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차입 부담 등 3분기 적자 전환
신규 수주 ‘제로’에 12월 대표 전격 교체
의약품 규제 변화, 의료비용 등을 중요한 이슈로 삼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테크 시장이 산업과 분야별로 고성장을 향해 꿈틀대고 있다. 특히 출범 2년을 맞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롯데그룹의 의지에 싹을 틔우며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신규 수주 부진과 공격적 생산시설 증설에 자금 압박까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년만에 수장을 전격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 로 등장한 롯데의 바이오사업 역량은 아직 안개 속이다. 바이오 영토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외 사업을 조명해본다.
[디지털포스트(PC사랑)=박봉균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신규 고객을 단 1건도 수주하지 못하면서 경영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고금리의 운영자금 부담이 가중돼 경영시계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롯데바이오가 출범 2년째에 접어들며 시장 입지를 넓혀야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과 장기화하고 있는 수주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출범이후 은행권 자금 중 최대 금리 7%대의 운영자금 1조원 가량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의 자금흐름 경색 등으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커지는 금융비용부담에 기업재무 구조까지 어렵게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7일 롯데지주의 지급보증을 담보로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연리 5.54%(변동금리)대 9000억원을 차입했다. 롯데지주 공시에 따르면 대출기간 7년간 이자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또 2022년 12월 미국 시라큐스 캠퍼스 인수를 위해 일본계 금융기관인 미즈호 은행에서도 단기자금 451억원을 대출받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율은 7.27%(변동금리)에 달하지만, 아직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만기 연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같은 상황은 당장 3분기 실적을 통해 심각한 자금사정을 설명한다. 매출 467억원, 영업손실 –27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 대비 매출은 403억원 줄었고(47.9% 감소), 영업이익은 503억원이나 급감했다. 신규 송도 1공장 착공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고 금융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 특성상 수주의 관건은 고객과 위탁사간 쌓아온 신뢰에 기반한다”며 “미국 공장의 위탁 생산 물량은 인수 전 기업의 계약 건 인만큼 롯데바이오 실적으로 보긴 어렵다”는 인식이다. 이 때문에 롯데바이오 경영진의 전문성이 도마에도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전무가 롯데바이오 사내이사로 취임하며 이원직 대표, 김경은 글로벌BD부문장과 함께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수주전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돌파구를 찾기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내달 수장을 전격 교체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 바이오 전문가를 영입, 바이오사업 기반을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신임 대표가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의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통해 미래 신사업 부문을 키울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