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호에 게재된 ‘Made in China, 어디까지 왔나?’라는 기사를 보고 많은 독자분들이 의견을 보내 주셨다. 좋은 기사였다는 의견도 있있지만, 실제 중국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없는 반쪽짜리 기사라는 질책도 있었다. 그래서 기획했다. Made in China 그 두 번째 시간. 이번에는 중국제 최신 스마트폰을 소개하고 국내 스마트폰들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중국제 스마트폰들을 소개하기에 앞서, 6월호 기사에서 언급한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겠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점유율 기준으로 나열하면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지키고 있는 화웨이가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그 뒤를 레노버, ZTE, 쿨패드, 샤오미 등이 뒤따르고 있다. 이 중 ZTE(중싱), 화웨이, 쿨패드, 레노버를 묶어 ‘중화쿠롄’이라 지칭하며, 중국의 4대 휴대전화 제조사로 꼽고 있다. 이 네 회사의 중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0년 7%에 불과했지만, 2년 후인 2012년에는 38.9%까지 성장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하면 3위 이하의 제조사들 사이의 점유율 차이는 미미한 수준으로 위에서 나열한 중국 제조사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6%~3% 수준이다. 하지만, 10위까지의 순위에 중국 제조사가 절반인 5개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의 점유율을 모두 더하면 20% 중반 대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다.
화웨이. 1987년에 설립된 통신장비 제조사다. 사명인 ‘화웨이(華爲)’는 ‘중화 민족을 위하여 분투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설립자가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납득이 가는 작명센스다.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의 통신장비 회사로, 주 사업분야는 이동통신 기지국이나 라우터 등이지만 휴대전화 시장에도 뛰어들어 ‘어센드’ 등의 스마트폰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며, 지금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꼽히고 있다.
레노버. PC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회사. 국내에서는 중국산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폄하되고 있지만, 2013년 2분기부터 HP를 제치고 세계 PC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기업이다. 2005년 IBM으로부터 PC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IBM이 갖고 있던 우수한 기술력에 중국 특유의 저렴한 가격과 물량공세가 놀라운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급성장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2013년 중국의 쌍두마차 중 하나였던 ZTE를 제치고 급부상하더니, 올해 1월에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ZTE. 중국내에서는 화웨이와 함께 통신장비 시장을 양분하는 기업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와 함께 가장 먼저 주목 받았던 중국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Z폰이라는 저가 단말기를 자급제 시장을 겨냥해 유통하면서 이름을 알렸는데, 사실은 그 이전부터 ZTE코리아를 설립해 국내 통신사들과 사업을 해 왔었다. 국내에서는 Z폰 덕분에 보급형 라인업이 주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히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쿨패드. 쿨패드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이며 동시에 스마트폰의 브랜드명이기도 하다. 모체는 1993년에 설립된 유롱(宇龍, Yulong) 컴퓨터통신과학이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에 주력하면서 쿨패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쿨패드는 이른바 중국산 ‘짝퉁 스마트폰’으로 내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제조사로 알려져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모방한 제품으로 저가 시장을 주로 공략해 중국 내에서는 ZTE보다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 4분기에는 중국내에서 9.1%의 점유율을 기록해 삼성전자, 레노버, 화웨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라인업
화웨이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웨이는 어센드(Ascend)라는 주력 스마트폰 브랜드가 있으며, 올 상반기에도 자사의 플래그십 라인업에 해당하는 어센드P 시리즈의 최신 단말기 어센드P7을 공개했다. 그런데 어센드P7을 공개한지 두 달이 채 안 돼 이번엔 아너(Honor) 라인업에서 다시 신제품을 공개했다. 게다가 어센드P7을 뛰어 넘는 하드웨어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 화웨이의 라인업 전략에 의아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전개 중인 어센드 시리즈와 달리 아너 시리즈는 2011년 출시된 첫 제품 이래로 매년 하나의 제품이 출시돼 왔으며 작년 8월 아너3를 출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아너6는 아너 라인업 중에서는 네 번째 제품이 되지만, LTE Cat.6를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넘버링은 6가 되어버렸다.
화웨이는 퀄컴의 AP를 주로 사용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자체 제작한 AP를 탑재해 왔는데, 아너6에 탑재된 Hisilicon Kirin 920은 화웨이 최초의 ARM Cortex-A15 아키텍처가 적용된 AP인데다 LTE Cat.6를 지원하는 모뎀을 내장하고 있어 퀄컴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제원표를 보면 알겠지만, 국내 제조사들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다, 출고가는 무려 1/3 수준이다.
레노버의 스마트폰 라인업은 자사의 네이밍 분류에 따라 아이디어폰으로 불렸는데, 최근 바이브(VIBE)라는 별도의 브랜드로 떨어져 나왔다. 바이브Z는 기존의 플래그십 라인업인 아이디어폰 K 시리즈를 잇는 제품으로 모델명도 K910이다. 사실 제원을 보면 알겠지만,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경쟁사들의 제품들에 뒤처지는 하드웨어 성능이다. 그러나 레노버 최초의 LTE 단말기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대형에 속하는데, 두께는 7.9mm로 비슷한 화면 크기의 단말기들과 비교하면 얇은 편에 속한다. 그만큼 무게도 가벼운 편. 큰 차이는 안 나지만. 카메라 성능이 조금 눈에 띄는데, 화소 자체는 평균적이지만 조리개 값이 F1.8로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들보다 앞선다. 전면 500만 화소는 국산 스마트폰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요소지만, 중국산 스마트폰돌은 대체적으로 전면 카메라 화소가 이 정도라 크게 두드러지는 특징은 아니다.
레노버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2014’에서 바이브Z의 후속 모델도 공개한 상태다. 모델명은 K920으로 더 커진 6인치 화면에 WQHD(2560x1440)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플래그십 모델 시장에서는 경쟁사에 뒤처지는 모습이지만, 조금씩 따라잡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ZTE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살펴보면 정말 중국 기업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물량 공세를 자랑하는데, OS도 다른 중국 기업들이 안드로이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윈도우폰이나 파이어폭스OS 단말기까지 두루 출시하고 있다. 물론, 주력은 안드로이드.
이번에 소개할 누비아(Nubia)는 2012년 말 공개한 ZTE의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로 2013년 2월에 첫 번째 제품인 누비아Z5가 출시됐다. 누비아Z5는 일반 버전과 티타늄 버전의 두 종류로 출시됐는데, 재료가 재료인 만큼 티타늄 버전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6만 원이라 할 정도로 비쌌다. 일반 버전도 90만 원이 넘어 중국제 스마트폰 치고는 상당히 비싼 축에 속했다. 다행히 후속 모델들은 가격적으로 안정화 됐으며, 최신 모델인 누비아Z7도 50만 원 중반대로 출시됐다.
누비아Z7는 전체적인 하드웨어 사양이 LG의 G3와 대동소이 하다. 5.5인치의 화면 크기, WQHD 해상도, 그리고 퀄컴 스냅드래곤 801까지 동일하다. G3의 경우 지나치게 고해상도의 화면 덕분에 AP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누비아Z7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쿨패드는 저가형 단말기에 주력하면서 물량 공세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제조사다. 헤일로(HALO)는 쿨패드의 전략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단말기라 할 수 있다. AP는 대만의 반도체 회사 미디어텍의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채용했고, RAM은 2GB, 저장공간은 8GB로 경쟁사의 플래그십 모델들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LTE는 아예 지원도 하지 않는다. 대놓고 3G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대신 가격도 저렴해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000원 초반 대에 판매되고 있다.
그래도 카메라는 요즘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 1300만 화소에 소니의 엑스모어 센서를 채용했다. 오히려 전면 500만 화소는 국내 스마트폰 보다 좋다. 7인치 화면 크기에 WUXGA(1920x1200) 해상도는 큰 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이며, 두께도 7.6mm로 크기에 비해 얇은 편이다.
헤일로의 크기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다른 사양은 동일하고 화면 크기와 해상도만 다른 F1을 선택하면 된다. 쿨패드 F1은 AP를 비롯한 다른 사양은 헤일로와 동일하고 화면 크기를 5인치로 줄이고, 1280x720 해상도를 지원하는 단말기다. 해상도가 아쉬운 감이 있지만, 가격이 무려 15~17만 원 정도에 불과해 다른 단점을 전부 덮어 버린다.
오포(OPPO)는 지금까지 소개한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처럼 규모가 크지도, 또 저가형 제품을 대량 생산해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을 사용하지도 않는 조금은 독특한 포지션의 중국 제조사다. 오히려 잘 빠진 프리미엄급 모델로 메이저 제조사들에게 정면도전하는 패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파인드(Find)7을 보면 납득이 갈 것이다.
파인드7은 퀄컴 스냅드래곤 801 AP와 3GB RAM을 탑재했고, 5.5인치 대화면에 WQHD까지 지원한다. 최근 LG에서 출시한 G3와 같은 사양이다. 게다가 파인드7은 3월에 첫 공개를 했고 5월에 출시됐으니, G3보다도 먼저 시장에 등장했다. 다만 OS가 킷캣이 아닌 젤리빈이고, G3와 비교해 크기도 조금 더 크고, 더 무겁다. 대신 전면 카메라가 500만 화소이기 때문에 셀카를 자주 찍는 사람들에게는 좋을 듯싶다.
이런 멋진 사양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은 599달러로 한화로 약 617,000원이다. 900,000원에 육박한 출고가를 자랑한 G3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특히 디자인적인 완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샤오미(Xiaomi)는 중국의 애플이라 불리며, 앞서 소개한 화웨이, 레노버, ZTE, 쿨패드와 함께 TOP5를 이루는 스마트폰 제조사다. 샤오미는 특이하게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을 먼저 시작한 회사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커스텀 펌웨어 MIUI를 개발해 2010년 8월에 공개했다. 그리고 1년 후인 2011년 8월에 MIUI의 레퍼런스폰 개념으로 Mi1 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작년 9월 출시된 Mi3가 최신 스마트폰으로 Mi4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황. 관련 루머는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샤오미의 사업 전략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가격정책인데, 대체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중국제 스마트폰 중에서도 특히나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 작년에 출시된 Mi3를 예로 들면 전체적인 하드웨어 사양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갤럭시노트3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데, 출고가는 무려 1,999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약 332,000원에 불과했다. 이런 엄청난 가격정책 덕분에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를 바라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번에 소개하는 미패드(Mi Pad)는 샤오미의 첫 태블릿PC로 아이패드미니와 같은 7.9인치 화면 크기에 동일한 화면비와 해상도(2048x1536)를 가졌으며, 디자인 콘셉트는 아이폰5C를 연상시키는 제품이다. 애플에서 이것저것 가져와 만든 느낌이지만 어쨌든 디자인 적으로는 예쁘다. 역시나 가격대에서 엄청난 위엄을 보여주는데, 특히 16GB 모델과 64GB 모델의 가격차이가 우리 돈으로 약 30,000 원 남짓 밖에 안 난다는 것은 거의 혁신이다.
smart PC 사랑 | 석주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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