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대초월적 총질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2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2
원래 기자는 게임 센스가 뛰어난 편은 아니다. 순발력보다는 집중력이 좀 덜 나빠서 그래픽이나 게임 자체의 특징보다는 스토리가 좋은 게임을 주로 즐긴다. FPS의 명작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전쟁터에서 총질하는 게임이지만, 탁월한 스토리와 챕터 간의 연계성, 여기에 수많은 미션과 도전과제까지 있어 게이머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한다. 지난 2012년 11월 출시된 최신작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2’를 기자의 저질 게임센스를 곁들여 소개한다.
정환용 기자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2
장르 FPS 액션
플랫폼 PC, PS3, BOX360
(본 기사는 PS3를 기준으로 작성됐음)
플랫폼 PC, PS3, BOX360
(본 기사는 PS3를 기준으로 작성됐음)
모션캡처는 영화 촬영 뿐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를 더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기술이다. 블랙 옵스 2 역시 다양한 모션캡처 촬영을 통해 창조된 역동성이 게임에 반영됐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오리지널을 비롯해 모던 워페어, 블랙 옵스 시리즈 등 다양한 스핀오프 작품들이 출시되며 골수팬들을 열광케 하는 FPS 액션 게임이다. 과거 FPS라 하면 온라인에서 ‘Kill/Death’ 를 쌓아가며 살아생전 경험하지 못할 ‘장군’ 레벨을 향해 달리는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숨죽이고 잠입하는 액션이 가미된 새로운 작품들이 선을 보이며 기승전결의 탄탄한 스토리보드를 기반으로 단순한 총질 게임을 탈피한 대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해 ‘킬존’, ‘메달 오브 아너’ 등의 게임은 FPS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꼭 해봐야 할 킬러 타이틀이다.
전투부자(父子), 시대는 달라도 핏줄은 못 속여
알렉스의 활약에 이어 최신작 블랙옵스2에서는 알렉스의 아들 데이빗 메이슨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2025년 근 미래를 배경으로 아버지는 AK47 등의 구식 소총 따위로 1980년대의 전투를, 아들은 21세기의 최첨단 무기와 장갑으로 무장한 신식 전투를 치르게 된다. 특히 블랙옵스2는 영화 ‘다크나이트’의 각본을 썼던 작가가 시나리오를 맡아 탄탄한 스토리가 기대되기도 한다.
전작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각 미션을 시작할 때마다 주인공의 주무기 및 장비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 입수한 무기에 스코프를 장착하고 위력을 높이거나, 보조 무기로 수류탄 대신 시한폭탄을 챙기는 등 각 미션에 적절한 장비를 갖추면 작전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블랙옵스2의 기본 맥락은 1980년대의 알렉스, 2025년의 데이빗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과거와 현재(게임 속에서는 2025년이 현재다)를 오가며 악당 메넨데즈를 처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시나리오가 전개되며 전편에 등장했던 허드슨, 우즈 등의 히로인도 회상 신과 같은 이미지로 등장해 시리즈물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메넨데즈가 체포되었는지, 데이빗의 아버지 알렉스가 끝까지 생존했는지에 따라 총 네 가지의 다른 버전의 엔딩이 있다고 하니 한 번 엔딩을 봤다고 해서 패드를 놓을 수 없다.
N군의 등장, 베테랑은 위대하여라
그나저나 걱정이다. 보통의 난이도로 처음 게임을 시작한 뒤 한 챕터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 90년대 초부터 줄기차게 오락실을 드나들었던 기자로서는 ‘건슈팅 = 총들고 빵야빵야’를 공식처럼 생각해 왔기 때문에 PS3의 듀얼쇼크 패드로 FPS를 하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하다못해 키보드와 마우스라면 적응이라도 빨리 하겠는데, 양손 엄지와 검지, 중지까지 한꺼번에 움직이려니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네 버튼의 역할이 자꾸 헷갈려 ‘장전’을 명령하는데 자리에 주저앉고,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엎드려’를 외쳤는데 용감무쌍하게 점프를 시전하는 주인공... 결국 데이빗은 바닥에 쓰러져 흙먼지와 숱한 안부인사를 나눠야 했다.
첫 전투에서 주인공과 함께 적을 토벌하는 것은 무려 실존했던 앙골라의 반정부 투쟁의 주인공 사빔비다. 그는 포로가 된 동료를 어서 구출해야 한다고 주인공을 독려하며 전투를 지휘한다.
기자가 가장 많이 본 장면 2위는 하도 얻어맞아 빈사 상태에 빠진 시점과
결국 적탄을 맞아 장렬히 기절(?)한 모습이다.
어찌어찌 첫 챕터는 간신히 아군 공군의 지원을 받아 클리어하긴 했지만, 부끄럽게도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걸린 플레이타임을 보니 한숨부터 나왔다. 적어도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다양한 전투를 수십 회는 치러야 할텐데, 이거 하다가 몸 축나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결국 기자는 오랜 절친이자 비디오 게임 12년차 베테랑인 N군을 치킨으로 꼬드겨 불러내고야 말았다.
결국 기자는 오랜 절친이자 비디오 게임 12년차 베테랑인 N군을 치킨으로 꼬드겨 불러내고야 말았다.
(기자의 15년지기 친구 N군은 게임도 좋아하고 두뇌도 영특해 앞으로도 본 기사에 든든한 서포터가 되어 줄 것이다.)
N군 : 어, 생각나지 않는다.
정기자 : ... 나 좀 도와다오. 오랜만에 FPS 좀 하려는데 조언이 필요하다.
N군 : 치킨을 상납하면 기꺼이 고민 정도는 해주지.
정기자 : 생각 안난다며...
결국 며칠 동안 N군에게 배운 요령을 익히고 연습을 하고 나서야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FPS 게임은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시점 변경, 오른쪽 스틱으로 이동, 오른쪽 트리거로 주무기 및 보조무기 사용, 왼쪽 트리거로 조준 및 특수행동 등으로 고정되어 있다시피 하다. 때문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뿐 아니라 다른 FPS를 즐길 때도 이 기본 조작법은 비슷하니 두 번째 게임을 즐길 때면 PC 온라인 FPS를 즐길 때처럼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물론 기자처럼 게임 센스 떨어지는 사람은 시간이 좀 더 걸릴지도 모른다.).
패드 FPS 적응 기간을 합쳐 10일 정도 블랙옵스2를 즐겨본 소감은 ‘도전정신 자극’이었다. 물론 애초에 게임센스가 뛰어난 PC사랑 독자 여러분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처음 콘솔 게임을 즐기려는 입문자에게 콜 오브 듀티와 같은 게임은 입문의 벽이 약간 높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잠깐 즐기고 말 성질의 것이 아니기에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즐긴다면 어느새 능숙하게 적군의 정수리에 5.56mm 총탄을 꽂아 넣는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지면을 빌어 진행을 도와 준 N군에게 감사를 전한다(다음 달엔 치킨 말고 다른 떡밥을 던져보리라 다짐한다.).
캠페인 모드와 별개의 스토리를 가진 좀비 모드. 솔직히 메인 시나리오보다는 좀비학살이 더 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메인 스토리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 시작도 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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