘Razer Kitsune(이하: 레이저 키츠네)’를 출시했다.
제원
브랜드: Razer
모델명: Kitsune
호환 플랫폼: PS5, PC
입력키: 이동버튼 4개 + 액션버튼
본체 재질: 알루미늄 상판
스위치: Razer 로우프로파일 광학 리니어 스위치
키 입력 수명: 7,000만회
케이블: 분리형 USB Type-C to A(3.1m), 케이블 잠금 스위치 포함
부가 기능: Razer Chroma RGB LED
크기: 363x139x39mm
무게: 800g
A/S 기간: 2년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인증 받은 격투 게임 특화 컨트롤러
현재 개최되는 격투 게임 대회들의 경우 대회에 사용되는 플랫폼이 ‘플레이스테이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플랫폼별로 인풋렉이나 일부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격투 게임 대회를 위해 연습하는 게이머도 플레이스테이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레이저 키츠네도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인증을 획득했다. 따라서 PC 외에도 플레이스테이션 5와 공식적인 호환성이 보증된다. 미인증 제품의 경우 추후 플레이스테이션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 컨트롤러가 작동하지 않거나 불안정할 수 있는데, 레이저 키츠네의 경우 공식 인증을 받은 만큼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구성품은 레이저 키츠네 본체, 매뉴얼, 레이저 스티커, 그리고 USB Type-C to A 케이블이 동봉된다. 콘솔 게임의 경우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즐기는 경우가 흔한 만큼 동봉된 케이블의 길이가 3.1m에 달한다.
무게는 실측 기준 808g으로 확인됐다. 스펙상의 무게와 거의 동일하며, 조이스틱보다 훨씬 가벼워 친구 집에 레이저 키츠네를 들고 놀러 가는 것에도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는 ‘데스스토커 V2 프로’처럼 초슬림 기계식 키보드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노하우는 레이저 키츠네에도 적용됐고 조이스틱이 없는 레버리스 디자인의 특성상 19.2mm에 불과한 초슬림 컨트롤러를 완성할 수 있었다.
얇고 가벼운 레버리스 컨트롤러이지만, 버튼 아래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일부 미니 사이즈의 레버리스 컨트롤러와 달리 손목이 더욱 편안한 느낌이다. 특히, 상판을 무광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덕에 지문이 쉽게 묻지 않으며, 내구성까지 뛰어나다.
스위치는 앞서 언급한 데스스토커 V2 프로에도 적용된 바 있는 ‘Razer 로우프로파일 광학 리니어 스위치’를 품었다. 걸림 없이 부드럽게 입력되며, 작동 높이를 더욱 낮춘 만큼 빠른 입력 속도가 생명인 격투 게임에 최적화된 스위치다.
플레이스테이션 5에 동봉되는 기본 게임패드인 ‘듀얼센스’에는 터치패드가 있다. 모든 게임이 터치패드를 활용하는 건 아니지만, 일부 게임에서는 터치패드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레이저 키츠네는 공식 라이선스 제품인 만큼 플레이스테이션에서의 사용을 위한 터치패드를 기본 탑재했다. 참고로 내장된 터치패드는 PC에서도 노트북 터치패드처럼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유용하다.
레이저 키츠네 오른쪽 상단에도 다양한 기능이 집중됐다. 플레이스테이션 홈 버튼 외에 L3, R3 버튼을 품었고 PC와 플레이스테이션을 오갈 수 있는 플랫폼 전환 스위치, 그리고 토너먼트 락 스위치가 있다. 토너먼트 락 스위치를 켜면 게임 중 방해가 될 수 있는 버튼들(쉐어, 옵션, 플레이스테이션 홈, L3, R3)이 모두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더욱 안심하고 게임에만 몰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USB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잠금장치까지 갖춰 격투 게임 대회용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또한, 제품 하단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가 넓게 위치해 어느 곳에서 플레이해도 안정적이다.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어떨까?
레이저 키츠네를 플레이스테이션 5에 연결해 보니, 별도의 인식 과정 없이 바로 인식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식 라이선스 제품인 만큼 비 라이선스 제품에서 간혹 발생하는 ‘8분마다 연결이 끊기는 현상’ 등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우선 플레이스테이션 5용 ‘죠죠의 기묘한 모험 올 스타 배틀 R’을 실행했다. 무릎 위에 올리고 즐겨봤는데, 컨트롤러의 가벼운 무게 덕분에 장시간 플레이에도 부담이 없었다. 특히, 얇은 두께를 갖춰 무릎 위에서도 자연스러운 조작이 가능했다.
참고로 레버리스 컨트롤러 중 플레이스테이션 5와 공식적인 호환성을 지닌 제품은 기사가 작성되는 시점(11월 27일)을 기준으로 2종에 불과하며, 그중 국내에 정식 출시된 제품은 레이저 키츠네가 유일하다.
레이저 키츠네는 ‘레이저 크로마 RGB LED’를 품었고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조명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 콘솔과의 사용이 메인인 제품답게 별도의 전용 소프트웨어 없이 나만의 조명 효과를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토너먼트 락 스위치를 잠근 상태에서 버튼 조합을 통해 조명 효과나 색상, 밝기 등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이어서 PC에 연결해 인기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6’를 즐겨봤다. 조이스틱으로 즐길 때와 달리 적응 시간이 다소 필요했지만, 커맨드 입력이 한결 수월해졌다. 특히, 대각선 위주의 커맨드 입력 중 실수가 발생하는 일이 크게 줄었다. 참고로 레이저 키츠네는 캡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트리트 파이터 6의 규칙을 따른다. 상하나 좌우를 동시에 입력하면, 중립 입력으로 처리된다.
다음은 레이저 키츠네로 ‘철권 7’을 플레이했다. 캐릭터를 빠르게 뒤로 이동하는 ‘백대시’ 동작이 더욱 간편했고 일부 콤보는 확실히 입력하기 편했다.
그렇다면 소음은 어떨까? 조이스틱의 경우 스틱이 부딪히는 소리 등이 발생함에 따라 의외로 소음이 있다. 철권 7 기준 조이스틱은 평균 69.1dB의 소음을 기록했다. 반면, 레이저 키츠네는 평균 소음이 54.6dB로 확연히 조용했다. 야간에 격투 게임을 즐기는 용으로도 레이저 키츠네가 빛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 키츠네는 격투 게임만을 위한 컨트롤러가 아니다. 두 개의 아날로그 스틱이 필수인 게임이 아니라면, 다양한 게임에 대응할 수 있다. 플랫포머 게임 ‘스컬’로 테스트해 보니, 기계식 키보드로 게임을 즐기는 것과 유사한 감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마치며
레이저 최초의 레버리스 컨트롤러인 레이저 키츠네를 살펴봤다. 이 컨트롤러는 기출시된 대부분의 레버리스 컨트롤러와 달리 플레이스테이션 5를 공식으로 지원하며, 격투게임에 최적화된 독자 스위치를 탑재했다. 특히, 야간에 플레이해도 부담 없을 정도로 소음이 작은 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높은 완성도의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찾는 이들에게 이 제품을 추천한다. 가격은 42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