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13이 아니므니다, G15 이므니다~” 캐논 PowerShot G15

카메라 기자이기 때문에 다양한 카메라를 접할 기회가 많다. 신제품은 거의 다뤄보는 편인데 기대하는 것처럼 늘 좋은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라면 입에 침을 바르지 않고도 칭찬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캐논 PowerShot G15(이하 G15) 말이다.

글·사진 l 김민경 기자

하이엔드 콤팩트카메라계 왕의 귀환
명품 G 시리즈의 계보를 잇다

캐논이 1년 만에 깜짝 놀랄 만한 G 시리즈 신제품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파워샷 G12의 후속모델인 ‘파워샷 G15’다. G 시리즈 하면 단연 카메라계에 ‘하이엔드 콤팩트카메라’ 라는 카테고리를 탄생시킨 장본인. 이번 신제품은 이전 모델보다 크기는 줄고 스펙은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하여 출시 전부터 사진가들의 기대와 관심이 뜨거웠다.
보통 시리즈라고 하면 단계를 밟아가기 마련이다. 캐논 파워샷 G 시리즈도 G1으로 시작해 G2, G3, G5, G6, G7, G9, G10, G11, G12까지 끊임없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계보를 살펴보면 디지털카메라의 기술이 어떻게 향상됐는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번 신제품의 모델명은 왜 G13 또는 G14가 아닌 G15일까? 기자가 곰곰이 생각해봤다. 며칠 사용해보고나서 이유를 알았다. 당연히 G15여야 하겠더라. 숫자 13으로 넘어가기엔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져도 너~~무 좋아졌다. 이 정도라면 G17이라고 해도 수긍이 가겠다.

보이는 스펙은 숫자에 불과해
고화질 촬영 결과물로 승부한다

G15는 스펙만 보아서는 그리 특출 나지 않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최근 2000만을 넘어 최대 4000만 화소수대에 도달한 콤팩트카메라까지 등장하고 있는 시대다. 그런데 G15의 화소수는 G12보다 약간 업그레이드된 약 1210만 화소. 하지만 속단하기엔 이르다. 카메라 이름을 가리고 같은 크기 사진으로 여느 DSLR과 결과물 대결을 한다면 G15의 화질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1/1.7형 대형 CMOS 센서와 새로운 영상처리 프로세서인 DIGIC 5를 채용한 덕분이다.
G15의 업그레이드된 고감도 저노이즈 촬영 성능은 가히 놀랄 만한 수준이다. 어둠 속에서 진행된 캠핑 취재에서 그 실력을 여실히 입증해주었다. 미처 삼각대를 준비하지 못한 상황, 캠핑장 어디에도 삼각대를 대신할 마땅한 사물이 없었다. 의지할 것은 손각대뿐. 여러 대의 카메라를 바꾸어가며 촬영을 진행해도 영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질 않았다.
때는 이때다 싶어 G15로 ISO를 1600까지 높여 촬영해 시도했다. 빛이라고는 랜턴 2대와 숯불이 전부인 상황에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선명한 사진이 찍혔다. 노이즈가 눈에 띄게 줄었다. 다시 한 번 수납된 플래시를 사용해 촬영했더니 인위적이긴 해도 넘치거나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운 광량으로 담겼다.
밝은 대낮은 당연히 말할 것도 없다. 풍부한 색재현은 물론 명부와 암부의 계조가 좋고 디테일이 상당하다. 캐논 콤팩트카메라 중 가장 빠른 AF 속도를 구현해 움직이는 피사체를 순간 포착해주니 찰나를 놓치는 법도 없다. 고속연사 HQ 기능을 사용하면 최대 화소인 1210만 화소로 최대 초당 10매까지 초고속 연사 촬영도 가능하다.
거기다 F1.8-2.8 밝은 렌즈를 탑재해 배경 흐림이 한결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최대 광각 28mm부터 최대 망원 140mm까지 지원하는 광학 5배 줌렌즈로 디지털줌을 활용하면 최대 10배까지 확대 촬영할 수 있어 가을 단풍 사진을 자주 찍게 되는 요즘 풍경 사진을 당겨 촬영하기에도 좋다. 특히 피사체를 최단거리 1cm까지 접사 촬영이 가능해 전문 접사렌즈 없이도 매크로 사진가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G15는 어떠한 사진도 깨끗하게 촬영해주며 고가의 DSLR과 견주어도 동일화각, 동일 조건에서는 유사한 품질을 보였다. 전문가의 서브카메라로는 물론 고퀄리티를 지향하는 하이아마추어에게도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카메라임에 틀림없다.

다양한 촬영 편의 기능으로
G15의 매력 백배 즐기기

G15는 G12와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다. 똑딱이지만 마그네슘 바디를 채용해 묵직한 그립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바디 전면부에는 커맨드 다이얼이 달렸고 상단에는 플래시가 수납돼 있다. 노출 보정과 조리개, 셔터속도 등을 빠르게 조작할 수 있는 2단 다이얼의 배치는 이전과 살짝 바뀌었다. 바디 오른쪽으로 몰아서 배치해 카메라를 한 손으로 잡고도 조작하기 쉽다.
후면부에 자리한 3.0인치 LCD창은 시원시원하니 보기 좋다. 회전형 화면이 아닌 점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지만 대신 광학 실상식 뷰파인더를 탑재한 시도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단 뷰파인더 상에 촬영정보가 표시된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OS의 조작성을 계승한 전자 휠과 스피드 라이트, 접사용 링라이트, 리모트 스위치 등의 버튼도 후면에 달렸다.
이외에도 G 시리즈에 걸맞은 다양한 촬영 편의 기능도 제공한다. Multi-Aspect RAW 기능으로 RAW 파일을 다양한 비율로 기록할 수 있다. 또 캐논 콤팩트카메라 최초로 이중축 전자 수평계가 탑재됐고, 인텔리전트 IS 기능과 얼굴인식 기능, 스마트오토 기능, Full HD 동영상 촬영 기능도 두둑이 챙겨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