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찬 공기가 싫어 이불 밖을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의 핑계는 “이불 밖 세상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옳은 소리다. 전기장판과 극세사 이불, 메모리폼 베개만 있다면 어떤 시련이 와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세상이다. PC도 마찬가지다. 통장 사정은 어제와 같고, 그렇다고 구닥다리 PC로 버티기에 겨울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i5-6600K 기반으로 하드웨어를 구성하고, CPU 오버클럭을 통해 성능을 좀 더 끌어올려봤다. 마침 화제의 병맛 게임 ‘저스트 코즈 3’가 출시됐으니 2K 해상도로 제대로 즐겨보자.
이걸 그냥 막 확 그냥! ‘저스트 코즈 3’
고맙게도 밤을 새워 즐겨도 모자랄 대작 게임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기자가 가장 기대해 마지않던 ‘폴아웃 4’부터 최근 출시된 ‘그냥 막 때려 부수고 두들기다 보면 미션 클리어’가 되는 ‘저스트 코즈 3’도 재미있다. 특히 ‘저스트 코즈 3’는 오픈월드 기반의 게임에서 재미가 저해될 수 있는 구간 이동에 있어 시리즈 특유의 시원시원한 액션이 적용돼 지루할 틈이 없다. 높은 곳은 낙하산으로, 먼 곳은 윙슈트로, 짧은 거리는 와이어 액션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게임의 기본 목적은 주인공 리코의 어머니의 고향 메디치 섬을 지배하는 독재자 디 라벨로 장군을 몰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굳이 라벨로 장군에게 신경 쓰지 않아도 게임 속에서 해야 할 일이 매우 많고, 돌아다니며 경치를 구경하거나 마을 사람들과 정답게 총격전을 벌이는 것만 해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특유의 와이어 액션으로 헬리콥터 추돌 사고를 유발한다던지, 공장 굴뚝에 트럭을 매달아놓는 등 재미난 일도 만들어낼 수 있다. 스토리 정도는 한참 즐기다가 주인공의 능력치를 끌어올리며 잠깐 진행하는 정도면 된다.그러나 선행해야 할 일이 있다. PC용 게임이다보니 그래픽의 한계가 있는 편인데, 아무래도 상급 옵션으로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CPU의 내장그래픽으로는 부족하다. CPU 자체의 속도도 중요한데, 높은 동작 속도를 위해 i7 라인업을 구입하기에 현재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있다. i5-6600K를 바이오스 기본 설정으로 4.4GHz로 끌어올리면 논오버 상태의 i7-6700K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 남는 차액으로 좋은 쿨러를 장착해주면 충분하니, 올 겨울을 안전한 방 안에서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게이밍 PC를 꾸며 보자.사실 이번 성능 테스트에서 4K도 테스트하려 했다. 하지만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2160P 60Hz 구동이 가능한 모니터가 필요한데, 적어도 30인치 이상의 해당 기능을 가진 모니터의 가격대가 아직 높은 편이다. 게이밍 PC의 가격대가 지나치게 높아질까봐 이번 테스트는 2K 해상도로만 진행했다. 32인치 1440P 모니터의 평균 가격대는 40만 원대 초·중반으로 형성돼 있어 부담이 적고, 적어도 향후 2~3년 동안은 게임 말고는 제대로 된 4K 해상도를 경험할 콘텐츠가 많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2K로도 다음 PC 업그레이드까지 충분할 것이다.제원
CPU: 인텔 코어 i5-6600K 4.4GHz 오버클럭 | 27만 원대
RAM: 삼성전자 DDR4 16GB(8GB x2) | 84,000원
M/B: 기가바이트 GA-Z170X-UD5 듀러블에디션 | 26만 원
SSD: 킹스톤 HyperX FURY 240GB | 10만 원
VGA: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970 UDV OC D5 4GB
윈드포스 | 43만 원
P/S: 시소닉 SS-850AM 850W | 18만 원
모니터: LG전자 31MU97 UHD
i5-6600K – 4.4GHz 오버클럭
CPU-Z
6600K 오버클럭 상태의 CPU-Z. 왼쪽 아래 Core Speed 항목이 약 4400MHz로 측정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속도 향상에 따라 약간의 전력 소모가 더해지지만 전기세에 크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어차피 게임하면서 그래픽카드가 CPU의 전력소모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증명해줄 테니까)CPU-Z 벤치마크
i5-6600K의 동작 속도는 기본 3.5GHz, 터보부스트 3.9GHz다. i7-6700과는 각 0.5GHz, 0.3GHz 차이다. 6600K를 바이오스 기본 성능 향상 설정을 통해 4.2GHz, 가능하면 4.4GHz까지 올려 주자. 여기까지는 따로 전압을 설정해주지 않아도 자동으로 속도가 향상된다. 4.4GHz 상태에서 CPU-Z에서 제공하는 벤치마크를 돌리니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아래에 6700K의 레퍼런스 점수와 비교해도 멀티 스레드 점수가 1~2% 차이에 불과하다. 가격 차이가 20만 원 가까이 나는데, 오버클럭으로 근접한 성능을 내는 것이다.GPU-Z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현재 가격 대비 성능은 GTX 970이 손가락에 꼽을 만큼 우수하다. 기가바이트의 OC 버전은 기본 1114MHz, 부스트 1253MHz 속도로 동작해 저스트 코즈 3를 FHD에서는 Very High 옵션, 2K에서는 High 옵션까지 최적의 성능을 내 준다.7-ZIP 벤치마크
압축 프로그램 7-ZIP에서 제공하는 벤치마크. 단순히 압축·해제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 준다. 6600K 논오버 15288MIPS, 4.4GHz 오버클럭 19090MIPS로 약 24% 정도의 성능 차이가 났다. 같은 돈으로 i7-6700K 하나를 사는 것과, 6600K와 좋은 쿨러를 사고, 남은 돈으로 피자·치킨 파티를 벌여도 아이스크림 값이 남는 것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여러분의 몫이다.3DMark - Fire Strike
저스트 코즈 3 게임 프레임
저스트 코즈 3는 따로 벤치마크 툴을 제공하지 않아 프레임 측정 프로그램 FRAPS를 게임 내 한 지역을 공략하는 시간 동안 프레임 수치를 체크했다. 2K 해상도에 Very High 옵션을 설정하고, 같은 구간을 총 3회 측정해 평균값을 산출했다. 사실 게임 프레임 수치는 그래픽카드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긴 하지만, 결과는 아래와 같이 4.4GHz 오버클럭 CPU의 결과가 평균치 5FPS 가량 더 높게 측정됐다.6700K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면 4코어 8스레드의 힘으로 이 PC보다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게다가 6700K는 기본 오버클럭으로 4.6~4.8GHz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니, 같은 그래픽 옵션으로 4K 해상도도 감당이 가능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사용자의 결정은 지갑이 해 줄 것이니, 한 번 구입을 결정하고 결제가 끝났다면 이불 속에서 PC가 도착할 때를 기다리자.